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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Give Me Love   

 

http://inti.kr/name_gs/196980   

 

(2) Say Something   

 

http://inti.kr/name_gs/197366   

 

(3) Delicate   

 

http://inti.kr/name_gs/198221   

 

(4) C`mon Thr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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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의 전화기가 울렸다. 다니엘, 전화를 받은 줄리안의 입에서 그 이름이 나오자마자 장위안은 줄리안의 다짜고짜 전화기를 뺏어들었다. 방금 자신의 차를 가지고 뭐하는 짓이었냐며 화를 내는 장위안의 말을 다니엘은 덤덤하게 딱 끊어버렸다. 사실 그가 일부러 끊은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전화선을 타고 간 분위기가 장위안을 말린 듯 하게 느껴졌다. 장위안은 잠시 책상을 잡고 침묵을 유지하다가 입을 열었다.  

 

  

 

“병원이라구요?”  

 

  

 

이 번에는 줄리안이 전화를 뺏어들어 받았다. 기쁜 듯 놀라운 듯 독특한 톤으로 줄리안은 전화너머 다니엘에게 작게 소리쳤다.  

 

  

 

“언제 병원에 간거예요? 허락은 어떻게 받은거예요?”  

 

  

 

다니엘은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하겠다고 말했다. 비소리가 어렴풋이 들리는 것을 보니, 아마 밖으로 나와 차를 타고 서로 향하고 있는 듯 했다. 줄리안은 전화기를 든 채 가만히 있다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의 그런 목소리에는, 약간의 기쁨과 함께 앞으로의 일에 대한 안타까움도 섞여있는 듯 했다. 다니엘 씨가 병원에 죽치고 눌러있지도 않고 이렇게 다시 돌아오는 거면 나 김칫국 조금 마셔도 돼죠? 줄리안의 물음에 다니엘이 작게 웃어 대답해보였다. 그 웃음에는, 사실 조금의 씁쓸함과 걱정도 섞여있었던 것 같다.   

 

다니엘이 서에 도착해서 처음 한 일은 장위안에게 차 키를 돌려준 것이었다. 장위안은 키를 돌려받고 뭐라 한 소리를 하려 다니엘을 노려보았다가 경악했다. 그가 당황하며 하는 말에서 평소엔 잘 느낄 수 없는 중국식 억양과 어색한 발음이 살짝 묻어 나왔다.  

 

  

 

“다니엘 씨, 싸웠어요? 옷에 웬 피가 잔뜩 묻었어요.”  

 

  

 

다니엘은 그제서야 눈치채고 머쓱하게 옷의 피를 닦아냈다. 빗물때문에 번진 소량의 피가 다니엘의 손에 묻어났다. 다니엘은 물끄러미 그 피를 보다가 화장실에 들어가 손을 씻어냈다. 물에 풀려 흘러내려가는 피를 보는 다니엘의 머릿 속에 아까 보았던 타일러의 눈이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다니엘은 습관적으로 머리를 좌우로 흔들려다가, 이내 멈칫하고 그대로 스쳐지나가도록 놔두었다. 그에게 그렇게 당부하고 빌면서, 자신에게도 무의식적으로 말하고 지키라고 한 것이 있었다. 도망가지마라. 다니엘은 눈을 감고 잠깐 스쳐지나갔던 그의 청록색 눈을 몇번이나 곱씹고 곱씹었다.  

 

  

 

“쓸데없는 충격주고 그래서 더 위험해진거 아니에요?”  

 

  

 

줄리안은 괜히 걱정되어 수건으로 빗물을 털고 있는 다니엘에게 물었다. 다니엘은 머리를 닦던 수건을 잠깐 멈추었다. 그리곤 잠깐 뭔가를 고민하다가, 머쓱하게 미소를 지으며 웃었다.  

 

  

 

“충격요법 같은 것, 할 생각 아니었는데...어쩌다보니 그렇게 비슷하게 된 것 같네요.”  

 

“...그거 그렇게 쉽게 말해도 되는거예요? 위험한 거 아닌가?”  

 

“괜찮을거예요.”  

 

  

 

다니엘은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그렇게 확신했다. 타일러가 흘렸던 눈물을 본 뒤부터 확신한 것이었다. 그가 눈물을 흘린 것은 고통때문이었고, 고통은 그가 확실히 느낀 것이었지만, 다니엘은 그 고통에 타일러가 다시 용기를 찾을 거라 굳게 믿었다. 그가 느낀 것은 상처를 치료하는 아픔이었고, 그는 그 아픔으로 인한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일거라고. 다니엘은 그렇게 굳게 믿었다. 그리고 그가 더 이상 도망가려 하지도 않을 것이고, 도망가지도 못할 것이라고... 그는 완전히 나의 손을 잡을거라고, 그래줄거라며, 다니엘은 그렇게 굳게 믿고 있었다.  

 

  

 

  

 

  

 

리닐러/독다일러       

 

(5) Please Don`t Go       

 

       

 

  

 

  

 

다니엘은 피가 뚝뚝흐르는 타일러의 손을 치료했다. 거의 미친 듯한 모습을 보여줬던 다니엘의 모습에 간호사들이 먼저 다가가는 것을 꺼리는 것 같았다. 다니엘은 오히려 그게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니엘은 특유의 섬세함으로 타일러의 크게 찢어진 손바닥에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았다. 고통이 꽤 클텐데도 타일러는 가만히 있었다. 다니엘은 처음에 그가 자신에게 겁에 질려서 그러는 것일거라 생각했다. 잡은 타일러의 손까지도 잘게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자신이 너무 과했나 하고 걱정하고, 괜히 갑자기 와선 그에게 너무 큰 충격을 줘버린 건가 후회하고, 그의 안정을 위해 빠르게 이 병실에서 사라지려 했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건 다시 타일러에게서 도망치려고 하고 있었던 것, 그래, 사실은 그랬던 것이었다. 그런데,  

 

  

 

“다니엘...맞죠?”  

 

  

 

붕대를 감은 타일러의 손이 살짝 굽혀지더니, 느리게 다니엘의 이름이 타일러의 입에서 불려 나와졌다. 다니엘은 살짝 커진 두 눈을 깜빡거렸다. 침대에 앉아 다니엘을 내려다보는 타일러의 눈동자가 다니엘을 마주했다가, 시선을 돌렸다가를 반복했다. 덜덜 떨리는 타일러의 입술이 뭔가를 말하려는 듯 뻐끔거리고 있었다.  

 

  

 

“다니엘,”  

 

“네, 타일러.”  

 

“...다, 니엘.”  

 

“괜찮으니까 뭐든지 다 말해줘요. 괜찮아요.”  

 

“......무서워요, 다니엘.”  

 

  

 

힘겹게 한 단어, 한 단어가 타일러에게서 토해내졌다. 타일러는 다니엘을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었다. 다니엘은 타일러의 진짜 두려움을, 그 무언가를 좀 더 빨리 찾아내었어야 했다. 타일러가 다니엘을 통해 보는 환상때문에 공포에 젖은 눈동자를 드러낼때면, 다니엘은 항상 그게 자신을 향한 것은 아닐까 하고 두려워하며 도망갔었다. 진짜 겁에 질린 건 나였던건 아닐까, 다니엘은 속으로 중얼거리며 입술을 살짝 씹었다.  

 

  

 

“무서워요, 다니엘.”  

 

“타일러 씨,”  

 

“다니엘, 나... 너무, 무서워요.”  

 

“무서워 할 것 없어요.”  

 

  

 

다니엘은 타일러의 손을 잡았다. 여전히 크게 움찔거리며 피하려고 하는 손을 꼬옥 쥔 채 부드럽게 잡아주다가, 살짝 끌어 그의 손목을 부드럽게 매만져주었다. 울퉁불퉁한 손목의 흉터자국이 손가락에 그대로 다 느껴졌다. 다니엘은 침착하고 부드럽게, 하지만 강하게 타일러에게 한 마디, 한 마디를 새겨주었다.  

 

  

 

“내가, 울게 해 줄게요. 타일러 씨. 남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서 울 수있게 해줄게요. 타일러.”  

 

  

 

다니엘은 옷 안에서 메세지 수신 진동 알림을 느꼈다. 아마 그의 선배일 것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다니엘은 그것을 신경 쓸 여유가 되지 못했다.  

 

  

 

“그리고 나서 웃게해줄게요. 웃고, 잊을 때까지. 곁에 있어줄테니까.”  

 

  

 

무서워하지 말아줘요. 도망치지도 말아줘요. 다니엘은 더 이상 타일러의 대답도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그저 고개를 들어 타일러의 얼굴도 보지못한 채 한참동안 타일러의 애꿎은 손만 꼭 쥐고 있었을 뿐이었다. 타일러도 지쳐있었을 뿐더러, 다니엘은 다니엘 스스로도 매우 지쳐있었다. 다니엘은 꼬옥 쥐어잡았었던 타일러의 손을 놓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경모를 푹 눌러쓰고, 다니엘은 걱정과 함께 바뀔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조근조근한 목소리에 담은 채 타일러에게 내보냈다.  

 

  

 

“다시 올게요, 꼭.”  

 

  

 

내일. 다니엘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한 마디를 더 붙였다. 다니엘은 그 때와 똑같은 말을 했다. 그 때가 도망가기 위한 변명이었다면, 이 때의 다니엘의 말은 진심이었다. 진심이고 약속이었다. 당신을 꼭 반드시 구해줄게요. 나, 도망가지 않을게요. 그러니까 타일러 씨도 도망가지말고 기다려줘요. 그 짧은 문장 안에 다니엘은 그런 뜻들을 담고 있었다.  

 

다니엘이 가버린 후, 타일러는 홀로 병실 침대에 앉아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았다. 무언가가 갑자기 침범해서 매우 정신이 없지만, 자신 안에 늘 퀘퀘하게 끼어있던 안개의 일부를 깨끗하게 지워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손길은 너무 오랜만이라서, 기분이 좋으면서도 어딘가 서글픈, 그리고 사실 불안한 그 감정을 타일러는 감출 수가 없었다.  

 

  

 

‘타일러가 혼자 괴로워 해야 할 필요는 없어요. 타일러의 잘못이 아니에요.’  

 

  

 

그 말을 떠올리니 다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타일러는 그대로 옆으로 픽 쓰러지듯 누워 배게에 얼굴을 묻었다. 붕대가 감긴 손을 들어 잠시 쥐었다폈다를 해보다가, 느리게 자신의 이불을 쥐어잡았다. 그러니 어째서인지 옆으로 누운 타일러의 눈동자로 맑은 물이 다시 한 번 가득 차더니, 툭 툭 하고 침대시트에 떨어지며 작은 자국들을 만들어냈다.  

 

잠겨버린 수도꼭지에 틈이 조금 생긴 듯한 기분이었다. 눈물이 흐르면 흐를 수록 더 흘리지 못하는 답답함을 참을 수가 없었다. 4년이라는 그 긴 기간동안, 누군가에 의해 또는 누군가를 위해 고통에 울부짖으며 울어왔다. 그것말고는, 스스로를 위해 목놓아 우는 것과 같은 것은, 타일러의 기억 속에서 이미 빛이 바래져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거의 잊혀진지도 오래였다.  

 

  

 

‘내가 울 수 있게 해줄게요. 그리고, 웃게 해줄게요. 웃고, 잊게 해줄테니까...’  

 

  

 

타일러는 답답한 가슴을 붕대가 감긴 주먹으로 퍽퍽 쳤다. 더 울고싶었다. 다 토해내고 싶었다. 배게와 이불에 자신의 몸을 더 깊게 파묻으며 타일러는 계속 가슴을 쳤다. 상처가 있는 손이 저리고 아려왔지만, 타일러는 인식할 수가 없었다.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혼자 남은 병실에는 비가 쏟아지는 소리가 가득했다. 그 소리에 타일러의 숨이 막히는 듯한 흐느낌이 섞이면서, 병원은 조용히 조용히 어두워져갔다.  

 

  

 

  

 

  

 

* * *  

 

  

 

  

 

  

 

“남자로서 그런 일 당한거 말하는 거에 대해 부끄럽고 싫은거 이해해요. 이해하긴 하는데, 그런 식으로 입닫고 있는 건 참 이기적인거라고. 당신은 당신이지만 가족은 어쩔거인...”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된다니까! 위안 형!”  

 

  

 

줄리안은 핸들을 꺾으며 소리쳤다. 장위안이 그럼 어쩌라는거야, 하고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리자 줄리안이 그냥 입닫고 노트북에 기록이나 하고만 있으라며 신경질적으로 웃었다. 둘의 싸우는 듯한 대화소리가 꽤 시끄러운데도, 다니엘은 창에 머리를 기댄 채 아무런 반응도 하지않고 있었다. 다니엘의 눈은 어디서부턴가 떨어지기 시작해서 어딘가로 사라져버리는 수많은 빗방울들만 쫓고있었다. 그런 다니엘을 이해한다는 듯, 줄리안은 잠시 다니엘을 힐끗 바라보았다가 차에 비치된 박하사탕 하나 건네면서 말했다.  

 

  

 

“내일이면 장마가 끝날거래요. 햇볕이 다시 보일거라고.”  

 

  

 

다니엘은 줄리안이 무슨 뜻으로 그 말을 건넸는지 이해했다. 다니엘은 창에 기대 살짝 미소지으며, 박하사탕을 건네받고 입에 넣었다. 달콤하고 상쾌한 박하사탕의 맛이 입안에서 퍼져나갔다. 하지만 속은 어째서인지 그렇지 않았다. 다니엘은 박하사탕을 입에서 굴리다가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가 알아서 말해줄까요, 아니면 우리가 먼저 물어봐야할까요.”  

 

“......”  

 

“...뭐든 다 상처받을 것 같아.”  

 

  

 

줄리안은 그런 다니엘의 말에 낮게 한숨지었다. 다니엘을 흘겨보는 그 눈길이 그럴 줄 알았다, 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 줄리안은 박하사탕을 하나 더 입에 넣더니 우물거리며 말했다.  

 

  

 

“내가 잊지말고 기억하고 있으라고 했잖아요.”  

 

“...기억하곤 있었어요.”  

 

“어쩔 수 없는거예요. 우리가 뭐 미래에서 기계를 가져와서 그 사람 기억을 쪽 빼 볼 수는 없는 일이고.”  

 

“그렇죠.”  

 

  

 

다니엘은 창에 기댔던 이마를 떼고 뒤로 몸을 젖혀 뒤통수에 의자를 대었다. 와이어가 윙윙거리는 소리와 물 위에 굴러가는 바퀴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다니엘은 흐린 하늘을 보며 잠시 두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결국은 그 혼자인거예요, 사실은...”  

 

  

 

함께해주겠다고, 도와주겠다고 했어도 결국 싸우는건 타일러 혼자였던거였다. 그렇다고 해서 그대로 놔둘 순 없잖아요. 그렇죠? 줄리안의 말에 다니엘은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주변에 비해 높은 고지에 있는 병원이 어느 새 눈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다니엘은 다시 하늘을 보며 가볍게 눈을 감았다.  

 

철문이 순순히 열렸다. 타일러가 다시 만나고싶다고 얘기했을리는 없었다. 아마, 간호사들은 경찰 놈들이 어제처럼 병원에서 난리치는게 보기싫어서였을 것이리라. 철창문을 열어주고 다시 문을 잠구는 간호사의 눈동자에서 어서 소란스레 굴지말고 사라지라는 무언의 압박을 보았던 것 같다.  

 

타일러를 만난 줄리안과 장위안은 오랜만이에요, 다시뵙네요 같은 친근함을 표현하는 인사따윈 하지않았다. 그들은 말 그대로 그냥 사건을 수사하러 온 경찰처럼, 코트를 걸어놓곤 병실 안에 대충 자리를 잡아 앉았다. 약간 어리둥절한 듯한 표정으로 줄리안과 장위안을 쳐다보는 타일러에게 다니엘은 살짝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타일러는 두 눈을 느리게 깜빡거렸다. 다니엘은 뭔가 타일러의 그 행동이 인사라고 느껴졌던 것 같다. 다니엘은 그런 그에게 살며시 미소를 지어보였다.  

 

  

 

“식사는 했어요?”  

 

  

 

타일러는 역시나 대답하지 않았다. 다니엘은 그런 타일러에게도 살짝 미소지었다. 손에 땀이 쥐었다. 다니엘은 잠시 침묵을 유지하며 자신의 손으로 입을 쓸었다. 빗소리밖에 없는 조용한 정적이 흘렀다. 노트북을 설치한 줄리안이 녹음기를 침대에 내려놓았다. 타일러의 눈동자가 잠시 녹음기를 향했다가 다시 다니엘에게 옮겨갔다.  

 

그럼, 다니엘이 침묵을 깨며 입을 열었다. 그럼, 타일러 씨. 무언가가 목구멍에 걸린 것 같았다. 다니엘은 괜히 큼큼거리며 목을 풀었다. 박하사탕이 목에 걸린 것 같다는 멍청한 생각도 했던 것 같다. 타일러의 이름이나 나이, 거주지를 물어볼 때에는 그렇게 잘 튀어나왔던 질문이 지금은 스스로 거부하며 걸린 듯 나오지 않았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데. 보기 답답했는지 줄리안이 눈빛으로 다니엘을 재촉했다.  

 

  

 

“그러니까, 타일러씨는......4년동안 특정한 집단에게...”  

 

  

 

다니엘은 질문을 내뱉던 입을 멈추었다. 못하겠어. 그런 질문은 타일러에게 직접적으로 할 수가 없었다. 줄리안이 뒤에서 그럴 줄 알았다며 소리없는 핀잔을 주는 것이 느껴졌지만 절대로 그에게 그런 것을 말 할 수 없었다. 잠시 진정하기 위해 숙이고 있던 고개를 올린 다니엘이, 질문을 고쳐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타일러 씨가 실종되셨던 4년동안 무슨 일을 당하셨는지 말해주실 수 있으......”  

 

“당신들이 나한테서 뭘 듣고싶어하는지 알아요. 그리고 난 그걸 다 말해줄 수 있어요.”  

 

  

 

줄리안과 장위안의 눈이 타일러에게 집중되었다. 하지만 타일러는 자신에게 집중된 시선을 신경쓰지도 않고 올곧은 눈으로 오직 다니엘 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전에 물어볼 것이 있어요.”  

 

  

 

타일러는 잠시 숨을 골랐다. 침착한 얼굴에 비해 목소리가 떨리는 것이, 아마 그것을 진정시키기 위해서인 것 같았다.  

 

  

 

“나에게 그걸 왜 물어보려 하는거죠?”  

 

  

 

노트북을 켜놓고 기다리고 있던 장위안이 뭐라 말하려 하는 듯 몸을 살짝 움직였다. 그런 장위안을 줄리안이 저지했다. 다니엘은 자신을 피하지 않는 타일러의 청록색 눈을 멍하게 쳐다보며 대답했다.  

 

  

 

“...제가 제 스스로 타일러 씨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요.”  

 

“그게 뭐예요?”  

 

“타일러의 4년 동안, 그 사람들을...모두 벌하는 거요.”  

 

  

 

타일러가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떨리는 목소리를 가라앉히려는 듯 살짝 기침을 해 목을 풀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타일러의 목소리는 더욱 떨리는 목소리로 흘러나왔다.  

 

  

 

“내가 대답하면, 그 사람들을 모두 벌할 수 있게 되는건가요?”  

 

“네.”  

 

“그럼, 나는요?”  

 

  

 

떨리는 목소리때문에 더욱 애달픈 듯한 타일러의 말이 다니엘의 청각을 파고들었다. 나는요? 나는 뭐가 달라져요? 나는 어떻게 돼요? 나는, 나는 대체 누가 치료해줘요? 과장된 타일러의 말이 다니엘의 귀에서 윙윙 울렸다. 그들을 재판하고, 형량을 주는 데에 성공하고, 타일러가 배상금을 받게된다고 해도, 타일러는 4년 전의 평범하고 행복했던 그 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타일러가 상처입은 그 삼분의 일 조차, 다시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을까. 영화처럼 짧은 시간이 느리게 느껴지며 많은 생각들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런 생각들이 무수히 많이 지나가서, 다니엘은 자신도 모르게 무작정 자신의 마음을 내뱉게 되어버렸던 것 같다.  

 

  

 

“내가요.”  

 

  

 

다니엘이 내뱉은 문장은 완벽하지가 않았다. 하지만, 그 정확하지도 않은 문장에서 다니엘과 타일러는 정확한 수만가지를 느꼈다.  

 

  

 

“내가, 내가 있어요.”  

 

  

 

타일러의 눈동자가 천천히 동그랗게 뜨였다. 그리고 이윽고 원래 크기로 돌아온 타일러의 눈은 침대시트와 병실을 한 번, 그리고 다니엘을 한 번 훑어보았다. 입술을 살짝 깨문 타일러가 눈을 질끈 감고 얼굴을 크게 쓸었다. 손이 지나간 후 촉촉해진 타일러의 눈동자가 천장을 잠시 바라보았다가 다시 다니엘을 바라보았다. 억지로 천장을 올려다보며 눈물을 참으려 하고 있었다. 다니엘은 말없이 그가 진정할 때까지 가만히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타일러의 붉어진 눈동자가 바닥을 향했다. 잠시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던 타일러가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지도 않고 입을 열었다.   

 

  

 

“나는, 버몬트 주에서 하나 뿐인 누나와 함께 단 둘이서 살아왔어요.”  

 

  

 

다니엘이 주먹을 꾹 쥐었다. 빗소리에 맞춰 장위안이 천천히 타이핑을 하기 시작했다.  

 

  

 

  

 

  

 

  

 

  

 

  

 

  

 

  

 

BGM : Barcelona - Please Don`t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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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그리고 나와 행쇼했죠
9년 전
독자2
타일러워더
9년 전
독자4
ㅁㄸ
9년 전
독자3
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대바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5
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너정 내가 사랑한다...(아까 5를 6으로 보고 당황했지만 안궁인거같다ㅇ_<) 이썰..진짜 내가 그취방에서 본 시리즈 중에 짱이야ㅠㅠㅠㅠㅠ♥ 다음편엔 타일러 과거 밝혀지겠다 두근두근...또 기대할게!!!!!
9년 전
독자6
나 이ㄱ너무 좋다 정말ㅠㅠ 자주보자 쓰니야♥
9년 전
독자7
다니엘의 충격요법이 또다른 트라우마가 안되고 잘 해결된 것 같아 다행이야ㅜㅠ
9년 전
독자8
내가 독방에 이글볼라고 들어온다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편도 기대하고있을게...♥
9년 전
독자9
정독하고 왔어, 진짜 금손. 계속 써줘 진짜 고마워...♥
9년 전
독자10
아진찌ㅡㅜㅠㅜㅜㅜㅜㅠ 이거 대박 짓짜 너정 사랑ㅈ새ㅜㅜㅠㅜㅜ
9년 전
독자11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거너무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정사ㅏㄹ애휴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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