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별 따위는 없다고 생각했다. 싫어하는 사람을 억지로 봐야 하는 것 만큼이나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지는 것은 괴로운 일이기 때문에. 그래서 좋은 이별은 없는 것이라 여겼다. 그랬던 내가. 요즘은 어쩌면 좋은 이별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 '좋은 이별'의 의미는 신나고 유쾌한 것이 아니라, 헤어짐의 아픔을 고스란히 겪을 수 있어 미련이 남지 않는 이별이다. 그게 어떻게 좋을 수 있냐고 묻는다면 시간이 좀 필요한 대답이지만. 진심으로 사랑했던 누군가와 헤어졌는데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는 현실이 다가오지 않고, 그 이유도 모르겠고, 미련이 남아 계속해서 그를 그리워한다면 그건 좋지 않은 이별이다. 평생 함께 할 것만 같던 누군가가 세상을 떠났는데 눈물도 나지 않고, 그게 실감이 나지 않아 저 길 모퉁이를 돌았을 때 그 사람과 마주칠 것만 같은 기분이 계속 든다면 그것 또한 좋지 않은 이별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이유를 찾으려고 시간을 허비하고 감정을 헛되이 소모하는 것과 세상을 떠난 사람을 보내주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것만큼 나쁜 이별은 없는 것 같다. 이별을 이별로 받아들이고, 진정으로 슬퍼할 줄 아는 헤어짐은 좋은 이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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