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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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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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연]

시체놀이 중
웬일이야

[글쓴이]

니 생각나서
잠이 안와

[독자1]

왜

[글쓴이]

보고싶으니까

[독자2]

우리 보고 싶을 사이는 아니지 않나

[글쓴이]

2에게
그냥
니가 생각나 요즘
미쳤나봐 그치

[독자3]

글쓴이에게
어
그리고 나도
미쳤나보네

[글쓴이]

3에게
...
무슨뜻이야?
나 오해해도 돼?

[독자4]

글쓴이에게
너
해석하고 싶은대로

[글쓴이]

4에게
어디야

[독자5]

글쓴이에게
집
왜

[글쓴이]

5에게
지금 갈래

[독자6]

글쓴이에게
와

[글쓴이]

6에게
(옷을 갈아입고 풀메를 하고 너희집 앞에서 넘 기다리며 담배를 피우는)

나와
집앞이야

[독자7]

글쓴이에게
(대충 흐트러진 머리를 올려 묶고 후드를 걸치며 문을 열고 나오는) 오랜만이네.

[글쓴이]

7에게
(담배를 훅 뱉고 밟아 지져끄는) 응. 자다 일어났어?

[독자8]

글쓴이에게
담배 냄새.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 넣은 채 네가 밟는 담배를 보다 인상을 찌푸리는) 넌 뭐하다 왔길래 풀 세팅이야.

[글쓴이]

8에게
아. 그냥...(어색하게 웃고 널 보는) 엄청 오랜만이네.

[독자9]

글쓴이에게
담배는 다시 피우는 거야? 끊는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니었나. (네 옆의 담벼락에 기대서서 널 보는) 엄청 오랜만이지, 한 두 달 만인가.

[글쓴이]

9에게
너랑 헤어지고 다시 폈지. 응, 잘 지냈어? 여기서 이러지 말고 술이나 먹을래?

[독자10]

글쓴이에게
사다 놓은 거 있어. 들어가자. (까딱 고갯짓하는)

[글쓴이]

10에게
응.(고개를 끄덕이고 널 따라 안으로 들어가 어색하게 앉는) 똑같이 더럽네, 여긴. 내가 안치워줘서 그런가.

[독자11]

글쓴이에게
그래도 많이 나아진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앉는 널 보다가 냉장고에서 맥주와 소주 몇 병, 씻은 딸기와 포도를 가져와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 뭐 시킬래? 안주가 마땅한 건 없는데.

[글쓴이]

11에게
아냐. 별로 배안고파. 잘 먹을게.(맥주를 따서 한모금 마시고 웃는) 기분 좋다, 이러고 있으니까.

[독자12]

글쓴이에게
네가 연락할 줄 알았어. (소주를 따서 잔에 따르고 들이키는)

[글쓴이]

12에게
어떻게?(의외라는 듯 입에 맥주를 물고)

[독자13]

글쓴이에게
그냥. (맥주를 따는) 오늘 네가 연락 안 했으면 내가 했겠지.

[글쓴이]

13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맥주를 마시기만 하는)

[독자14]

글쓴이에게
둘 다 미쳐서 그런가 봐. 바보 같고. 이럴 거면 헤어지지 말 걸.

[글쓴이]

14에게
(술을 마저 삼키고 쓰게 웃는) 나 좀 머리 어지럽다. 벌써 취했나봐.

[독자15]

글쓴이에게
벌써 취하냐. 옷 줘?

[글쓴이]

15에게
응...좀 어지럽네. 너랑 있으니까 약해지네.

[독자16]

글쓴이에게
(개어놓은 빨래를 뒤져 헐렁한 티와 바지를 네게 건네는) 이거 입고 자. 화장은 지우고.

[글쓴이]

16에게
(고맙다고 한 후 일부러 네 눈앞에서 옷을 벗고 갈아입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