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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않을 것 같았던 순간
우리에겐 존재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우리 만큼은 영원하자 다짐하고
수 많은 미래의 약속과 묵언의 약속을 지키며
아무리 다투어도 그 말 만큼은 꺼내지 않았던
그 순간 그 둘이 약속한 영원한 만남과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산산조각이 나서 눈물로 얼룩 진 못 난 얼굴로
그래도 꼴에 이유는 물어봐야겠다며
구겨진 자존심에 한 쪽은 수고했다며
애쓰지 말라고 자기 자신을 최대한 방어하며
한때는 미래를 약속했던 두 사람이
어느새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어
서로의 심장을 칼로 찌르고 찌르다
피가 더이상 나오지 않을 즈음에야
유일하게 방패를 들고 있었던 한 쪽은
전쟁에 승리한듯 유유히 그 자리를 떠나간다
하지만 떠나는 순간에도 잡은 손을
내려 놓지 못해 결국 이 이별은
패자에게만 주어진 쓰디 쓴 아픔이 아니라
승자에게도 공평하게 주어지는 죄책감이라는 아픔
그 아픔 속에서 두 사람은 영원한 고통이 시작 되어
서로를 향한 분노 증오 애증 복잡한 감정이 뒤섞이다
결국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여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