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나랑 내 짝남은 제주도 살어 ㅋㅋㅋ
제주도도 막상 와 보면 서울이랑 별 차이 없는 대도시지만
그래도 우리 둘은 좀 음...바닷가 마을 변두리에서 산다고 해야하나 우리 둘이 사는 고등학교가 전교생 합쳐서 500명 겨우 되는 그런 학교고
우리 둘 다 작은 동네에서 같이 자라서 그런지
같은 유치원 같은 초등학교 같은 중학교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얘를 처음 좋아했던 건 초등학교 4학년.. 그니까 11살땐 데
솔직히 그 나이 땐 막 어제는 얘 좋아했다가 오늘은 또 쟤가 눈에 들어오고 막 그런 나이대잖아
나도 처음에 딱 걔가 친구 이상으로 좋다고 느꼈을 때
그래도 뭐 하루이틀 있으면 맘이 접어질 줄 알았지 ㅋㅋㅋ
근데 그 하루이틀이 벌써 9년차가 돼버렸다..
아직 성개념에 대해서 개념이 확실히 안 정해져 있던 때라서 그런지
내가 남자를 좋아하나? 이런 의심도 별로 충격적이거나 하지 않았어 ㅋㅋ
볼 거 못 볼 거 다 본 사이고
이 세상 그 누구보다 더 많이 걔를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도 있는데
이젠 자신이 없어졌어.
얘가 나를 안 받아줄까봐서가 아니라
그냥 내가 정말 살면서 내 맘에 들이는 사람이 얘 하나 뿐이면
혹시나 얘가 날 떠나 갔을때 내가 너무 감당할 수 없이 아파질까봐 진짜 너무 겁이 나고 자신이 없더라
그래서 너무 늦기 전에 끊기로 했어.
더 이상 우정인 척 친구로서의 감정인 척 하면서 걔를 보는 게 불가능해지기 전에 그냥 맘 접을라고 ㅎㅎ
오늘 우리 둘 다 고등학교 졸업했는데..
그 졸업하기 전에 학교 교지? 같은 거 나오잖아
거기서 반 별로 돌아가면서 반 애들한테 롤링페이퍼를 적는데
걔한테 무슨 말을 해 줄까 졸업하기 전부터 한 달동안 고민하다 겨우 적은 게
'보고싶을거야' 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섯 글자 적는데 맴찢 엄청나더라..
나는 대학교도 그냥 제주도에서 다닐 거고
걔는 서울에서 다닐 거라서 헤어질 수 밖에 ㅠㅠ ㅋㅋㅋㅋ
어떻게든 맘을 결정하긴 했는데 좀 심란하긴 하다
걔를 어떻게 잊어야 할까 도와주라 우동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