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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 사회화 기관

01

 


모두가 수준 낮은 동물로 비쳐졌다.

혼자 되고싶지 않아 발버둥 치는 이 사람들이 과연 동물보다 낫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일까.

앞에서는 혀를 이용해 온갖 친한 척과 거짓말을 쏟아내면서 뒤 돌자마자 얼굴이 변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학교를 사회화 기관이라 칭할 수 있을까.


01. 마이쮸든 새콤달콤이든 처음이라면 준비해야 하나요?


섞여들어 가는것은 어렵지않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래서 나에게는 새콤달콤도 마이쮸도 준비할 필요가 없다.

벌써 5번째 전학이었다.

아버지의 일의 특성상 바쁘게 돌아다녀야 하는지라 한 지역에 진득하니 있어본 적이 없다.


퀘퀘한 냄새에 속으로만 인상을 찌푸리고 교실 안을 슥 흝어보았다.

남녀공학은 오랜만이었다. 게다가 합반은 처음이다.

남자 아이들을 보고 순수한 마음으로 설렜으면 했지만 나는 오히려 기분이 안 좋아질 뿐이었다.

어린 남자와 여자 아이들은 서로 하루에도 수십번 넘게 서로에게 어필을 시도한다.

.
그 어필은 성숙하지 못하고, 결국은 어필을 관심 받는것과 동일시 하게 된다.

거친 욕을 하고 도덕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속으로만 깊은 한숨을 쉬고 튀지않도록 인사를 건냈다.


그리고 지정해준 자리로 가서 앉았다.

이어폰을 귀에 끼고 고개를 푹 숙인채로 잠들어있는 남자 아이가 내 짝이었다.

조용히 앉아 필통과 책을 꺼내 정리를 하고 가만히 허공을 바라보았다.

선생님의 조회가 끝내고서 나가시자 남자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나 뒤로 가서 공을 차거나 복도로 뛰어나갔고,

여자 아이들은 자리에서 뒤를 돌거나 움직여 몇개의 무리를 만들어냈다.

그 중에서도 3명의 여자 아이들이 나에게 다가왔다.


"어디서 온거야?"

"지방에서 왔어."

"근데 사투리는 안 쓰네?"

"워낙 왔다갔다 해서 거기 사투리 익히기도 전에 또 이사한거라서."

"우와. 근데 너 피부 진짜 좋다."


칭찬은 그냥 바로 받아버리면 안된다.

칭찬을 받았을 때는 부정을 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칭찬을 해주어야한다.


"아니야. 너도 피부 엄청 하얗다."

"에이. 너가 훨씬 하얗구만, 네가 그러니깐 오히려 욕 같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내 앞과 옆에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삼각형의 이론대로 아마 한 명이 더 필요했을 것이고 내가 선택이 된 모양이다.


"이름이 아 수라랬나? 이름 진짜 이쁘다. 나는 이 기정이야."

"난 다 가영.."

"나는 남주연."


고개를 미세하게 끄덕이며 매치시키려고 노력했다.

학기 중반이었다면 이렇게 녹아들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여자 아이들은 속하고 싶은 욕구가 너무나도 강해서 똘똘 뭉치기 때문에 비집고 들어갈 틈은 점점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 단단하게 무리를 만드는 이유는 혼자가 되고싶지 않기 때문이다.


"매점 갈래?"

"안 그래도 배고팠는데."


사실 아침은 챙겨먹지도 않고, 배는 고프지도 않지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의자 끌리는 소리에 깼는지 옆에 있던 남자 아이가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자연스럽게 일어나 주연의 어깨에 팔을 올렸다.


"야. 매점 가면 내 것도 사와라."

"아씨, 미쳤냐?"

"왜. 어차피 가는 길이잖냐."


꽤 준수한 외모였지만 역시나 호감이 가는 형은 아니었다.

웃음을 흘리며 바로 가영의 머리를 쓰다듬는 남자 아이를 티 나지않게 흘겨보는데 눈이 딱 마주쳤다.

슬금슬금 다가와 방긋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는 남자 아이에게 어색하지않도록 인사를 해주었다.


"짝궁이지. 난 어 장우이야."

"…어, 안녕. 아 수라야."


공학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는 남자 아이들과 여자 아이들 사이에는 교류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예외는 항상 존재한다.

그건 바로 이런 어장관리 형이다.


알아둬서 나쁠 건 없다는 마인드로 모두에게 살갑게 굴면서 여자들이 특히나 좋아하는 행동들을 남발한다.

보통 여자 아이들은 이런 행동에 설레 하기도 하면서, 또는 뒤에서 까기도 한다.

그리고 이렇게 어장관리를 하는 여자 아이들 사이에선 이 남자 아이를 좋아하는 여학생도 있을 수 있다.


"매점 안 가? 배고픈데."


나와 더 이야기 하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나는 금방 화제를 돌려 여자 아이들과 교실을 나갔다.

매점에 도착해서 조잘거리는 여자 아이들 사이에 껴서 간간히 웃어보였다.

빵과 음료를 사서 반으로 돌아와서도 우리는 말을 아끼지않고 서로 질세라 던졌다.

금세 우리는 오늘 만난 사이가 아니라 몇년이라도 함께한듯 가까워 졌다.


학교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역시나 부동의 공부 이야기이고,

두번째는 연예인 이야기 이다.


아이돌부터, 배우, 해외 가수, 모델, 운동선수, 캐릭터까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나는 화면 속 사람에 관심은 없지만 알아둬서 좋지 않을건 없다는 생각에 간간히 봐두었다.


"아, 맞다. 나는 A아내야."

"헐?"


금방 웃음꽃이 피어났다.

팬덤을 절대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

모두가 장난스럽게 말하지만 생각보다는 내면에서 진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감한 문제임으로 굳이 나서서 까지는 않는게 좋다.


"혹시 내가 말로만 듣던 액정행각?"


요란하게 떠들고 웃어제끼는 가운데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렸다.

그건 바로 어떤 반이나 존재하는 '최고 양아치'.

나는 이 정도로 저 부류를 정리해 두고싶다.


"조용히 해!"


자다 깬 얼굴로 말하자 거짓말처럼 반이 조용해졌다.

저 부류는 선생님보다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이다.

하지만 나는 조심스레 소리를 내지않고 가볍게 웃었다.

저 아이는 죽기 전 자신이 얼마나 창피한 짓을 하고 다녔는지 깨달을 수 있을까?


"뭐야. 진짜 어이 없지 않냐?"

"진짜 극혐, 극혐."


곧 호통 전보다는 아니지만 잔잔하게 소란스러워졌다.

수업이 시작되자 다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나도 혼자 자리에 앉아 교과서와 필통을 꺼내고 생각에 잠겼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을 정도로 이상한 냄새에 순간 생각이 딱 깨졌다.


"무슨 생각 해? 앞으로 적어도 두 달은 같이 앉아야 하는데 너무 무시하는거 아니야?"

"……"

"대답도 안 하네. 야."

"…그래, 미안. 잠깐 생각 할 것이 있어서."


그 뒤로도 어 장우라는 남자 아이는 계속 떠들었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주 이 충격적인 냄새는 김 수빈의 독한 향수 냄새였기 때문이다.

어디 문방구에서 산건 아닐까 싶은 싸구려 같은 냄새에 머리에 들이 부은건지 강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수업 중인데도 계속 걸려오는 말도 싫어 연필을 쥐고 겨우 겨우 수업을 들었다.

쉬는 시간 종이 치자마자 벌떡 일어나 화장실로 가려는데 미묘한 표정으로 남주연 나를 따로 불렀다.


"이런 말 하는거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응? 괜찮으니깐 말 해."

"너 어 장우이랑 너무 친하게 지내는거 좀 이상해 보여."


또 순간 웃을 뻔한걸 겨우 참아냈다.


"기분 나빴으면 미안한데, 그냥 그렇다고."

"아, 진짜? 앞으로는 주의해야겠다."

"그리고 걔가 너무 어장관리 쩔어서 혹시라도 너가 오해하고 그런거 아닌가 걱정되서."


잠시 방심했다.

남자와 잘 지내는 여자는 질투나, 뒷담의 주인공이 되곤한다.

드라마나, 매체 속 등장하는 털털한 여자는 딱 왕따 당하기 쉬운 상이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말하는걸 봐서는 지민이 수빈을 좋아하는게 아닌가 잠시 생각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나이 때 어린 아이들은 서로 어필을 모르고 어색해한다.

그래서 먼저 다가갈 생각은 하지못하고 이렇게 아무도 모를 견제를 하곤한다.

나는 알았다는 식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후.

이 냄새는 또 뭘까.

베이비 파우더 향이 훅 끼쳐오자 코를 막을뻔했다.


내가 담배 냄새 다음으로 싫어하는 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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