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성근 눈썹을 엄지손으로 가만 쓸면
어릴 적의 모래시계 속 색 모래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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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너의 미간 위에서 속눈썹으로
핼쑥한 뺨을 지나
얇은 입술 위로
까만 머릿결 위로 흐른다
아침이 떠올라 보랏빛 사막 위에서 눈을 뜨면
우리는 그대로 세월에 갇힌 박제가 되어라
나비 / 2016. 02. 22
내가 너를 안고 네가 나를 안으면
그 사이로 구름이 피어오른다
우리는 무지개를 바라보며
내리는 눈을 맞고 있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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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밤에 서로를 잡으면
밤이 없는 하늘로 훌쩍 오르고
우리는 빗방울이 되어 내릴 터다
비와 당신/ 2016. 02. 26
수야
네 이름 석 자가 아름다운 까닭은
곱디고운 곡선이 담겨 있어서도
빼어난 뜻이 있어서도 맞지만
그저 이름이 너를 닮아서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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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야
네 이름은 너를 닮았다
불러도 불러도 내게 바다 같은 사람아
마르지 않을 그 이름이 내게 갈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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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2016. 1. 22
눈을 감으면 창 밖에는 하얀 밤이 번져 가고
그럼 하나 둘 밝았던 빛들이 꺼져간다
섬광 속에 장님이 되면 비로소 남는 네 얼굴
그렇다면 아마 애초 하얀 밤은 너였구나
백야/ 2016. 02. 22
내가 네게 시를 바칠 즈음에
나는 온 몸으로 사랑을 외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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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으로 가득찬 시라도
네 분홍빛 손에 쥐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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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잘 것 없는 내게는
시가 곧 목숨이요 삶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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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침/ 2016. 02. 08
그대 바닥을 헤맨다면 나는 계단이 되어 바닥 아래에 서겠습니다 <!--[if !supportEmptyParas]--> <!--[endif]--> 문 앞에 다다른 그대 뒤돌지 않고 가신대도 계단은 묵묵히 있을 뿐 <!--[if !supportEmptyParas]--> <!--[endif]--> 그러니 근심 없이 발 딛고 스소서 가끔 조용히 돌아보는 걸음만으로 행복할 계단이 바로 여기 있으니 <!--[if !supportEmptyParas]--> <!--[endif]--> 2016. 02.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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