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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가 놓여진 방에는 조그만 창이 하나 나있었다. 그마저도 얇은 쇠창살과 이중창 속에 숨어 좀처럼 열려있지 않았다.

 피아노를 치고 싶을 땐 창문을 꼭 닫아야 해. 내가 창문을 열려고 하자 그가 말했었다. 그리고 피아노는 매일 치고 싶으니까, 열지 말아야 해. 그럼 왜 만든건데? 내 물음에 그는 대답했다. 비 오는 날은, 소리가 멀리 퍼지지 않으니까, 그때는 창문을 열고 노래를 부를 수 있거든.

 나는 단 한 번도 그 창을 열고 피아노를 치는 그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방 문을 열었다. 한 순간 희고 검은 건반을 오갔던 곱고 기다란 손가락이 생각났다. 창은 열려있었다. 피아노 위에 악보가 놓인 채였다.

 이적의 rain. 언젠가 비 오는 날 버스에서 이어폰을 나눠끼고 들었던 노래.

 그의 몸에 맞게 놓여진 의자에 앉아 약간은 멀게 느껴지는 건반을 어루만졌다. 그가 그랬던 것처럼, 악보에 그려진 첫 코드 자리에 양 손을 가만히 올려놓았다. 문득 그에게 묻고 싶어졌다. 니가 보고 싶어서 내가 울 것을, 너는 이미 알고 있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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