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크리스마스 이브, 창원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스물 넷 청년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간절히 물었습니다. “박근혜가 퇴진하면 내 삶이 나아질까요?”
회사 생활한지 4년이 되었지만 월급은 최저임금에 고정돼 있다고 했습니다. 세금 떼고 120 만원 받아 이것저것 떼이고 나면 10만원도 채 남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지만 결혼은 꿈도 못 꾼다고 했습니다. 미래만 생각하면 가슴 한 귀퉁이에서 슬픈 감정이 올라온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사는 얘기를 담담히 말하던 청년은 서러움으로 꽁꽁 싸맨 한 마디를 내뱉습니다. “저는 이대로 20년, 30년 살라고 하면 못 살 것 같습니다.” 끝날 기미도 없이 이어지는 고단한 삶에 절망하면서도, 선배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따낸 최저임금에 감사하는 착한 청년이었습니다.
그 영상을 보며 울었습니다. 그가 역사책에서 배운 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성과는 ‘최저임금’만이 아니었습니다. 노동자들의 국회의원도 있었습니다.
바로 접니다.
참 미안하고 부끄러웠습니다.
30년 전, 구로공단으로 향하던 마음을 다시 새깁니다. 그때처럼 두렵고 떨리지만, 그 때처럼 이 길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평범한 그 청년의 소박한 꿈, ‘열심히 일하면, 일한만큼 대가를 받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의당 19대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고자 합니다.
출마 선언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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