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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ZI 전체글ll조회 1243l 1
만남부터 말하자면, 대학교 선배들과의 만남이었어.  

내가 회계학을 전공해서 회계사 선배들과 대담? 회계사 시험 준비는 어떻게 해야할지, 일차 합격후에 이차는 어떻게 준비할지. 

연봉은 어떻고, 4대 빅펌에서 일하는 건 어떤지, 업무의 강도는 어떤지 알려주는 거였어.  

 

내가 일학년때 그 사람은 이미 졸업하고, 1차붙고 2차 준비하는 중이었어. 나 2학년 때 2차 붙고 나서 교수님한테 인사하러 왔는데 내가 공교롭게도 같은 지도교수여서 상담중이었어. 내가 과탑이어서 교수님이 회계사 고시반에 들어오라고 하시는 중이었어.  

 

교수님은 상담 중인 나한테 “네 선배야. 쟤도 과탑이었어.” 

열심히 하라는 뉘앙스로 말씀하시면서 내 옆에 그 사람을 앉혔어. 사실 들어오자마자 어깨가 정말 넓길래 속으로 감탄 중이었어. 나 모솔이었거든. 그냥 잘생기고 피지컬 좋은 남자만 보면 우와 하는 순수한 시절이었지 ㅋㅋㅋ 암튼 그렇게 그 사람은 교수님한테 감사인사하고 나랑은 안녕하세요 인사 한마디 하고 학과에서 선배와의 만남할 때 오기로 하고 갔어. 나도 그냥 그렇게 잘난 사람도 있구나 하고 잊어버렸어.  

 

한 일주일 지났나.  

친구가 같이 그 선배와의 만남 하러가자고 해서 같이 갔는데 계단식 세미나실이 꽉 찼더라. 알고보니까 유명한 선배였더라고. 자리가 맨 뒷자리 밖에 안남아서 앉았는데 자리에 하나씩 자기가 공부했던 거 정리해서 놓고 계산기 하나씩 놓여있는거야. 난 또 뭐야. 여기까지 와서 문제도 풀어야 돼? 라고 생각하면서 되게 건방지다고 생각할 즈음 교수님이 그 선배를 소개하면서  

“회계사 합격하고 나서 받은 장학금으로, 여기 오는 후배들한테 계산기 선물한 한동우에게 박수!” 하는거야. 진심 인성 대박. 계산기가 좋은건 4-5만원정도 하는데 삼십명 들어가는 세미나실에 하나씩 깔아놓은거야.  

 

아무튼 이 사람은 진짜 후배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지. 뭐랄까 소속된 곳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어. 그 사람한테 진짜 인간적으로 반하게 된 계기가 이거야. 돈을 쓴 것도 쓴 거지만, 이제 막 시작한 사회초년생한테 학교가 사회에 나갈 준비하라고 장학금 준거나 마찬가지인데 그걸 조금이라도 어떻게든 보답하려고 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어.  

 

강연이 끝나고 교수님이 고시반 애들만 모여서 회식하자고 해서 갔는데 그사람이 있는거야. 와. 학교에서 맨날 공부에 찌든 애들만 보다가 말끔한 양복입고 미소를 씩 짓는 사람 보니까 왜 이렇게 멋져보이던지. 교수님 옆에 자리잡고 남자 선배들이 형형 하면서 뭐 물어보는데 고시반에 여자가 나하고 여자 선배 셋 뿐이었거든. 여자선배들은 얼굴이라도 알고 얘기하는데 나만 아무것도 모르고 그때 연구실에서 본게 다였어. 쭈굴이가 된 채로 그냥 고기만 열심히 구웠어. 정신없이 삼겹살 세판 째 굽고 있는데 교수님이 “심은! 고기 잘 굽네! 여기도 구워주라! 여기 고기 못굽는 새끼들만 있어! 집에서 고기 한번도 안구워봤냐! 고기 먹을땐 오지마. 이 새끼들아.” 하시는 거야. 우스갯소리로 하시는데 너무 웃겨서 깔깔대고 웃고 있는데 진짜 고기굽는 사람 교체한다고 남자 선배가 “은아. 자리 진짜 바꾸래..”하고 온거야.  

 

내가 학과장님, 지도교수님, 학장님, 그리고 그 사람이 있는 테이블로 가서 집게를 흔들었지.  

“교수님, 제가 한번 고기구우면 헤어나오실 수 없어요.” 라고 하니까 교수님들 다 빵터져서 “그래. 고기 구울땐 너 부를게.”하시고 그 선배도 살포시 웃더라.  

 

고기를 막 굽는데 그 선배가 “내가할게요. 손 빨갛네. 먹어요. 이따 다시 집게 넘겨줄게.”하고 집게를 뺏어가는 거야. 난 얼떨떨해서 “네...”하고 교수님들은 취하셔서 정신없고. 오랜만에 우리 대학에서 수석이 나와서 다른 학교한테 콧방귀좀 뀌겠다고 엄청 즐거워하셨어. 그러면서 나한테 “얘가 이제 한동우처럼 수석합격해줘야 우리가 면이 좀 서! 심은! 알아들었냐?!” 하시는데 부담이 엄청 되더라.  

 

그때 그 사람이 “에이. 교수님. 그렇게 부담주면 일부러 차석할걸요?”하는데 내가 잘하는 걸 알면서 부담될까봐 그러는 게 딱 보이는 거야. 근데 내가 거기서 알아챘어야 하는데, 이미 마음이 있었대. ㅋㅋㅋㅋㅋ 난 모솔이라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라고 대단하다고만 생각했어 ㅋㅋㅋ  

 

그렇게 교수님들이 취하니까 선배들도 몰래 다 튀고 교수님들을 보내는게 나랑 그 사람일이 되버렸어. 다 보내놓고 멍하니 서있는데 교수님들을 뒷바라지하는 상황이 너무 웃겨서 흐흐흥하면서 웃었더니 쳐다보더라고. 나도 그때 조금 알딸딸해서 몇시간 봤다고 친근해졌는지 그사람한테 왜요?라고 했어.  

 

그랬더니 그 사람이  

“만나는 사람 있어요?” 

“...있겠어요?” 

“그럼 나는 어때요?” 

하는데 진짜 얼어버렸어.  

 

처음이었기도 했고 뭐라고 해야할 지 몰랐어. 근데 그사람이 씩 웃으면서 “휴대폰 줘봐.” 또 순순히 나는 줘버렸어.  

 

“내일 전화할게요. 받아줘.” 

 

어버버한 나를 택시에 태워서 보내고,  

그 날 나는 놀라서 잠도 못자고 다음 날 아침 자체휴강을 때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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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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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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