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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미국 역사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지난 19편에서는 2차 세계대전 직후에 펼쳐진 냉전(Cold War)을 살펴보았는데요.
오늘은 '1950년대의 미국 역사'에 대한 썰을 풀어볼 예정입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1950년대는 굉장히 혼란스럽고 암울했던 시기로 손꼽히지만,
반면 미국의 1950년대는 전 산업 분야에서 눈부신 성장을 기록하고, 그로 인해 풍요로움이 넘치는 시기였습니다.
미국인들에게 풍요로움을 가져다 준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오늘은 그 비밀을 풀어보도록 할게요.!
Let's Go!
(오늘의 추천 BGM은 영화 '댐 버스터' OST인 The Dam Busters - Prague Philharmonic Orchestra)
▣ 미국의 안드로메다 급 성장의 비결
1900년대에 들어 미국은 두 차례의 '폭발적인 호황'을 누리게 되는데, 바로 1920년대와 1950년대입니다. 이 두 시기의 공통점은 뭘까요?
바로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라는 점이죠. 이렇듯, 전쟁을 통해 엄청난 경제적 성장을 이룩하게 되는 것을 전쟁 특수라 이야기하곤 합니다.
미국은 1/2차 세계대전을 통해 전쟁 특수를 누려 그 어떤 나라보다 눈부신 성장을 이룩하게 됩니다.
그 결과, 1945년에서 1960년 사이 미국의 총생산(GNP)는 2,000억 -> 5,000억 달러로 '250%'나 증가하죠. 또한, 암울했던 대공황 시절 동안 15~25%에 달했던 실업률은
1950년대가 되자 5% 미만으로 유지되었습니다. 바야흐로 이 시기의 미국은 유례가 없던 '대 황금기'를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 경제 성장이 안겨준 전리품들
: 소비 문화와 신박한 상품의 등장
이 시기 미국의 공장들은 호황을 누렸습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에게 월급을 두둑하게 챙겨줄 수 있었죠. 1950년대 중반에 이르자, 노동자들의 임금은 점점 올라 주당 8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당장 쓸 수 있는 여윳돈이 많아졌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점점 더 많은 소비재를 구매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미국 내에서는 '소비 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이 시기, 전 세계적으로 미국인들만큼 풍족하게 소비하는 나라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이러한 미국인들의 소비문화에 발 맞추어 새롭고 신박한 상품들을 많이 만들었죠.
가장 임팩트 있었던 상품은 뭐니 뭐니해도 '텔레비전(TV)'이었습니다. 텔레비전은 1930년대부터 등장하긴 했지만, 상업방송은 1950년대부터 매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194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TV는 라디오에게 매번 참패를 당했던 미디어였다는 것입니다. 미국인들은 TV가 대체 왜 필요한지 몰랐죠.
미국인들 왈
: "TV를 대체 왜 봐? 그걸 보려면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데.. 차라리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라디오가 백 배 낫다!!"
이런 잉여 취급을 받던 TV는 재미난 상업 방송이 생기자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 결과, TV는 1950년에만 400만 대 이상 팔렸으며, 1960년이 되자 전 가정의 90%가 TV가 보유하죠.
미국인들 왈
: "오~ 마이 갓! 미키 마우스 겁나 재밌네.. ㅋㅋㅋ얘네 모자도 판다는데 한번 사볼까?"
기업들은 그들의 상품을 가장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TV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TV 광고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여 광고 회사는 호황을 누렸죠.
<1950년대 미국 TV 광고>
1957년 제너럴 일렉트릭(GE) 광고인데
"전기로 더 나은 삶을(LIVE BETTER ELECTRICALLY)" 문구가 인상적이네요.
또한 사람들은 TV에 나오는 광고를 보고, 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상품을 사고 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한편, 미국의 거리에는 새로운 형태의 '식당'이 들어섭니다. 딕 맥도널드와 모리스 맥도널드 형제는 캘리포니아에 작은 햄버거 가게를 차렸는데, 파는 방식이 좀 남달랐죠.
기존의 식당들은 종업원이 음식을 손님에게 직접 전달했지만, 맥도날드 형제의 햄버거 식당은 '주방'과 고객 사이에 '창문'을 만들어 고객이 직접 햄버거를 주문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래서 손님들은 빠른 시간 내에 햄버거,케첩, 피클 두 조각의 '간단한 형태'로 음식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러한 편리한 운영 방식은 크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 결과, 1954년이 되자 맥도널드는 '프랜차이즈' 권리를 얻어 내며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맥도널드의 성공은 곧 '패스트푸드'라는 새로운 식품의 탄생을 알립니다.
▣ 첨단 과학과 의학의 발전
: 인간 삶의 질적 향상
미국의 1950년대는 텔레비전과 패스트푸드가 등장한 것 뿐만 아니라 '첨단 의학과 과학 기술'이 발달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의학'의 진보는 인간의 삶을 바꿔놓았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세균에 의한' 질병이었습니다.
당시 의학 기술은 몸속의 세균과 싸울 수 없었죠. 그래서 작은 상처라도 나면 세균에 감염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곤 했습니다.
구세주는 '페니실린'이었습니다. 1928년에 영국의 플레밍은 전쟁 부상자들의 상처를 소독하면서, 푸른곰팡이가 균을 녹인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는 푸른곰팡이에 페니실린이라는 이름을 붙였죠. 그러나 이때 발견된 페니실린은 실질적으로 박테리아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기엔 무리가 있어서 쓰이진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미국의 의학자들이 효능 만빵인 페니실린을 대량 생산하는 쾌거를 이룩하면서, 전 세계의 의사와 병원에서 페니실린을 널리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면역 의학 분야에서도 커다란 진전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백신'의 개발이었습니다. 백신은 세균보다 치료가 어려운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었죠.
18세기 후반에는 '천연두 백신'이 개발되었고, 1897년에는 '장티푸스 백신'이 개발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결핵과 소아마비는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남아있었죠.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전후로 결핵 백신인 BCG와 소아마비 백신이 개발되고, 널리 사용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결핵과 소아마비는 사실상 자취를 감추게 되었죠.
이러한 의학의 발전은 수명을 연장시켰습니다. 그리하여 평균 수명은 의학이 급속도로 발달된 1900년대 중반에 들어 25년 동안 5년이나 증가하여 71세로 늘어났죠.
의학의 발전과 더불어 벌레나 곤충을 잡는 '살충제'도 개발되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기간에 미국은 태평양 전쟁에서 모기로 인한 '말라리아'와
이탈리아 전선에서 이( Louse)로 인한 '티푸스'와 같은 열대 질병으로 곤욕을 치르는 중이었죠.
그런데 전쟁이 한창이던 1942년에 'DDT'라는 물질이 인간과 포유류에는 해가 없지만 곤충에 치명적인 것이 알려지면서 살충제로 쓰이게 됩니다. 그 결과, 수많은 미국 군인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죠.
▣ 베이비 붐과 현대판 서부의 등장
이처럼 첨단 의학과 과학이 발전하면서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거기다 1950년대부터 '베이비 붐'이 절정에 이르면서 미국의 인구는 1950년 1억 5,000만 명에서 10년 동안 20%나 증가하여, 1960년에는 1억 7,900만 명으로 늘어났죠.
이러한 베이비 붐과 폭발적인 인구 성장은 미국이 향후에도 세계 경제와 소비 시장의 주도권을 주도하는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또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50년대 이후부터 미국의 '서부'는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합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경제와 산업은 모든 면에서 동부가 서부를 앞서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서부에 수많은 댐과 발전소, 고속도로 등을 건설해 놓았습니다. 즉, 서부에는 발전할 수 있는 텃밭이 훌륭하게 있었던 것이죠.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서부에는 훌륭한 산업 도시들이 속속들이 세워졌습니다. 대표적인 도시가 바로 '로스앤젤레스(LA)'였죠.
LA는 서부 산업의 메카로 돌변했고, 심지어 미국 내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사업의 10% 이상이 LA에서 시작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미국 내 자동차 수가 급증하면서 석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납니다. 그래서 텍사스 주와 콜로라도 주의 유전이 개발되고 댈러스, 덴버, 휴스턴 등과 같은 곳이 대도시로 성장하게 되죠.
또한, 서부의 발달은 미국의 인구 지도를 바꿔 놓았습니다. 서부가 개발되자 중/동부에 살고 있던 미국인들은 캘리포니아의 따뜻한 햇볕과 살기 좋은 기후를 동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미국인들이 서부로 이주했고, 그로 인해 서부의 인구는 10년 동안 50% 이상이 증가하죠.
바야흐로 서부는 허허벌판 황무지와 촌뜨기 도시에서, 미국 경제와 산업을 주도하는 '중심지'로 변모하게 된 것입니다.
< 21편 예고 >
지금까지 1950년대를 전후하여
미국의 경제 성장과 그로 인한 변화를 이야기해 보았는데요.
피키 피플께서도 느끼셨겠지만,
이 당시 미국은 어느 한 분야가 집중적으로 발전된 것이 아니라 '전 산업'에서 다방면에 걸쳐 균등하게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인들의 삶의 질은 그 어떤 나라보다 높았고, 이 시기부터 세계인들의 의식 속에 미국은 점점 '최강대국'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죠.
그러나 이러한 성장과 풍요로움은 미국인들 '전체'를 포함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풍요로운 사회 저편에는 성장의 혜택과 동떨어진 채 여전히 힘든 삶을 살아야 했던 미국인들이 있었죠.
다음 편에서는 풍요의 바깥 영역에 있었던 사람들에 대해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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