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스며드는 사람이었다
물과 같은, 또는 새벽공기의 습기같은
어디든 스며들었다
네 방 안은 온통 너만으로 가득 차 있어서 축축했다
난 너의 물방울을 머금고 있었다
그랬기에 나도 점차 물이 들어갔다
네 목소리에서 떨어진 물이 네 발밑에 호수를 만들려할 때, 너는 다시 그 말을 삼켰다
집어 넣었다
네 입에서 나오는 말조차 축축했다
네 입에서 나온 물살이 네 주변을 한바퀴돌아 내 빈틈으로 스며들었다
어느새 내 빈틈은 모두 너로 채워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