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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고구마 전체글ll조회 308l 2

소년과 어른 | 인스티즈



온전하지 않는것에서 온전함을 찾으려 했다. 부서지고 망가진 그 잔해속에서 분명한것을 찾으려 했다.

짙은 어둠속에서 수없이도 많은 망가진것들이 쏟아져 내렸다.

그 망가진 것들은 때론 나를 치기도 내 위에 쌓여서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때도 있었다.

그 짙은 어둠속에서 느껴지는것이라곤 차갑게도 덜컹거리는 부서지고 망가진 잔해들뿐이다.


분명 이 어둠이 사라진다면 묽어져버려 형태조차 알수 없는 허무함속에 자리 잡고 있는 나를 발견할것이다.

멋지게 차려입은 이 옷이 단정하게 쓸어넘긴 이 머리가 환하게 웃는 이 웃음이

마치 진실인것처럼 어둠속에 그토록 혜매였던 그 소년은 보이지 않을것이다.



커져버린 어른의 어느곳에선 소년이 살아간다. 늘 이 소년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아봐 주길 바랬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길 바란다.

커져버린 어른만큼 소년의 공간은 크지가 않다. 어른이 우주라면 소년은 지구와도 같았다.


우주는 공허했다 분명 수없이 많은것들이 있었지만 그보다 더 커다란 공백이 자리잡고 있었다.

검은 공백. 그속에 공허함이 자리잡았다 그리고 슬프게도 그건 생각하지도 못할만큼 빠른속도로 커져갔다.

담기는건 별이지만 커지는건 우주였다.  

우주가 커지는만큼 별의 간격은 멀어져갔다.


아득히도 먼 어느 별에서 소년에게 신호를 보내는듯 했다. 그것은 살아있음을 말하는것이지 아니면 어떤 메세지인지 솔직히 분명하지가 않다.

하지만 소년은 그것을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이 없었다.

소년은 늘 그러하듯 형태도 없는 망가진것들속에서 분명한것을 찾는것이 우선이였으니깐.

깊은 어둠속에서 소년은 존재했고 날이 밝으면 곧 그 소년은 사라졌다.


가끔 어른의 눈에서 그 소년이 아른거렸다. 하지만 일렁임의 탓인지 그것은 신기루 같기도 했고

아지랑이 같기도 해서 어른은 그저 환상의 일부분 혹은 착각의 일부분일뿐이라고 생각했다.

어른의 입속에서 소년은 수업이도 많은것을 물었다. 

물론 들려오는건 깊은 한숨뿐이지만 소년은 때론 그 한숨소리로도 만족했다 그 사소한 한숨에서 그나마 온전한것들이 떨어졌으니깐.


소년은 어른이 조금 더 솔직해지길 바랬다. 감춰지는게 많은수록 우주의 팽창은 심해졌고 파동은 소년의 존재를 더 불분명하게 만들었다.

소년은 그 깊은 어둠속에서도 망가진것들을 이용해 커다란 망원경을 하나 만들었다.

그래서 더 깊은 어둠속을 봤고 더 망가진 잔해들을 보았다. 그리고 신호를 보내는듯한 아득히 먼 별도 보았다. 소년은 어른에 대해 더 많은것을 알았다.


신호를 보내듯한 그 별에는 어른이 있었다. 그리고 그 어른은 수없이도 많은 별을 옮겨다녔다.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것을 바랬고 더 많은것을 바랄수록 우주는 넓어졌고 파동은 더 커졌다.

소년은 흐릿해져만 갔다. 조금씩 천천히 그리고 또 조금씩.


소녀는 눈을 떳다. 짙은 어둠속에서 수없이도 많은 망가진것들이 쏟아져 내렸다.

소녀는 어둠이 사라져버린 묽어져버려 형태조차 알수 없는 허무함속에서 어른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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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잘 읽고 가요!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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