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자님! 3황자님!”
여느 때와 다름없이 서책을 읽고 있던 중,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문이열리며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해수의 몸종이 들어오자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무슨 일이기에 일개 몸종이 자신을 외치며 허락 없이 문을 연 것인지.
“허, 고작 몸종 주제에 도대체 이게 무슨 소란이냐!”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불쾌감에 서책으로 향하던 시선을 몸종에게로 돌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의 높은 음성에 몸을 움츠리던 몸종은 이내 자신의 입술을 짓누르더니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해, 해수 아씨께서 지금 연화 공주님께 매질을 당하고 있ㅅ…”
몸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에 들려져 있던 서책이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스멀스멀기어오르던 불쾌감은 순식간에 불안감으로 바뀌어 온몸을 휘감았다.
“그곳이 어디냐”
“그, 그것이..”
“그곳이 어디냐고 물었다!”
'연, 연못 근처 정좌입ㄴ...' 몸종의 대답이 끝마치기도 전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급한 발걸음에 의해, 정갈히 올려놓았던 머리가 부산스레 흘러내렸다.
정좌가 가까워지자 천으로 손목이 묶인 체 매질을 당하는 해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절로 아랫입술을 이로 짓이겼다. 단단한 나뭇가지가 가냘픈 해수의 몸을 매섭게 내리쳤다. 감싸 쥔 두 손을 더욱 세게 눌렀다. 거칠어진 숨을 고르고 걸음의 속도를 낮췄다.
"참 독하기도 하구나, 내 너의 그 참을성만큼은 인정해주마"
"이제 이런 나뭇가지는 쓸모가 없다, 지금 당장..."
"연화야"
나지막이 연화의 이름을 부르자 들어올려졌던 손이 허공에서 멈추었다. '오라버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는 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눈동자에 그렁그렁 맺힌 물방울들이 눈 한번 깜빡이면 금세라도 떨어질 듯 아슬아슬 매달려 있었다. 꽉 쥐어진 두 손을 뒤로 숨기었다.
"이제 그만 멈추거라"
"집안 단속은 제 몫입니다 오라버니"
"천한 것들 앞에서 네가 매를 드는 것이 참으로 추하다 연화야"
'오라버니..' 저의 말에 짐짓 미간을 찌푸리는 연화를 못 본 체 옆에 서 있던 몸종에게 시선을 돌렸다. '저 아이를 내리거라' 자신의 말에 급히 해수의 손목을 옭아맨 천을 풀어내리자, 얼마나 세게 묶었는지 붉은 자국이 남겨진 손목이 드러났다. 울컥 치솟는 감정에 눈을 감았다 느릿하게 떠올렸다.
"저 아이의 대한 교육은 내가 하겠다 연화야. 난 그저 귀한 너의 손을 더럽히지 말라는 것이다"
"너는 내 서책방으로 가 있어라, 내 너를 엄중히 처벌할 것이야"
'예..황자님' 자신의 말에 입술을 꾹 누르고 나서야 입을 여는 해수의 모습에 답답해진 제 가슴을 당장이라도 거세게 내리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걸음을 옮겨 자신의 옆을 스쳐 지나가는 해수에 들이마시던 숨을 잠시 멈추었다. 수야, 내 금방 너에게로 달려갈 것이다.
"황자님..!"
"어찌 그리 무모한 짓을 저질렀느냐!"
문을 열자마자 자신을 외치는 해수의 모습에 눌러 담았던 감정이 울컥, 치솟았다. 터져 나오는 높은 언성에 그 여린 몸이 파르르 떨렸다.
"그까짓 몸종 하나를 구하려 네 몸을 희생하다니, 어리석다"
"그까짓..몸종이 아닙니다...채령이는 저의 소중한 아이입니다"
이어진 자신의 말에 고개를 푹 숙이더니 이내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전하는 해수의 행동에 '후우', 하고는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어찌 너를 이길까.
"맞은 곳은, 괜찮으냐"
한층 가라앉아진 자신의 말투에 그제야 고개를 들어 올린 해수가 짐짓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거면 됐다. 네가 괜찮다면 됐다'
"해수야, 수야"
"제발 그리 무모한 짓은 하지 말거라"
"난 널 잃는 것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두렵다"
청산가리길 걷는 요해러들 우리 모두 힘내자..(울컥) 소재 준 뾰 너무 고맙고 부족한 실력이긴 하지만 혹시 보고싶은 소재 있으며 남기고 가 요해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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