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필수!!ㄹㅇ
w.니가모르게감아
1.강동원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내장이 꼬여가는 듯이, 뇌가 녹아 내리는 듯이, 그의 눈빛은 아찔하게 내 몸 전체를 훑어 나갔다.
이상하게도 불쾌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짜릿한 기분마저 들게했다.
그래, 첫만남치고는 그의 인상처럼, 꽤나 강렬했다.
"너구나, 반가워."
귀한집 도련님 답게 사람을 깔보는 듯한 말투와 눈빛은 역시 예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백옥같이 고운 피부, 양복을 따라 떨어지는고운 몸선, 기다란 손가락까지 뻔하디 뻔한 '부잣집 도련님'에 지나지 않지 당신은.
이번에도 똑같을 거야.
"안녕하세요, 도련님."
대부분의 소위 잘사는 도련님들은 나같은 하녀한테는 관심 따위 없다.
말이 좋아 하녀지, 나는 그냥 노예. 물건. 그들만의 사치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으니까.
그런데, 크고 아름다운 눈을 가진 당신은 꽤나 나를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퍽, 재수없다.
그들의 시선은 항상 내가 닿지도 못할 꼭대기에 있기에.
"당돌하네, 맘에 들어."
하지만 나 또한 그에 대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래, 반항이라면 반항이었다.
그의 냉소적이고 가소로운 미소와 미울만치 곱게 올라간 입꼬리는 그만큼 자극적이었다.
그는 느릿한 몸짓으로 나른하게 관찰이라도 하는 듯 내 주변을 빙빙 돌기 시작했다.
가느다란 그의 손가락은 내 목 어딘가에서 시작해 어깨를 돌아 허리 어디쯤까지 다다르며 나를 놀리는 듯 간지럽혔다.
"후.."
의도치 않게 참아진 숨을 나는 그제서야 내뱉었다.
눈앞엔 나와 눈을 맞춘 그가 보였다.
"나랑 오늘 자자."
메두사라도 마주친 듯 시선과 함께 몸이 굳기 시작하고, 손이 덜덜 떨려온다.
어쩌면 그와 처음 눈이 마주친 순간부터 이 말을 기다려왔는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 숨을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 그는 내 턱을 당겼고, 그의 눈은 사냥감을 발견한 맹수의 눈처럼 호기롭게 빛났다.
"그게 네 첫번째 할 일."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는 듯,
나를 범하는 그는 내 입술에 이어 숨결까지 앗아갔고, 내 몸전체를 탐하며 여유롭게 군림했다.
2.주지훈
푹푹찌는 여름이었다. 앞마당엔 햇살이 가득했고, 새들도 더위에 지쳤는지 더이상 울음소리조차 나지 않는 고요한 낮이었다.
곧 소나기가 내릴 모양인지 습하기까지 했다.
한낱 하녀 앞에서도 품위를 항상지켜오던 도련님마저도 맞은 날씨에 굴복하여 거의 반라의 모습으로 집을 활보했다.
집안에서만 매일을 보내는 나에게 그의 탄탄한 상반신은 꽤나, 볼만한 눈요기거리였다.
"찬물로 목욕할 거니까 물 좀 받아놔."
톡톡쏘아붙이는 그의 특유의 어투는 더위를 먹어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평소에 늘 하던 일이지만, 괜히 반라의 그에게서 명령을 받으니 왠지 모르게 얼굴이 달아올랐다.
더워서, 더위를 먹어서 그런 것이리라.
"아!"
한창 목욕을 하던 그의 소리에 놀라 나는 문을 박차고 욕실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욕실은 차가운 물로 인해 한기가 서렸고, 그의 얇은 입술에서는 피가 흥건히 흐르고 있었다.
"이빨 하나가 너무 뾰족해서 자꾸 찔려. 어떻게 좀 해봐."
욕조안에는 그의 하반신이 잠겨져있었고, 그위로 탄탄한 그의 상반신이 내 시선을 앗아갔다.
향긋한 향기가 그의 몸 전체에서 났고, 물기를 먹어 촉촉한 그의 머리칼에서 똑똑 물방울이 떨어졌다.
한기로 인해 몸서리가 쳐졌지만,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고, 그의 입술에 닿는 내 손가락은 감각을 잃어버린 듯했다.
서걱서걱 이를 가는 소리와 숨소리만이 정적만이 가득한 욕실을 채웠고, 그의 숨결이 내 볼가 언저리에 느껴지면서 감히 나도 모르게 가슴이 떨려왔다.
심장이 밖으로 터져나올 것만 같은 기분이 이런 걸까.
"다 됐어요, 도련님."
나는 황급히 이 욕실을 벗어나고 싶었다. 목소리는 떨려왔고, 다리는 머지 않아 풀려버리고 말 것이 분명했다.
내 심장 소리가 둥둥 적막속에서 울릴 것만 같은 꽤나 위험한 순간이었다.
"들어올래?"
드디어 문으로 한 걸음을 떼는 순간이었을까, 야릇한 그에게서 나의 시선을 거둔 순간이었을까.
차가운 그의 손이 달아오르는 나의 손목을 위협적으로 움켜쥐었다.
위협적인 손놀림과는 대조적으로 그는 아이처럼 순수한 표정으로 나를 유혹하고 있었고, 나는 그런 그를 거부할 용기조차 없었다.
"같이 씻자. 벗어."
아찔하게 휘몰아치는 그의 말은 결코 순수한 의도가 아닌게 분명했다.
이윽고 그에의해 내 옷고름은 힘없이 풀어졌고, 차가운 욕조 안에서는 우리 둘만이 뒤엉켜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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