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민에게서 벗어나는 방법
#01
그대로 박지민을 지나쳐갔다.
지나치면서 슬쩍 보인 그것은
내가 처음보는 표정으로 박지민이 보고있었던 것은
몇시간을 고민하면서 보냈지만 끝내 박지민에게는 답장이 없었던
내가 보낸 사진
나의 사진이었다.
그것을 알고 나는 더욱 빨리 걸음을 하여 카페를 나왔다.
약해지면 안된다.
착각하면 안된다.
기대하면 안된다.
이러다 상처받는건 항상 나였다.
집에 돌아왔다.
고요하다.
항상 나는 혼자였다.
해외에 있는 부모님이 보고싶었다.
이런 외로운 삶 속 나에게는 박지민뿐이었다.
깜빡 잠이 들어 눈을 떠보니 어느덧 밤이었다.
휴대폰을 들어 페이스북에 들어갔다.
지금쯤이면 박지민은 또 연애중을 올렸을것이다.
항상 그랬으니까
나와 헤어지고나면 항상 바로 올렸으니까
그런데 오늘은 아니었다.
처음있는 일이어서 당황스러웠다.
박지민의 프로필에 들어갔다.
아직 그대로였다.
우리가 멀쩡하게 사귀었을 때
보통 커플들과 같았을 때
같이 찍은 사진이 그대로 있었다.
지금에서야 생각나는건데
박지민은 새로운 여자가 생겨도 그 사진을 지우지않았다.
끝까지 나를 괴롭힌다. 박지민은
이런식으로 나를 기대하게 만들어서
자기 곁에서 떠나지 못하게 만든다.
정리를 해야했다.
내 프로필에서 좋다고 올린 박지민과 찍은 사진을 내려야했다.
박지민과의 추억을 지워야했다.
나는 생각보다 담담하게 박지민의 흔적을 지웠다.
또 박지민때문에 받지 못했던
친구신청을 모두 수락했다.
이제 나는 달라져야했다.
박지민이 없어도 잘 살아야한다.
친구도 사귀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또 언젠가
다른 남자도 만날 것이다.
그게 언제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분명한건 그 언제는 아주 먼 미래일 것이다.
학교에 가는게 두렵다.
이번에는 더욱 시끄럽겠지
아무리 헤어져도 박지민과의 사진은 남겨뒀었는데 이젠 없어졌으니
받지 않았던 친구신청을 다 받았으니
매일 이야기할 거리가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그게 큰 소식이겠지
그런데 무슨 일인지 학교는 조용했다.
그저 애들은 나를 쳐다보기만 할 뿐 조용했다.
수군거림이 없었다.
의문을 가지면서 다행이라고 생각 한 후 나는 내 자리로 갔다.
혹시나 해서 박지민의 자리를 살펴봤지만
자리에 없었다.
뭐부터 할지 모르겠다.
박지민 말고는 반에서 이야기를 한 친구가 없었다.
학기 초 때처럼 아무나 나에게 말을 걸었으면 좋겠다. 제발
혼자서 안절부절하는데 들어왔다.
박지민이 들어왔다.
긴장이 되고 떨렸다.
태연하게 행동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내 마음과는 달리 태연하기는 무슨 혼자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때 내 옆을 쿡쿡 찌르는 누군가가 있었다.
"......?"
쳐다보니 김태형이었다.
우리반 반장
"##여주야 너 헤어졌다며"
목소리에는 친절이 담겨있었지만 아쉽게도 반 아이들이 다 들을 목소리 크기였다.
반 아이들이 나를 보진 않아도 내 대답을 기다리는게 느껴졌다.
박지민도 나를 쳐다보는거 같았다.
".... 어 헤어졌어"
내 대답에 교실이 죽을듯이 조용해졌다.
김태형은 내 대답을 듣고는 웃으며
"그래 그럼 나랑 친구하자. 친구"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친구라니
김태형이 나에게 친구라니
김태형은 내가 아무 말이 없자 나에게 재촉하듯이 물었다.
"친구.... 하는 거지?"
김태형의 큰 눈동자를 바라봤다.
나쁜 아이는 아닌거같다.
가끔 보였던 김태형의 모습은 그저 발랄한 고등학생의 모습이었다.
나는 필요했다.
친구가
친구가 필요했다.
"... 그래 하자 친구..."
김태형은 내 말에 웃으면서 대답했다.
" 진짜? 진짜지? 그럼 가자!"
"어딜?"
" 우리 둘만 다니면 심심하잖아. 내 친구들 소개시켜줄게! 가자"
반 아이들의 시선을 몽땅 받으며 나를 끌고 나가는 김태형이다.
김태형에게 끌려나가면서 주위를 살펴보다가 박지민이 보였다.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박지민이었다.
그렇게 김태형에게 끌려나가
김태형의 친구 소개를 받았다.
정호석과 민윤기인데
정호석은 확실히 성격이 활발 한 성격이었다.
민윤기는....음 모르겠다. 약간 무서웠다.
학교가 끝났다.
박지민과는 마주치지도 않았다.
내가 그렇게 나가서 들어온 이후로 박지민은 나에게 눈길도 주지않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다.
김태형과 정호석의 강요로 난 이 아이들과 친구가 된 기념으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야했다.
여기서 어이가 없었던것은
민윤기는 분명 나에게 강요하는 김태형과 정호석을 한심하게 쳐다봤는데
막상 빙수를 사주니 더 많이 먹을려고 그들과 싸우는 모습이었다.
어이가 없었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친근한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웃었던거 같다.
노래방까지 가자는 그들을 겨우 말리고 집에 돌아왔다.
내 소문을 들었을텐데도 아무렇지않게 마치 소꼽친구처럼 나를 편하게 대하는 그들이 고마웠다.
그러다가 박지민이 생각났다.
김태형에게 끌려나갈때 나를 바라보던 그 눈빛...
안돼
박지민 생각은 그만해야겠다.
어떻게든 박지민을 잊기위해서 나는 티비를 켰다.
관심도 없는 티비프로그램에 집중할려고 애썼다.
그렇게 의미없는 시간이 흘러가고 밤이 되었다.
띵동-
이 늦은 시간에 누구지?
"누구세요?"
아무 대답도 없었다.
띵동-
계속 벨이 울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
문을 열자 바로 보이는 것은 박지민이었다.
"나왔네...."
"이 늦은시간에 뭐야.... 얼른....!"
내가 말을 하자 나에게 안기는 박지민이었다.
술냄새가 났다.
술냄새가 나면서도 간질럽게 은근하게 퍼져나오는 박지민의 향기에 취해 밀어내지 못했다.
가끔 박지민은 술을 마시곤 나에게 전화를 했었다.
왜 무슨 이유로 마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럴때마다 나는 미쳤냐고 화를 냈었다. 아니 걱정을 했다.
아직 너 고3이라고 술 마실 나이 아니라고 화를 냈는데도
마지막이라고 나를 설득했던 박지민이었다.
" 또 술 마셨어? 너 걸리면 어쩔......"
" 왜 걱정해"
내 말을 자르고 답을 하는 박지민이었다.
"............"
"왜 나 걱정해? 너 이제 내 여친 아니잖아"
나에게 그대로 안긴 상태로 말을 하는 박지민이다.
"너 아직 나 좋지... 왜 나 안밀어내... 내가 이렇게 안겨있잖아..."
나는 아차 싶었다.
내가 그 말을 듣고 밀어내려하자
먼저 나에게 떨어지는 박지민이다.
"진짜 너랑 나랑 끝인거지?"
".... 응 끝이야 그러니까 이제 이렇게 찾아오지마"
박지민은 내 말에 슬프게 웃는다.
" 그래... 그럼 마지막으로...."
라는 말을 끝으로 박지민은 나에게 다가왔다.
박지민의 얼굴과 나의 얼굴은 점점 가까워졌다.
그러다 박지민의 입술이 나의 입술 바로 앞에서 멈쳤다.
그리고 바로 박지민은 급하게 입을 맞추었다.
놀랐다.
그렇지만 밀어낼 수 없었다.
너무 슬퍼서
박지민과 나의 첫키스였다.
첫키스는 행복하게 하고싶었는데....
하지만 그럼에도 밀어내지 못하는걸 보니
아직도 나는 박지민을 너무 많이 좋아한다는걸 알았다.
그래서 밀어 낼 수 없었다.
처음하는 키스여서 당황스럽고 어색했다.
박지민의 움직임으로 우리의 키스는 그게 다였다.
서투른 나와는 다르게 능숙한 박지민의 키스에 정신이 아찔했다.
그렇게 숨쉬기가 어렵다고 느낄 때
입술이 떨어지고 박지민은 나를 한참을 내려보더니
이내 다른곳으로 갔다.
박지민의 뒷모습이 슬퍼 보였다.
그 날 이후로 박지민은 학교에 나오지않았다.
일주일 후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박지민은 아버지 회사일 때문에 전학을 갔다고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나는 비록 재수를 하였지만
드디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고
벌써 3학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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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YNWA 입니다!
와 저 진짜 프롤로그 댓글보고 깜짝 놀랐어요!ㅠㅠㅠㅠㅠ
진짜 다들 너무 감사드려요ㅠㅠㅠㅠ (다들 쪽쪽)
더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편 스포를 하자면
다음편은 정말 애매한 지민이의 마음을 알아 볼 수 있는 지민이 시점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서는 엄청난 것을 알 수 있어요! ㅎㅎ
또 앞으로의 이야기는 뭔가 더 나아간 이야기와 진도를 위해서 (그 진도가 그 진도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공ㅎ) 성인으로 넘어갑니다!
(지금 미자인데 뽑뽑씬을 넣을까 말까 너무 고민했다가 넣긴 했는데....)
많이 기대해주세요~
암호닉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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