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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마크] 아가씨Ⅱ # 09 (RE START)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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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한 선술집; 독립의사단 임시 은신처]





" 옹주마마가.. 우리의 숙적을 사랑한다면, 그러면 어떻게 해야해. "



" 그게 무슨 말이야. "



" 그냥, 그냥 문득 든 생각이었어. "



" 재수없는 소리 말고 하나만 생각해.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한다고 정재현. "



" ...응. 미안. "





재현은 동영의 말을 듣고 천천히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그날 밤, 옹주마마는.. 재현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저택으로 돌아갔다. 한편 오른 팔에 붕대를 감은 민형은 서재에서 담배를 피우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했다. 머지않아 간격을 두고 들려오는 문소리와 함께 동혁이 모습을 드러냈다. 민형은 뒤를 돌아 동혁을 맞이했다. 동혁은 늘 그렇듯 크고 펑퍼짐한 모자를 대충 걸어두고 자켓을 벗었다. 자켓 안에는 총 몇 자루와 수류탄이 들어있었다. ' 항상 만발의 준비를 하고 다니는구나. ' 민형의 말에 동혁이 웃었다. 그러면 돈이나 더 줘. 




" 너 때문에 죽을 뻔 했는데, 돈을 왜 더 줘. 죽여도 모자랄 판인데. "



" 말이 심하네, 이번 일은 내 불찰이 맞다지만. "



" 예상은 하고 있었어 나도. "



" 옹주가 열심히 독립사단들과 내통한다는 걸? "



" ..응. "



" 앞으로도 계속 그러게 냅둘 예정이고? "



" ..... "



" 아바마마가 참 좋아하시겠어. 그치? "





동혁은 건들거리며 담배에 불을 지폈다. ' 다리 좀 그만 떨어. 정신 사나워. ' 민형의 핀잔에도 동혁은 아랑곳 않았다. 동혁은 담배연기로 장난을 치며 스치듯 말했다. ' 차라리 부인을 갈아치우는게 훨 빠르지 않을까. ' 그 말에 민형은 단숨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동혁의 멱살을 잡았다. 켁- 바닥으로 떨어진 담배를 짓밟으며 민형이 말했다. ' 허튼 수작 부릴 생각 마. 그 전에 널 죽일거니까. ' 동혁은 민형의 손을 빠르게 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민형은 동혁의 멱살을 밀치듯 놓아버렸고 동혁은 주저앉아 숨을 골랐다. 하하, 우리 형 참 거칠어서 좋아. 그러면서도 이미 불씨가 꺼져버린 담배를 보며 아깝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민형은 진절머리가 난다는 표정으로 동혁을 내려다보았다. 





" 잘 생각해. 언젠간 큰 일이 날지도 모르니까. 형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말이야. "



" 알아서 할거니까 입 함부로 놀리고 다니지 마. 이동혁. "



" 알았다니깐.. 무서워 죽겠네. "




동혁은 구겨진 셔츠 앞섬을 털어내며 민형 몰래 침을 뱉고 자켓을 쥔 체로 쫓기듯 방을 뛰쳐나왔다. 에이씨, 동혁은 화가난 듯 터벅터벅 걷다가 불이 켜진 옹주의 방을 멈춰서 바라보았다. 입꼬리를 올리며 특유의 미소를 짓던 동혁은 한참을 옹주의 방 창문만 바라보다가 다시 걸음을 옮겼다. 










아가씨Ⅱ # 09





옹주는 매주 화요일 마다 민형에게 그림을 배웠다. 민형의 옆에 앉아 민형과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꽃을 그렸다. 얼굴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해 보이고,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재현은 자꾸만 칼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민형의 손이 옹주의 허리께에 닿기라도 하는 순간에는 참지 못하고 칼을 조금 빼들었다가 다시 넣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멀리서 그런 재현을 바라보던 정우는 소리 없이 옷 속에 있던 종이를 꺼내들어 보았다. ' 정윤오 ' 라는 세 글자와 그의 몽타주. 정우는 천천히 종이를 접어 소매속에 집어넣었다. 




" 옹주는 그림에 소질이 있어보입니다. "



" 그럴리가요. 민형씨와 너무 차이가 나는걸요. "




민형과 옹주는 서로를 마주보며 미소 지었다. 그날 밤. 재현은 숨죽여 옹주가 있을 방으로 향했다. 희숙의 도움을 받아 비단 옷을 전달해 드리는 척, 옹주의 방으로 들어온 재현을 옹주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 환하게 웃으며 맞이했다. 재현은 그런 옹주의 미소를 보니 다시 마음이 흔들렸다. ' 무슨 일이느냐. ' 옹주는 재현이 들고있던 비단 옷을 희숙에게 전달해주고 그를 의자에 앉혔다. 재현은 말없이 준비했던 전보를 탁자 위에 펼쳐놓았다. 옹주는 잠시 미소를 걷고 구겨진 전보를 펼쳐보았다. 전보의 아래로 눈길이 내려갈 수록 전보를 쥐고 있던 옹주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조선인을 몰살 하기 위한 일제의 참혹한 행동들을 세세히 적어낸 전보의 끝에는 사건의 진두자 민형을 철저히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옹주는 그것을 내려놓고 한참을 아무말이 없었다. 




" 아씨께선 지금, 본분을 잊으신건 아니신지요. "



" ..... "



" 저는 아씨가 행복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면 족합니다. 허나- "



" ...내 잘못이구나. "



" ...아씨. "



" 내 잘못이야. 내가 어리석었구나..... "





옹주는 떨리는 목소리로 한숨을 쉬며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재현은 그녀가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재현은 더이상의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희숙에게 목례를 하고 방을 나섰다. 터덜터덜 계단을 내려오던 도중 다른 무사를 마주친 재현은 금새 고개를 숙이고 지나치려 했지만 이내 잡히고 말았다. 그의 얼굴을 마주 본 재현은 그 역시 조선인임을 알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서 풍겨져 오는 느낌이 달랐다. 





" 역시, 조선사람이었군요. 만나서 반가워요. "



" ..... "



" 엇, 아닌가요? 옹주의 사람. "



" ...그쪽 얼굴과 이름을 모르겠다만. "



" 음, 그럴 수도 있죠. 반갑습니다. 김정우라 합니다. "



" ...정재현입니다. "





재현은 미심쩍은 마음을 지워낼 수 없었지만 먼저 내민 손을 거절할 순 없었다. 악수를 마치고 정우는 ' 다음에 또 뵙지요. ' 라는 말을 남긴체 다른 곳으로 사라졌다. 김정우, 아무리 생각을 짚어봐도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재현을 뒤로한 체 걷던 정우는 모퉁이를 돌아 저택의 뒷편으로 향했다. 익숙한 담배연기와 함께 동혁이 서 있었다. 정우는 담배연기에 콜록거리며 손짓을 했다. ' 너 그러다 일찍 죽는다. ' 정우의 말에 동혁은 킥킥 거리며 웃었다. 정우는 소맷자락에서 몽타주를 꺼내 동혁에게 건넸다. 




" 걔 맞아. 바로 코 앞에서 확인했어. "



" 틀리면 큰일나. 확실해? "



" 맞다니까. 내가 장님이냐. 코 앞에 사람도 못 알아보게? "



" 그래. 믿는다. "




동혁은 거액이 담긴 봉투를 건넸고 정우는 웃으며 그것을 바지 주머니에 숨겼다. 동혁은 담배를 문 체로 몽타주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역시, 내 눈은 못 속인다니까. 동혁은 하얀 치아를 다 드러내며 살벌한 미소를 지었다. 정우는 그런 동혁을 보며 소름이 끼친 듯 몸서리를 치며 다시 저택으로 들어갔다. 











아가씨Ⅱ # 09






' 앞으로 우리 가문은 네 손 안에 달려있다. ' 





책상에 발을 올린 체 사색에 잠겨있던 민형은 옹주가 왔다는 나인의 목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급히 머리를 정돈하고 풀어해친 셔츠의 단추를 서툴게 잠그고 나서야 문을 열었다. 옹주를 마주 본 민형은 속으로 다시 한 번 몰아친 폭풍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놓고 다니는 단순한 모습의 옹주가 귀엽기도 했다. 민형은 웃으며 자리로 안내했다. 분홍빛 한복을 입은 옹주는 꽃보다도 아리따워 보였다. 하지만 그런 생각에 빠지기도 잠시, 옹주는 자리에 앉자마자 입을 열었다. 





" 제 꿈은 독립입니다. "



" ....그렇군요. " 



" 익히 알고 계셨겠죠. "



" 아니라고는 답할 수 없네요. "



" 제 꿈을 반대하시겠죠. "



" ..역시, 아니라고 할 수 없는 질문이구요. "





시종일관 무표정한 옹주와는 달리 민형은 옹주가 찾아와 이런 말을 쏟아낼 것을 예상했던 것인지, 너무나도 부드러운 말투와 표정이었다. 그 모습이 옹주의 눈에는 사악해보이기 까지 했다. 잠시동안 단잠에 빠져있었구나. 낮에 있었던 재현과의 일을 생각하며 옹주가 눈을 느리게 감았다, 떴다. 





" 이제 어찌하실 생각입니까. "



"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



" 마츠모토 당신의 숙적인 저를 말하는 겁니다. "



" 옹주와 저는 혼을 맺은 관계인데,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



" 아내가 조선의 독립을 꿈 꾸는 사람인데, 그래도 저를 아내로 바라보는 것입니까. "



" 그대가 무슨 생각을 하던, 무슨 꿈을 꾸던, 제가 사랑하는 사람인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





민형은 잘게 떨리는 옹주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민형은 자리에서 일어나 옹주의 옆에 앉았다. 옹주는 그런 민형을 보며 뒤로 물러났다. 민형은 옹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 어느 누구에게서 무슨 말을 들은건지는 모르겠으나, "



" ..... "



" 제가 옹주를 사랑하는 마음은 티끌만큼의 변화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더 커져만 가는 것을.. "





옹주는 민형의 얼굴 위로 전보의 내용이 흐릿하게 보였다. 당장에 마주잡은 손을 뿌리치고 싶다가도, 달직한 옥춘과도 같은 민형의 모든 몸짓, 손짓 하나에 머리가 빙그르르 도는 것만 같았다. 민형은 옹주의 머리에 내려앉은 옥빛 나비모양의 핀을 만지작거렸다. ' 옹주께선 항상 이리도 아름다우시니, 몹시 힘이 듭니다. ' 민형의 미소에 옹주는 소매 속에 있는 은장도를 깊숙이 집어넣었다. 



















혹시나 아가씨Ⅱ 를 기억해주시는 분들께..!

오랜 시간이 지나, 잠시 멈추었던 태엽을 다시 열심히 돌려보려 합니다!

엇? 싶으시다면 그것이 맞습니다:) 

오롯이 아가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보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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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34.147
옴마이깟 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ㆍ
5년 전
비회원172.12
앗 이럴수가ㅠㅠㅠㅠ!!!!! 작가님 너무 좋아요ㅠㅠ
5년 전
독자1
헐 작가님 ㅠㅠㅠㅠㅠㅠ 보고 싶었어요 ㅍㅠㅠㅠㅠㅠㅠ 제가 생각하는 그 띵작 ㅠㅠㅠㅠㅠㅠㅠㅠ 맞죠ㅠㅠㅠㅠㅠㅠ!!!!!! 사랑합니다,,,
5년 전
비회원189.226
작가님 오랜만이에요ㅠ 이글 재밌게 읽었었는데ㅜㅜ
5년 전
독자2
작가님 그리웠어요ㅠㅠㅠㅠㅠ 흐아 와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ㅠ
5년 전
비회원172.12
작가님 정말 기대돼요 ㅠㅠ!!!! BGM이 너무 좋아서 그러는데 혹시 제목알 수 있을까요 ?????
5년 전
비회원241.17
슨생님 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내용 넘 궁금하네욥ㅠㅠㅠㅠㅠㅠㅠㅠ끄흡 오랜마네 정주행했더니 세상행복해요 시갅가는줄도 몰랐네,,, 감사합ㄴ자,,,
5년 전
독자3
작가님 정주행 중인데 너무 재밌어요 ㅠㅠㅠㅠ 필력이 너무 좋으세요
5년 전
비회원231.197
안녕하세요!!이번에 작가님의 모든 작품을 정주행한 사람입니다ㅠㅠㅠ 글에 몰입하여 그동안 댓글 한번 못남겨 죄송합니다ㅎㅎㅎ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재밌는 글 감사드려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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