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하이큐] 한국인 닝에게 스며든 네코마 배구부 (6)

BGM은 필수인거 아시죠?

[드림/하이큐] 한국인 닝에게 스며든 네코마 배구부 (6) | 인스티즈

한국인 닝에게 스며든 네코마 배구부

“선배! 어디세요?

“버스에서 내렸어... 어? 앞에 편의점 보인다”

“거기 계세요!! 제가 나갈게요!”

“웅 나 편의점 앞에 있을게”

끝이 날까 싶었던 장마도 끝나고 매미가 짝을 찾기 위해 시끄럽게 울어대던 소리가 멎어갈 때 즈음 뜨거운 여름이 끝나가는 걸 보여주듯이 나무는 어제 봤던 노을처럼 붉게, 노랗게 옷을 갈아입고 있었어. 만나기로 했던 편의점 앞에서 발장난을 하다가 닝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봤어 높고 푸른 하늘에 천천히 흘러가는 뭉게구름들이 ‘오늘 날씨 좋습니다’라고 얘기 해주는 것 같았대 그렇게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생긴 그림자에 뒤를 돌아보니

“선배! 오늘도 작으시네요”

리에프가 고개를 숙이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어

“우리 다 같이 축제가요!”

“오- 축제라”

“사람 많은 거 싫어.”

“리에프 너 친구들이랑 가! 남자들끼리 무슨 축제야”

리에프는 어디서 가지고 온 건지 축제 포스터를 한 손에 들고 동아리 실에 들어왔어

다짜고짜 축제를 같이 가자며 찡찡 대는 리에프를 다들 무시하기 바빴지

마침 닝이 동아리 실에 노크를 했어

똑똑-

“혹시 저 들어가도 되나요?”

“응 들어와도 돼”

닝은 이제는 이 시끄러움이 익숙한 듯 부산스러운 리에프를 지나 캐비넷을 열며 구석에서 게임하고 있던 켄마에게 넌지시 물어봤대

“켄마, 리에프는 왜 누워 있어?”

“축제 같이 가자고 시위 하는거래”

“축제? 축제가 있어? 우와 재밌겠다! 언제야?”

“닝 선배!! 축제 가요!”

“응!! 가고 싶어!!”

“그럼 저랑 같이 가요!”

“음...좋아!”

켄마에게서 축제라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닝은 애니에서 봤을법한 이미지가 머릿속에서 그려지면서 목소리 톤이 높아지기 시작했어. 리에프는 동아리 실 바닥에 누워 버둥대다가 닝의 신난 목소리를 듣자마자 닝에게 말을 걸었나 봐 혼자라도 구경 갈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같이 가자는 리에프의 제안에 그녀는 조금 피곤하더라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그 제안을 받아드렸대

“사실 쿠로오상도 축제를 좋아한답니다~”

“리에프 혼자 보내는 건 마음이 안 놓여.”

“닝 선배도 가시는거면 저도 갈래요!”

“축제에는 재밌는 구경도 있지”

“나는 불꽃놀이 잘 보이는 곳을 알고 있어”

“와! 진짜요? 저 축제 처음인데 완전 기대된다! 그럼 다 같이 가요!”

갑자기 너도 나도 축제에 가겠다는 달라진 부원들의 태도에 입이 삐쭉 나온 리에프의 표정을 아마 닝은 보지 못 했을거야.

“실례하겠습니다”

“네가 닝이구나! 여기까지 오는데 안 힘들었어? 목 안 마르니?”

“누나 하나씩 물어 봐”

“우리 레보치카가 여자 친구를 데려온게 처음이라 떨려서 그래”

“에? 누나 여자 친구 아니야! 선배야! 내가 얘기 했잖아!”

“응응 알지~ 아! 일단 내 방으로 갈까요? 닝?”

“네..!”

“누나 이상한 소리 하지마!!”

“응~ 너도 축제 갈 준비나 해”

앞구르기를 하면서 봐도 하이바네 가족이다! 라고 자기주장을 내뿜는 키크고 예쁜 모델같은 언니가 닝의 손을 잡더니 이층으로 올라갔대, 여왕님같은 아리사의 얼굴에 넋이 빠져 구경하던 닝은 정신차려보니 아리사 언니 방에 있었던거지 사실 여기에 온 목적은 옷을 빌리는 거였어. 축제날에 일상복을 입고 갈 생각이었는데 리에프가 가족한테 말했었나 봐, 근데 리에프의 누나가 닝한테 옷을 빌려주고 싶다고 말했대 처음 그 말을 들은 닝은 당황했지만 호의를 거절하는 것도 실례고 한 번쯤은 유카타를 입고 싶었던 닝은 고개를 끄덕였어

“ 처음에 제가 옷을 빌려준다고 했을 때 놀랐죠?”

“네? 네... 절대로 싫어서가 아니라 조금 당황해서요”

“음.. 분홍색이 좋아요 검정색이 좋아요?”

“저는 둘 다 좋아해요!”

“그럼 직접 대보는게 좋겠다 일로 와볼래요?”

아리사는 닝에게 유카타 두 개를 대어보다가 연 분홍색바탕에 밝은 색으로 꽃무늬가 그려진 유카타가 더 잘 어울린다며 닝에게 이거를 입으라고 했대 옷을 빤히 쳐다보던 닝을 쳐다보던 아리사는 자기가 있어서 못 갈아입는거냐고 방을 나가려고 했는데 닝이 아리사의 소매를 잡았어

“제가.. 사실 이 옷을 입을 줄 몰라요”

“아 맞다 한국에서 왔다고 했죠? 그럼 내가 입혀줄게!”

옷을 갈아입는 내내 닝은 모델같은 언니의 옷이 나한테 맞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잘 맞았다고 하더라고 옷은 정말 예뻤대, 아리사언니의 말로는 검정이 더 잘 어울렸는데 사진 찍기엔 분홍이 나을 것 같아서 분홍색을 추천했다고 하더라고 그 말을 들은 닝은 절대로 옷에 뭐 흘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나 봐

원래 계획은 옷을 받고 어떻게 입는지 배우고 다시 집으로 가서 준비를 하고 축제를 갈 생각이었는데 옷을 입어버려서 시간이 붕 떴어 사실 입혀주실 줄 몰랐대. 그래서 어색하게 전신거울에서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리사가 닝에게 말을 걸었어

“혹시 괜찮다면 내가 헤어랑 메이크업 해줄까?”

“그럼 너무 죄송한데... 이미 옷도 빌려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하나도 안 죄송해! 그럼 나 한다?”

“그러면 부탁드릴게요!”

아리사는 자신의 화장대 의자에 닝을 앉히고 서랍을 열어 화장품을 꺼내기 시작했어 그리고 끝없는 대화와 함께 화장이 시작됐대

“나는 항상 여동생을 원 했었어 이렇게 화장도 해주고 꾸며주고 싶었는데..”

“리에프도 이쁘잖아요”

“네가 더 이뻐 닝”

“사실 우리 레보치카가 배구를 하면서 많이 즐거워하는 게 보기 좋아서 그래, 그 전까지는 키가 크다는 걸 별로 안 좋아했어 친구들이 놀린다고. 안 그래도 우리 외모부터 눈에 띄는데 키까지 크니까 놀림을 많이 받았나 봐, 사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쭉 일본에 살았는데 말이야”

“....”

“중학교때까지 귀가 부를 신청했던 애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더니 갑자기 배구를 하는거야 나는 사실 기쁜 것 보다 걱정이 많았어 혹시 또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애가 상처받지 않을까 하면서 뭐, 그때는 나도 배구를 잘 몰라서 했던 말이니까! 근데 다음 날인가? 부모님한테 자기가 키가 커서 다들 자기를 부러워한다는 말을 하는 거야, 키가 큰 게 싫다고 구부정하게 다니던 애가 그러고 있다 한 몇 달 뒤에 가족끼리 저녁을 먹다 배구부에 매니저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닝의 생일 축하 서프라이즈 이야기 하는데 정말 신나 보이는 거야 그래서 정말 고마웠어”

“저도 리에프 덕분에 이렇게 축제를 가보고, 또 이렇게 예쁜 옷을 입을 수 있게 되었는걸요?”

“닝 말 너무 이쁘게 한다~”

“자 다 됐다! 이제 머리 할까?”

언니는 고데기로 머리에 컬을 주기 시작했대

“아! 그 얘기도 들었어 리에프가 연기가 너무 어색해서 밖으로 도망쳐나왔는데 닝이 찾으러 왔다며?”

“아.. 저는 그때 진짜 온 지 얼마 안돼서 진짜로 싸우는 줄 알았어요... 사실 그때만 해도 매니저를 그만둬야할지 엄청 고민했었거든요”

“왜?”

“사실 한국에서 동아리는 이렇게 열심히 하지 않아요. 그래서 그나마 빨리 끝날 것 같은 운동부를 선택한 거였는데 다들 이렇게 진심인 줄은 몰랐던거죠”

“아~ 신기하다 근데 그런거 치곤 적응을 잘 한 것 같아!”

“그래요?”

“응! 아무튼 그 이야기도 듣고 사진도 봤어 생일날에 찍은 거랑, 그림이랑 같이 찍은 거! 근데 사진에 다 누가 한 명씩 울고 있더라 그래서 기억에 남았어”

“뭔가 부끄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