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오늘 밤에 그대를 지워보아요
 

매일 밤에 그대가 떠올라 애써 지워보아요
 

그 때의 웃음과
 

그 때의 눈빛이
 

장난이었단 말도, 오해라는 말도 지워보아요
 

장난이었나요,
 

정말 나는 그대의 장난감이었나요?
 

나쁜 사람 만들지 말라고 말하지만
 

나쁜 사람 되어버린 그대를
 

나는 오늘도 열심히 지워보아요
 

 

어딘가에서 나를 지우고 살고 있을 당신,
 

네가 나를 잊고 사는 순간순간에도 내게는 네가 있네요
 

 

멍청한 말이지만 보고싶어요
 

그리움으로 잠식된 나의 공간에,
 

기억 속의 당신으로 채워진 나의 공간을,
 

현실 속의 그대가 찾아와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워보려고 쓴 글인데,
 

또 다시 나는 네가 사무치게 그리워요
 

 

이 긴 기다림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데
 

당신은 잘 자고 있겠죠
 

 

속 편한 당신이 부럽기만한,
 

잠이 오지 않는 밤이네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생각을 지워보아요
 

 

내 머릿속 지우개는 좋지 않아서
 

그대라는 자국이 선명히 남았네요
 

 

결국 오늘 밤도 나는 그대를 지워내지 못해요
 

잘자요, 미련한 내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