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밍아웃을 하려던 게 아니라, 아웃팅 때문에 학교폭력까지 얽혀서 어쩔 수 없이 얘기했어야 했거든
처음엔 당황스러워 하시면서, 엄만 괜찮지만 아직 네가 어려서 흔들리는 걸 수도 있으니까 잘 생각해보라고, 아무렇지 않게 인정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그러셨어.
그 뒤로도 내가 동성 연예인 누구 좋다, 예쁘다 이런 얘기하면 표정 안 좋으셨었거든
그래서 솔직히 속상했었어
근데 점점 받아들이시는 것 같더라고, 그러면서 자기가 자랄 땐 이런 것들이 있는지, 가능한지 아예 인식이 없었다고
그래서 처음엔 당황스러웠는데 그게 무엇이든 사람대 사람이니까 괜찮다고 말씀해주시더라
근데 오늘 대학가 걷는데 왠 아줌마가 엄마 잡으면서 동성결혼 반대 서명하고 가라는 거야
순간 당황했는데
엄마가
"전 찬성하는데요?"
그러시더라
아줌마가 남자들끼리 그럼 에이즈도 걸리고 어쩌구 막 얘기하는데
엄마가 틀린거 다 지적하시면서
"에이즈가 동성간의 성접촉보다 이성간의 성접촉에서 감염 비율이 높아요. 아주머니 결혼은 하셨어요? 아주머니가 더 위험한거 아세요? 그리고 여성간 성접촉에서는 에이즈 감염환자 없어요."
하시니까 아주머니가 막 어버버 하더니 도망가시더라고
엄마가 막 웃으면서 남자들이 성매매 하는 게 더 문제라고 그러시는데
이런거 찾아보셨나 싶다가도 우리 엄마 너무 멋있고 고맙더라
막 울고 싶었는데 꾹 참고 엄마 손 잡고 장까지 보고 집 왔어
아웃팅으로 받은 상처들 어쩌면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