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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빅스] 도원경(桃源境) ; 당신과 나의 이상향 000 | 인스티즈




깊고 짙은 밤이었다. 바다의 짭조름한 향기가 배어나올 것만 같은 밤하늘 색은 뜨거운 숨결을 담으면 금방에라도 시원한 바람이 되어 돌아올 것 같았다. 것은 마치 여름밤의 꿈과도 같이 습하면서도 뜨거웠고 한 편으로는 시원하기도 했다.

나는 걸음을 옮겨 깊은 밤의 숲 속을 거닐었다. 아마도 그날의 나는 스스로도 그리고 그 누구도 나를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가고 싶었던 거 같았다. 실은 마을 주민들이라면 이미 골백번도 넘게 거닌 동네 뒷산에 불과한 곳인데도 말이다.

웃긴 일이었다. 단지 그 한 마디에 마음이 약해져 나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으려던 나 자신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을 놓치지 않으려 뒷산을 허우적거리며 뒷산 깊은 곳 까지 파고 들어가려는 라고 하는 사람이 말이다. 먼 훗날 나는 자연인이다 같은 프로그램에 나와 그래도 저는 잘 살고 있습니다.’하고 멋쩍은 웃음이라도 한 번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라도 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니, 뭐 이전에 뉴스로 내 사체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질 거 같지만.


, 허억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나자빠진 거야……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헐떡이는 소리가 숲 속을 가득 채워나갔다. 밤벌레들이 제 짝을 찾아 울부짖는 소리, 그리고 아직 잠에 들지 못한 동물들이 몸을 뒤척이며 수풀을 부비는 소리. 그리고 곧 있음 찾아올 여름이 무색할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숲 속을 달리는 소리까지. 거친 숨소리의 뒤를 따라 흘러들어오는 자연의 소리는 이루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맑았다.

사실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이지만 계속해서 살아본다면, 고통이 뒤따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살수만 있다면, 이 소리를 조금이라도 많이 간직해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살아봤자 얼마 남지 않은 생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소리를 조금이라도 더 담을 수만 있다면 조금은 살아볼 가치가 충분한 거 같았다. 아니, 충분해.

뒤 늦게 살고자 하는 생각이 들어 퍼뜩 고개를 들어 보자면 뒷산에는 보지도 그렇다고 듣지도 못한 아주 허름한 절 한 채가 눈앞에 일렁였다. 사막도 아닌데 이게 무슨 신기루와도 같은 현상인지. 아니면 내가 죽을 때가 다 되어 헛것을 보고 있는 것인지. 나는 의아하다는 듯 동그랗게 눈을 뜨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다 뒤를 돌아보았다. 분명 방금까지 뒷산의 어딘지 모를 곳 중 하나였는데 전혀 뒷산이 아닌, 진짜 말 그대로 우거진 깊은 숲 속이었다.

헛웃음이 절로 지어지는 순간이었다.


, 지금 이게 무슨.”


몇 번이고 주위를 돌아보아도 상황은 진전 없이 그대로였다. 이제 겨우 새 잎이 돋아나 숲이라는 개념을 형성하던 뒷산이었다. 그게 한 순간에 이렇게 자라나 우거진 숲을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심지어 이 산을 벗어나려 우거진 숲에 한 발을 내딛으면 얼씬도 하지 말라는 듯 나무들이 자신들의 가지를 뻗어 내 앞 길을 막았다. 마치 어느 이름 있는 판타지 소설책에서나 볼 법한 현상이 실제로 지금 내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으니, 혹시 꿈이면 깨어나면 되지 않을까 싶어 팔뚝 살을 힘껏 꼬집어보았지만.


!”


이렇게 아픈 걸 보아하니 꿈은 아닌 거 같았다.

나는 한 숨을 푹 내쉬고는 별 수 없이 낡은 절을 향해 걸음을 옮겨 천천히, 아주 천천히 절에 입구에 닿았다. 문짝에 붙은 창호지는 세월의 풍파에 이기지 못하고 뜯겨지고 찢어져 낡을 대로 낡아있었고, 쇠로 된 손잡이는 녹이 슬어 잡으면 손에서 낡은 쇠의 냄새가 가득히 묻어날 것만 같았다. 나는 표정을 구겨진 종잇장 마냥 보기 싫을 정도로 구기며 잡기 싫은 문손잡이를 잡아 끌었다. 스산하다 못해 소름 돋을 정도로 끼익 거리는 소리를 자아내는 절의 문을 열자 그럼 그렇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낡은 절이 두 눈에 들어왔다. 낡아서 아예 색이 바래버린 스님들이 섬기던 신들의 그림들, 불상이 있어야 할 자리는 텅 비어 공허함이 느껴졌고 군데군데 먼지가 한가득 쌓인 짤막한 촛불. 바닥의 목제는 아직도 부숴 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이 대견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오랜 세월의 흔적을 한가득 짊어지고 있었다.

하여간 말도 안 되는 망상을 많이 하니 죽을 때가 돼서야 하나 둘 나타나는 거지……

나는 나지막이 혼잣말을 꿍얼거리다 다시 절 밖으로 나와서는 이번에는 절의 마룻바닥에 앉아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일어나면 바지에 먼지가 한가득 묻어나겠지만 어찌 보면 이곳은 내 몽상의 세계 중 일부분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중에 정신 차리고 보면 내 방의 푹신한 침대 혹은 병실의 딱딱한 침대일 터이니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까 집을 나서서 보았을 때는 이제 겨우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초승달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저렇게 꽉 차올라 빛을 한 가득 머금은 보름달이 되었다. 그래, 이거면 말 끝난 거야. 내가 지금 자각몽(自覺夢)을 꾸고 있는 거겠지.


그래, 한숨눈 붙이고 일어나면 내일인 걸……, 크게 신경 쓰지 말자.”


뒤 늦게 서야 몰려오는 졸음에 나는 눈을 감았고 그렇게





더 깊은 곳으로 향해









도원경(桃源境) ; 당신과 나의 이상향










달콤한 꽃향기가 한 가득 밀려들어오는 봄을 담은 어둠 속이었다. 잠에서 덜 깨었을 때 눈은 떠지지 않지만 목소리만 하여금 조금씩 끊겨 들리는, 가위에 눌린 건 아니지만 말이다. 원한다면 언제든 꿈에서 깨어날 수 있지만 내 몸이 싫어 깨어나지 않는 그런 것,


일어……

아이 조금만 더.”


조금 이라도 좋으니 오랜만에 든단 잠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계속해 들려오는 목소리를 무시하고 몰려오는 깊은 잠을 청하려 일어나지 않고 싶다는 의사를 온 몸으로 뒤척임과 동시에 거북이 등딱지 마냥 쩍쩍 갈라지는 목소리로 표현했지만


낭자, 일어나시지요.”

!?”


어디서 들어보지도 못한 남자의 목소리에 나는 황급히 몸을 들어


!”

! 아야……


몸을 들었는데 누군가의 머리와 크게 부딪힌 느낌과 동시에 강하게 밀려들어오는 통증에 나는 머리를 부여잡고는 아픔을 호소했다. 아파, 아프다고.


그쪽 도대체 뭐!”


나는 머리를 부여잡은 채 고개를 휙, 돌려 당장에라도 싸울 기세로 호통이 담긴 목소리를 던져 남자를 바라보았는데,








[VIXX/빅스] 도원경(桃源境) ; 당신과 나의 이상향 000 | 인스티즈

낭자, 정신이 들었소?”





흩날리는 복숭아꽃이 마치 겨울에 내리는 첫 눈처럼 하얗고 온화하게 공중을 떠 돌았다. 다만 겨울의 풍경과 조금 다른 것을 말하자면, 푸른 봄의 색채를 한가득 머금었다는 것과 봄 특유의 싱그러운 풀과 꽃의 향기가 짙게 피어오른다는 것.


낭자?”


펼쳐진 풍경에 나는 멍하니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제 내가 누워있던 허름한 절의 마룻바닥은 어디로 가고 거의 세 것과 같이 깨끗한 심지어는 튼튼해 보이기까지 한 마룻바닥이 나를 지탱해주고 있었고, 어제 내 앞길을 막았던 나무는 어디로 갔는지 저 보이지 않는 아래까지 보이는 돌계단들 사이로 펼쳐진 복숭아나무들이 이 절을 오가는 사람들을 반기고 있었다.

나는 놀라다 못해 경악한 표정을 금치 못하고 다시 내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자니.



허허, 낭자. 표정이 왜 그렇소? 꼭 귀신이라도 본 것 마냥.”

……

, 진짜 귀신이라도 본 것이오?”

,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러면,”

소녀, 실례되지만 하나 물어도 되겠습니까?”



저 잘생긴 신사의 말투를 보아 현세는 아닌 거 같아 보이니 평소 집에 누워 엄마와 같이 보던 사극 드라마의 여주인공 어투를 사용해 물음을 던졌다. 그러자 아주 마음에 든다는 듯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며 품에 있던 부채를 하나 탁, 하고 펼치며 입을 열었다.






[VIXX/빅스] 도원경(桃源境) ; 당신과 나의 이상향 000 | 인스티즈

그럼! 무엇이든 물어보시게.”



여기는, 어디죠? 보아하니 드라마 촬영장소 같기도 하고


아차, 여기는 드라마같은 개념이 없을 텐데. 나는 물음을 던진 후 혼자 당황해서는 어떻게 말을 바꿔야 하나 싶은 생각에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애간장을 태우고 있었는데 어째서인지 그는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듯 부채를 유하게 부치며 나르는 복숭아꽃잎을 따라 눈을 굴리기만 할 뿐이었다. 물론 입을 다문 시간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그의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여기는, 옛사람들이 바라던 곳.”

……

신선들, 이라 해야 할까.”

……

도원경(桃源境), 그래 이곳을 흔히들 도원경이라 부르곤 한다네.”

아아……에에엑!?”


나는 그제 서야 이곳이 진짜 현세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결국 놀라움에 경악의 소리까지 빼액, 하고 내질러 버렸다. 뒤늦게 벌린 입을 가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눈을 이리저리 굴려보았지만, 그래도 지금 이 상황이 전혀 실감 안 가는 건 당연지사였다. 그런 내 반응이 웃기기라도 한 건지 혼자 쿡쿡, 웃음을 쪼개던 신사는 부치던 부채를 다시금 탁, 소리가 나게끔 접고 자신의 품속에 다시 감추고는 입을 열었다.






[VIXX/빅스] 도원경(桃源境) ; 당신과 나의 이상향 000 | 인스티즈

그래, 그건 그렇고. 내 낭자를 아주 많이 기다렸네만.”





나는 너무 긴장이라도 한 건지 제대로 삼키지 못하고 고여 버린 침을 그제 서야 꿀꺽, 하고 삼켰고, 이어지는 그의 목소리에 마저 집중하기로 했다.







[VIXX/빅스] 도원경(桃源境) ; 당신과 나의 이상향 000 | 인스티즈

보고 싶었소.


고운 비단결이 햇빛에 비춰져 눈이 부시지 않을 만큼 은은히 반짝였다. 바닷가의 파도가 작게 일렁이며 앞으로 다가오듯 그는 비단 한 복을 바람에 흩날리며 내게로 다가와서는 나를 저 품안에 쏙, 넣으며 입을 열었다.






---


뒤늦게 빅스 재입덕 해버렸수밍다 ㅠㅠㅠ 

이렇게 예쁜 애들을 몰라보고 백날 천날 돈만 벌고 앉았다니...

그런 의미에서 모두들 도원경 듣고와요! 흐아...(죽은자의 숨결


모든 피드백은 달게 받아요!

두서 없이 적은 글이라 읽기 힘드셨을텐데 수고하셨습니다! :)

아직 정해진 거 하나도 없습니다! 세계관과 큰 틀 뿐이에요! 남자주인공은 차근차근 정해봅시당!

세계관 정리는 스토리 진행 중 한 번 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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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세상에 너무 좋네여 그냥 좋아요 계속 써주시죠 크으으으
6년 전
도원경
꺄악!! 부족한 솜씨지만 예쁘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다음편은 빠른 시일 내로 쪄오도록 하겠습니당
6년 전
독자4
저도 암호닉[호에]로 신청할게요..♥ 다음편 기다리겠습니당♥
6년 전
독자2
세상에ㅠㅠㅠㅠ보고싶었소래ㅠㅠ세젤꿀먹은목소리상상해부렀네ㅠㅠㅠㅠㅠ힝ㅠㅠㅠㅠ잘보구갑니다aaaaa
6년 전
독자3
아 닉넴?신청해도되나요? 꿀 로할게요
6년 전
도원경
네네!! 당연하죠 ㅠㅠㅠ [꿀]님 어서오세요!! 흑흑 학연이가 저렇게 예쁘게 웃으며 사극체로 말하는 거 꼭 보고 싶었거든요 ㅠㅠ 예쁘게 봐주신 거 같아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도 잘부탁드려요 ^♡^
6년 전
독자5
유후유후 좋닿ㅎㅎㅎ
6년 전
도원경
야핫!! 저도 좋아요ㅎㅎㅎㅎ ❤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족하지만 모쪼록 잘 부탁 드려요ㅎㅎ
6년 전
독자6
헐....♡ 학연신선님 최곱니다ㅎㅎ 저 닉넴 [러브니] 이거로해도될까요♡ 자주봐요~~!!!!!작가님짱짱♡
6년 전
도원경
어헉.. 좋습니다 ㅠㅠ [러브니]님 어서오세요!! 좋은 것 보다는 부족함이 많았을텐데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학연 신선님 최고지요 ㅠㅠㅠbbb 다음 화도 빠른 시일 내로 쪄오겠습니다!! 부지런히 글 적는 사람이 되야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해요❤
6년 전
비회원26.66
으허어어ㅓ엉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 완전 좋아요오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사랑합니다ㅜㅜㅜㅜㅜㅜ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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