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생후 한 달 된 아기가 새로 산 분유를 먹은 지 이틀 만에 설사와 구토를 해 병원에 갔습니다.
나중에 보니 분유통에 녹이 슬어 있었는데, 녹이 생긴 원인을 두고 소비자와 업체 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형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월 말 국내 유명업체에서 만든 분유를 산 강 모 씨.
생후 30일 된 딸이 먹을 거라 고르고 골랐는데, 이틀 만에 아이에게 이상한 증세가 생겼습니다.
[강 모 씨 / 아기 엄마 : 몸을 똬리 틀면서 막 악을 지르는 거죠. 하루에 일곱 번씩 설사를 막 쏟아내는 거예요. 잠을 아예 못 자고, 먹는 게 있으면 먹으면 다 토했어요.]
구토와 설사가 멈추지 않자 곧바로 동네 병원을 찾았고, 대학병원으로 옮겨 일주일 남짓 입원까지 했습니다.
출생 이후 건강하기만 했던 아이, 병원에선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위장염과 결장염에 걸렸다고 진단했습니다.
설마 하는 마음에 분유통을 살펴본 강 씨는 화들짝 놀랐습니다.
황토색 안전 캡 아래에서 녹가루가 번져 나와 분유와 섞여 있던 겁니다.
[강 모 씨 / 아기 엄마 : 분유 때문일 거라고는 몰랐으니깐, 왜 이러지…. (혹시나 했는데) 녹가루가 보이니깐, 설마 먹었겠어 했는데 주황 색깔 가루처럼 아예 가루가 다 있는 거예요. 먹은 거예요. 분유 안으로 (떨어져서)….]
분유에 얼마나 섞여 들어갔는지 알 수 없어 불안감은 더 컸습니다.
[김 승 /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 소화기 영양과 교수 : (금속 성분은) 과량 흡수됐을 때 소화기 부작용, 구토, 설사, 복통 이런 것들이 있을 수 있고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나 싶어 업체 측에 항의했지만, 이해할 수 없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강 모 씨 / 아기 엄마 : 사람들은 철을 섭취하며 살아가야 하니깐 먹어도 상관없대요. 근데 그게 영양제로 먹을 수 있게 제조돼서 먹는 철(철분)이랑 녹이 슨 철이랑은 다른데도 그게 같다고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해당 업체 측은 YTN 취재진에게 분유 가루에서 유해한 수준의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제조 공정 문제는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YTN 이형원[lhw90@ytn.co.kr]입니다.
[앵커]
분유 업체 측은 소비자 과실이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가습기를 틀어놓거나 극소량의 물방울만 닿아도 분유통에 쉽게 녹이 슬 수 있다는 건데,
아이 키우는 집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이어서 김대겸 기자입니다.
[기자]
업체 측은 100% 무결점 공정을 자신하며 소비자가 잘못 보관했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녹가루 문제가 불거진 이후 자체 실험을 했다며 YTN 취재진에게 결과를 보내왔습니다.
가습기 가동 환경을 설정한 뒤 분유통 상단에 5ml 물을 뿌리고 뒀더니 사흘 만에 녹이 슬었다는 겁니다.
제대로 말리지 않은 분유 스푼을 거치대에 끼워둔 채 습도 높은 환경에 노출한 탓일 수 있다는 건데,
아이 부모 측은 그렇게 사용한 적도, 가습기도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강 모 씨 / 아이 엄마 : 집에 가습기도 없고 공기청정기가 있고, 공기청정기도 안방에만 있어요. 분유는 부엌 선반에 보관해요. 노란색 뚜껑까지 다 닫고 가루 턴 다음에 위에 뚜껑에 엎어놨었어요. 그 쇠를 못 믿어서 그 위에 올리진 않았고….]
설령 가습기가 있다고 해도 분유통에 쉽게 녹이 생긴다면 분명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김희정 / 생후 10개월 아기 엄마 : 며칠 만에 녹이 슬었다면, 어떤 식으로든 (업체가 주장하는 대로) 소비자의 잘못으로 물이 들어가서 (며칠 만에) 녹이 슨다면 이 세상에 나오는 시중에 파는 분유를 어떻게 먹이겠어요? 그렇죠? 못 먹이죠.]
이에 대해 업체 측은 다른 회사들의 분유통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업체 측은 YTN의 공식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면서 부모들이 엄청난 액수의 보상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관련 자료를 받으면 사건을 면밀하게 살펴본 뒤 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김대겸입니다.
https://news.v.daum.net/v/20190507045702864
뉴스에나온 이 세상 무엇보다 깨끗하고 귀한 것만 이라는 문구를 찾아보니 ㄴㅇ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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