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필수!
w. 니가모르게 감아
한적한 어촌으로 이사온 날 이후로, 나는 비오는 날이면 무작정 해변가를 걸었다.
매섭게 서로 부딪히는 파도를 보면서 그렇게 걷다보면,
망해버린 우리집도, 절망속에사는 부모님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었다.
그 날도 추적추적 비가내리고 있었고, 파도는 평소보단 잠잠했다.
그 순간, 본것도 같다. 동굴 앞에 피어오른 무지개를.
1.강동원
동굴로 들어서자, 영롱한 에메랄드 빛의 작은 바다가 보였다.
동굴 속에 이런 바다가 있었나,
하는 순간. 그를 처음 보았다.
아름다웠다.
푸른빛의 바다와 대비되는 그의 하얀 피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듯이 찬란히 빛났으며,
오묘한 분위기의 그의 눈동자는 나를 줄곧 응시하고 있었다.
그가 여유롭게 헤엄칠 때마다, 잠잠하던 바다는 돌연히 파도쳤다.
무서워진 나는 도망치기 시작했지만, 동굴의 끝은 왜인지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그가 흥얼거리는 콧노래만이 고막 깊이 박혀올 뿐이었다.
나는 이성을 잃고 무엇에 홀린 듯 그를 향해 한 걸음씩 내딛기 시작했다.
"옳지, 착하다"
나는 옳지 않았고, 착하지도 않았지만
들을수록, 갈망하게 되는 소리였다.
2.서강준
동굴로 들어서자, 우물같은 바다가 있었고,
그 바다 한가운데에선 그가 나를 응시하고있었다.
마치, 날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수려한 외모와 하얗게 빛나는 그의 반라는 나의 눈길을 빼앗기 충분했지만,
그가 평범한 사람이 아님을 나는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그가 순수한 눈과 새까만 속으로 나를 홀리려 하는 것도 어떠한 짐작으로 알 수 있었다.
내가 뒷걸음질 치는 순간이었을까,
큰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그는 애걸하듯 나에게 질문했다.
"갈꺼야?"
대답은 이미 알고있는 듯한 여유로운 눈빛, 순진한 듯 불순한 눈빛,
볼수록, 갈망하게 되는 눈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