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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영원이라는 것은 없다.

서로 다른 크기의 애정을 품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을 서서히 소모해가는 것이 사랑이라 했다.

다들 그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마음으론 모른다. 그런 거 다 헛소리야. 그 말 한 사람이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해서 그런 거야. 진정한 사랑은 그 애정이 영원해. 영원히 서로를 어릴 적 그 수줍고 귀여운 소년 소녀로 보고 사랑해.


애초에 진정한 사랑이 뭔데.


그럼 지금 헤어지는 우리는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나?


우리도 한때는 진정한 사랑이라 했고, 그렇게 믿었다. 주변에서는 저 쌀쌀맞고 싸가지 없는 놈이 너만 보면 아주 사람이 180도 바뀐다고. 소름 돋긴 해도 진정한 사랑이구나 싶다고. 다들 그랬었다.


우리가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다면, 마음에는 영원이란 것이 없다는 걸 입증하는 꼴이 된다. 그것도 그 애의 애정의 크기보다 내 애정의 크기가 컸다는 것이 수치화되어 적나라하게 다가온다. 시라부 켄지로는 80에서 시작했다면 나는 100에서 시작한 거지.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고, 계속 그렇게 시간만 흐르다 보니 남게 된 것은 바닥을 치는 네 애정과 아직 70에 넘실거리는 내 애정인 거고. 아, 그렇다면 서로 애정을 소모하는 시간도 다른 거겠네.


그것 참 비참하다.


바로 앞에 네가 있다. 나만 보면 부드럽게 풀리던 얼굴이 아닌, 내가 널 처음 보았을 때. 고등학생 시절 풋풋한 첫사랑을 시작했을 때의 그 날카롭고 무뚝뚝한 얼굴. 심지어는 다소 신경질적이기도 한 얼굴. 와, 이거 진짜 상처받는다. 오랜 시간 동안 나를 봐온 너도 알 것이다. 내가 상처받고 있다는 걸. 그럼에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달래려고도 하지 않는 네 모습에 나는 더 상처받는다.


이렇게까지 수치스러울 수가 있을까. 우리가 함께했던 날들은 뭐였지. 때가 되면, 모든 것이 안정적이고 본인이 날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단언할 때면 우리 그때 결혼하자고 네가 말했잖아. 그건 다 구라였나. 날 행복하게 해줄 수 없으니까 이렇게 내빼는 건가 잔인하게. 차라리 그게 낫지. 네가 날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것 보다는 그런 찌질하고 바보 같은 남자가 훨씬 낫다.


"헤어지자. 미안하다고는 말 안 할게. 너도 그런 말은 듣기 싫겠지."


개자식. 개자식. 개자식. 개자식.


저 개자식.


냉혈한에 사이코패스고 바늘로 찔러도 눈물 한 방울 안 나올 개자식이다. 무슨 이별마저도 저렇게 깔끔하게 하지? 불순물처럼 난 종양도 메스로 깔끔하게 잘라낸다 싶더니 이별도 그럴 줄은 몰랐다. 도대체 나한테 고백하던 그 시라부 켄지로는 어디로 갔지? 귀를 벌겋게 물들이고 입술을 잘게 떨다가 내 눈 마주치는 것이 고작이던 그 애는?


웃기지도 않아.


그때의 시라부 켄지로를 떠올리니 나올 것 같았던 눈물도 도로 쏙 들어갔다. 고백도 니가 하고 이별도 니가 하겠다 이거지 지금. 꽉 쥔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그 애를 올려다봤다. 내게 머물렀던 사랑을 뺀 그 애는 지독하리만치 냉했다.


그래 헤어져.


그 말을 하려고 입을 벌렸다가 달싹였다. 그 말이 목구멍에 갉작거려 마치 숨이 막힌 것 처럼 턱, 하고 막혀서 목에서 소리가 나질 않았다. 말하는 법을 잃은 사람처럼 입을 뻐끔거린다. 그리고 그걸 쪽팔리게 시라부 켄지로가 보고 있다. 머리가 새빨개져서 그 애 표정을 읽을 수가 없다. 넌 무표정이겠지. 난 울기 직전이겠고.


반쯤 체념한 채로 한숨을 한번 후, 내쉬고는 소리를 냈다.


"헤어져. 헤어지자 시라부 켄지로."


끝에는 목이 막혀와 끝까지 발음하지 못한 것 같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 애 앞에서 먼저 등 돌리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 꿋꿋이 두 다리 서서 버텼다. 등 돌리면 지는 거야. 이기는 게 아니라. 우느라 등 돌리는 거니까. 슬퍼서 등 돌리는 거니까. 우는 소리 들키고 싶지 않으니까.


말아쥔 손에 손톱을 박아 넣었다. 아팠는데, 아프지가 않았다. 그것보단 목구멍이 아팠다. 금방이라도 끅, 하는 소리가 튀어나올 것만 같아 버거웠다. 두 눈 똑바로 뜨고 그 애를 노려보자, 걔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입을 달싹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얼굴을 확 구기고는,


"가, 이제."


아.


그제서야 알았다.


너 0은 아니구나.


.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독자1
헉 맛있어ㅜㅠ
1년 전
글쓴이
🙇‍♂️🙇‍♂️
1년 전
독자2
뒷이야기는 없나요?ㅜㅜ🥲🥺
1년 전
글쓴이
쪄올게요
1년 전
독자3
꺅!!!!!!!
1년 전
독자4
역센짱!!!!
1년 전
독자5
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라부야 라부야어ㅏㅏ아ㅏ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지금 뒷이야기 기대하며 광광 울거예영ㅠㅠㅠㅠㅠㅠ
1년 전
글쓴이
🫶
1년 전
독자6
이 야밤에 상추를 뜯어먹고 싶을 정도로 좋아요 기다릴게요
1년 전
글쓴이
예.?🥹
1년 전
독자7
기다리고 있겠어요...
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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