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5월 16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송파구 한국체육대학교 대강당.
교육과학기술부가 마련한 학교 폭력 관련 토론회 "필통톡(必通Talk)"이 거의
끝나갈 무렵 맨 앞줄에 앉은 교복 차림의 한 여고생이 손을 들었다
이자리는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장관도 자리하고 있었다
"저는 경남 김해에서 온 유서현(18.가명)입니다.
이주호 장관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무대로 올라가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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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양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단상에 올랐다.
단상에 앉아 있던 이주호 장관과 진행을 맡은 방송인 서경석,
토론자들이 당황해 자리에서 일어났고 객석은 술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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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를 손에 쥔 유서현양이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뗐다.
"제 동생이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학교 폭력을 당했습니다."
폭행을 당한 4월 초부터 지금까지 43일째(무서워서)학교를 못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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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양의 동생인 중학교 3학년 서민(15.가명)군은 지난달 4일 다른 반 반장에게 맞았다.
그 반장은 서민군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해 쓰러뜨린 다음 발로 얼굴을 정면으로
밟아 코를 부러뜨리고, 배를 발로 걷어찼다.
이후 서민군은 피를 흘리며 정신을 잃었다.
유양은 "동생은 가해학생이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동생을 왕따시키고
때리는 등의 방법으로 괴롭혀 왔다고 했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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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양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저는 제 동생을 지키기 위해 16일 경남교육청에 편지를 썼고,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그리고 20일 청와대에 민원을 넣었다.
경남교육감이 학교에 문제를 해결하라며 특별 지시를 내렸지만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다" 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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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학교 폭력은 친구의 마음에 아픔을 남기는 행위고, 방관하는 행동도 처벌받는다' 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학교는 '문제를 길게 끄는 것이 피해 가해 학생
그리고 학교에 좋지 않다'며 명확한 처리 대신 원만한 처리만을 내세웠습니다.
동생과 저는 혼란스러움을 느꼈습니다. '학교 폭력에는 관용이 있을 수 없다'던
교장 선생님마저 피해자와 그 가족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았습니다"
|작성자 Feb
학교는 지난달 12일 학교폭력 대책자치위원회를 열고 25일
가해자와 피해자를 불러 합의를 시도했다.
하지만 가해 학생을 전학 보내거나 징계하지 않았다. 유양은 "가해 학생은 처음엔 때리기만
했다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말을 바꾸고는 '나도 피해자' 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도리어 내 동생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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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훔친 유양은 꿋꿋이 말을 이었다.
"국민이 대통령을 믿고 따르듯 학생은 교장을 믿고 따릅니다.
하지만 교장이 제 동생에게 보여준 태도에서 우리 가족은 희망을 잃었습니다.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제 동생이 43일째 학교를 못가지는 않았을 겁니다. "객석은 울음바다가 됐다.
50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은 무대에 선 유양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 장관도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유양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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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양은 "학교 폭력 피해 사실을 학생생활기록부에 적는 것은 가혹하다"는 토론자들에 대해서도
울분을 토하며 말했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 가해 학생의 생활기록부에는 기록이 남겠지만,
피해 학생의 가슴 속에는...(울음) 평생 아픔으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강력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으려면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합니다"
|작성자 Feb
유양은 "오늘이 제가 이 교복을 입는 마지막 날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학교 폭력때문에 죽어가는 제 동생의 일을 알리기 위해서 서울에서 열리는 필통톡에
장관님을 만나러 가야 한다. 학교를 하루 빠지게 해달라"고 학교 담임교사에게 말했더니
"행동에 옮기면 퇴학을 당할 수 있다"는 말이 돌아왔다고 했다. "(담임 선생님은)마음은
이해하지만 이유와 목적은 타당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내일 오전 중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무단결석이라고 했지만 저는 학교를 뛰쳐나왔습니다."
|작성자 Feb
유양은 이 말을 남기고 단상에서 내려왔다. "학교는 오직 자신만을 위해 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과 직장에 다니는 학생만 자랑스러워 하는 걸까요. 장관님 부탁드립니다.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주세요. 죽어가는 제 동생을 살려주세요."
객석에서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 학부모는 달려가 유양을 힘껏 껴안았다.
이 장관은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확실히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
폭력이 우리 교육 현장에서 업어질 때까지 책임지고 뿌리를 뽑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고 했다.
|작성자 Feb
눈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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