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면
식탁부터 확인해
애기 이름은 지어줘야 하지 않겠냐
굳이 우리 관계를 정리하자면 내가 결혼 하기 전, 사귀던 사이. 결혼 하면서 헤어졌고. 그래도 널 내 오피스텔에서 살게하면서 계속 곁에 뒀음. 그리고 이혼한 지금은 그 오피스텔에서 동거 중. 섹스파트너 겸 동거인 정도.
며칠 전, 두 줄이 선명한 임신 테스트기 여러 개를 건넨 너. 어린 나이기도 하고 겁나기도 하는 마음에 여러 번 검사를 한 거지. 그래도 결과는 계속 두 줄. 늦은 시간이라고 널 재우며 상황은 일단락 됐고. 별 말 없는 나 때문에 수술 날짜를 잡아야 하나 혼자 울며 고민하던 차에 식탁 위에 놓여져 있는 혼인신고서.
이미 내가 작성해야될 부분은 빼곡히 채워져 있는, 도장은 물론이고.
너는 아직 내게 미련이 아주 많은 걸로 칩시다. 우리 둘 나이차는 좀 있었으면 좋겠는데.
노멀, 그취 안 가려요. 모르는 얼굴은 정말 미안하지만 가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