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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여, 당신만은 아시겠지요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내가 얼마나 사랑하려 노력했는지.
신이여, 당신이 축복으로 내린 사랑은
내게 노력으로 얻어야 하는
고된 무언 가, 그 뿐이었습니다
신이여, 나는 당신이 내린
저주와 같은 생명을 껴안고
쉼 없이 달려 왔나이다
신이여, 당신만은 아시겠지요
내가 이토록 살아왔음을
God knows i tried
2105. 11. 15
잊겠다 말했지만 너를 잊지 못했다
너는 잊겠다 말하지 않았지만 나를 잊었다
홀로 갇힌 기억의 공간에 울리는 메아리가 공허하다
언제쯤에야 나는 당신을 용서할 수 있을까
피해자의 고백 2015. 9
내 삶의 사분지 삼이 빚이다
일은 부모님 몫의 빚
일은 형제들 몫의 빚
일은 미련 몫의 빚
남은 사분지 일도 미련이다
내 삶 미련을 빌어 살아가나니
온전한 내 몫 하나 없어라
삶의 무게 2015. 10. 10
누군가 손을 내밀어 내게 온기를 나누는 날에
나는 다시 태어나 날개를 펼치겠다, 마음먹고 어둠에 웅크린 숱한 날
기어이 누구도 오지 않아 미완성의 번데기로 관 안에 박제 된 날
나비가 날개를 펴지 않으니 봄도 찾아오지 않아 나의 계절은 겨울에 멎었다
2015. 11. 29
소녀는 긴 밤 끝에
마침내 탈출에 성공했더랬다
손목에 피어난 검붉은 지옥 꽃 하나 꺾어들고
구만구천리 길을 훨훨 날 듯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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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가녀린 발목을 꺾어 넘어뜨릴
같은 집의 누군가도 없고
꺾인 발목 찜질해주며 한 소리 할
건넛집 누군가도 없다며
홀가분히 새와 함께 떠났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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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저승엔 지옥 꽃 한 송이 새로이 피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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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꽃 201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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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위 부유하는 먼지에 동화되어 함께 공기 속 흐르면
언젠가 구석의 먼지 더미에 도착할거야
그곳은 영원한 어둠일 테고, 그와 같은 잠에 들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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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유일의 꿈에 갇힌 그대와 헤어질 일도 없이
내가 꽃이 되고 향기가 되어 그대께 닿을 수 있겠지
2015. 12. 03
절망이 익숙해진 아이는 그 단어를 잊었다
본디 익숙한 것은 잊기 쉬운 법이라 했나
아이의 단어장에는 우울의 단어들이 지워진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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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가 삭을 정도로 깊이 스며든 절망이
익숙함으로 잊혀 지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작은 아이의 마음이 커질 때까지, 딱 그만큼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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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성장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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