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하이 (Epik High) - 잡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goodbye. 이제 그만해.
그 잡음소리 같은 말.
아무 말도 하지 말고
goodbye. 제발 그만해.
그 잡음소리 같은 말.
이젠 너의 목소리도.
이젠 너의 숨소리도.
내겐 사랑이란 그 말도,
그저 잡음으로 들리고.
처음엔 다를 것이 없었어.
우리 둘의 사이는
해와 달처럼 만나면 빛을 모두 삼키는
위대한 만남 그 자체. 다 반겨.
숨 막혀 질식할 듯
서로가 늘 당겨왔었지만
잘 조이던 그 사랑의 체인마저
녹이 쓸어 느슨해져만 갔네.
시간이 만든 균열에
눈물 새어 나갈 때,
다 알고 있었지만
그냥 모른 척 또 참아내.
두통 같은 거라 믿었어.
하루 밤 푹 쉬고 나면 다시 일어서.
비 내린 아침의 시원함처럼 개운해지길.
다툼의 먼지 따위
쓸려가길 빌었어.
더는 아무 말도 않는 게
더 나은 게 돼 버린 우리의 사이에
이제는 없어 남은 게.
그냥 먼발치 경치 보듯
하는 게 나을 거야.
알잖아. 이렇게도 다른데.
서로가 다르단 건
알고 있었지만 잘 버텨왔어.
우리가 눈물짓던 시간.
이젠 다 씻어내고 버리기만 하면 돼.
쉽잖아. 제발 들어줄래?
나의 비난. 마지막까지
미련 가득한 그 말투.
말 돌림이 내 속을
미치게 만들어.
내 외침 안 들리니?
이제는 없다, 이 끌림이.
예전 같지 않아서
아닌 게 아니라.
다 맘에 거슬리니.
때론 등 받침 같던 등도
이젠 벽이 돼.
달콤해 녹던 말들도
내 입엔 껌이 돼.
더는 적이 되기 전에
외로움 섬이 돼 남는 게 낫겠어.
떨어져버려 저 멀리에.
이런 내 말 넌 알지는 몰라도.
안 돼. 이건 짝도 없는 퍼즐만
모아놓은 풀지 못 할 숙제.
실타래. 엉켜버렸어.
방치한 병처럼 우린 썩어 멈춰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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