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하, 그를 만났습니다그를 만났습니다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더라도반갑게 차 한잔할 수 있는그를 만났습니다 방금 만나고 돌아오더라도며칠을 못 본 것 같이 허전한그를 만났습니다 내가 아프고 외로울 때면가만히 다가와 내 어깨를 토닥여 주는그를 만났습니다 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지는 날이면문득 전화를 걸고 싶어지는그를 만났습니다 어디 먼 곳에 가더라도한 통의 엽서를 보내고 싶어지는그를 만났습니다 이 땅 위에 함게 숨 쉬고 있다는이유만으로도 마냥 행복한그를 만났습니다오광수, 하얀 계절의 기다림하얀 눈으로 쓰신 편지에아직은 아니라시니강가 돌 틈 사이로아쉬움 걸어놓고 기다리렵니다 하얀 목련이 활짝 웃을 때그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물 소리가 신나게 노래할 때날 부르는 소리가 들릴까요 기다림으로 쌓인 하얀 밭에는눈에 보이지는 않지만손대면 따스함이 느껴지는 건당신의 숨결이 가까이 있음입니다 오늘은 창문을 활짝 열고서운한 맘 모두 쓸어내고방안 가득 눈이 시리도록파란 하늘로만 채우렵니다원태연, 소식마음이 편해그러니까 행복해저녁이면 잠들 수 있고자고 나면 아침이 와 있어 아주 행복해이것 하나만으로도 이젠 좀 살 수 있을 것 같아 너도 이랬으면 좋겠어사랑한다는 게벌받을 일은 아닐 텐데우린 너무 힘들게 되어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해그러니까 너무 행복해그래서 너도이랬으면 좋겠어정호승, 질투가을날 가랑비가가랑잎만 사랑한다나는 너무너무 질투가 나서가랑비가 그칠 때까지가랑잎으로나뒹굴었다오세영, 이별의 말설령 그것이마지막의 말이 된다 하더라도기다려달라는 말은 헤어지자는 말보다얼마나아름다운가이별의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눈으로 하는 것이다'안녕'손을 내미는 그의 눈에어리는 꽃잎한때 격정으로 휘몰아치던 나의 사랑은이제 꽃잎으로 지고 있다이별은 봄에도 오는 것우리의 슬픈 가을은 아직도 멀다기다려달라고 말해다오설령 그것이마지막 말이 된다 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