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부터
귀요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0 올림픽때 아버님이 연아에게 쓴 편지
아버지가 둘째 딸에게
사랑하는 둘째 딸 연아야.
일 년이면 9개월은 토론토에 가 있는 너에게 아빠가 전화 한 번 제대로 못했다. 아니, 안 했다는 게 맞겠지. 혹시라도 훈련하는 너한테 방해가 될까봐 아빠는 그냥 신문과 뉴스에 나온 너를 보는 걸로 만족했어.
그러다 너한테 전화가 올 때면 얼마나 기뻤는지. 어제 밴쿠버에 도착해 시간을 보니 훈련장에 가려면 갈 수도 있겠더라. 하지만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았다. 가슴이 쿵쾅쿵쾅 뛰어서 네가 훈련하는 장면을 차마 볼 수 없을 것 같았어. 그동안 시간이 그렇게 안 가더니, 이제는 시간이 마구 가는 것 같다.
밥은 잘 먹는지 잘 자고 있는지 항상 걱정되던 시간, 행여 훈련하다 다치지 않을지 조마조마하던 시간이 벌써 4년이나 흘렀다. 그리고 마침내 네가 꿈꾸던 무대가 오늘 펼쳐지는구나.
사람들은 '금메달'을 바라지. 하지만 아빠는 아니야. 제발 네가 부상 없이, 건강하게 경기를 끝마쳐 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경기 후에 네 마음에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결과는 없겠지.
딸아. 긴장하지 말고, 네 꿈을 마음껏 빙판 위에 펼쳐보렴. 아빠도 떨리는 가슴을 안고 경기장 한 쪽에서 지켜보고 있으마. 그간 훈련을 올림픽 금메달로 보상받겠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사람은 집착할 때 가장 힘든 법이야. 올림픽이 아무리 큰 무대라도, 나는 그저 그 무대를 네가 그저 즐겼으면 좋겠다.
연아야, 어서 경기가 끝나고 네 손을 잡고 마음껏 시내를 걸어다녔으면 좋겠다. 자랑스러운 우리 딸, 오늘 정말 파이팅하기를.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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