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문득 그날의 공기가 생각나서 적어봐. 햇살은 내리쬐고 기온은 낮은 그저 그런 따사로운 날이었어. 창가인 네 옆자리에 꼭 붙어 앉아 교복치마를 만지작하며 망설이는 어린 내가 있어. 한참을 망설이다 보면 네가 장난스레 웃으며 내게 말을 걸어. 그럼 난 바보처럼 웃으며 네가 건 말의 꼬리를 잡고 대화를 이어가. 복도가 시끄러워도, 교실의 아이들이 활개를 쳐도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야. 너와 내 자리, 순간의 공기에 집중해. 우리의 대화가 끝나면 난 여전히 네 옆에 꼭 붙어 앉아 다음 대화를 기다려. 네가 어쩌다 날 보며 웃어주면, 나도 널 보며 웃어봐. 다신 돌아오지 않을 그날의 사랑아 잘 지내고 있니. 난 이제 괜찮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던 너도 슬슬 잊어가. 넌, 잘 지내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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