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술 하거든 그래서 재료비가 꽤 들어(드로잉 하는데 쓰는 연필 한 다스만 해도 만원 정도야...그거 진짜 금방 씀 2주면 다 써) 그렇게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집이 그렇게 막 넉넉한 것도 아니라서 솔직히 나는 좀 미안한데 그냥 나한테 투자하는 거에 진짜 망설임 없이 마구 밀어주시는구나 할 때 진짜 너무 울컥 하거든 얼마 전에 사생대회에 나갔어 그렇게 큰 대회는 아니고 며칠 하는 작은 지역 축제 옵션 중 하나 같은 대회였어 올해 처음 하는 거라 규모도 작았고 난 외부 대회 그 때 처음 나가보는 거라 걍 경험+운 좋으면 상품권 목적으로 가볍게 나간 거였는데 내가 화판(종이 대는 판)을 깜빡 한거야 어쩌지 하면서 발 동동 구르는데 아빠가 옆에서 내가 그러는 거 보더니 바로 집에 갔다 오시더라 왕복 한시간이 넘는 거리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솔직히 나는 그 대회 걍 포기하고 나와도 별 상관 없었거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면 걍 안가야지 ㅇㅅㅇ 이러고 있었는데 그뿐이 아니라 내가 그림 그리는데 화판 눕혀서 하는 게 불편해보였나봐 주변에 학원에서 온 애들은 휴대용 이젤 설치하고 하는 애들 많았거든 아빠가 갑자기 사라지더니 한 30분쯤 있다가 휴대용 이젤을 들고 오는 거야 나는 휴대용 이젤 없고 그 장소에서 주는 거라고는 종이밖에 없으니까 고새 그걸 나가서 사오신 거야 와 내가 그 때 진짜 너무... 그 이젤이 비싼 건 아니야 급하게 사온 거니까 싼 거 사온 거 같은데 그냥...ㅋㅋㅋㅋㅋㅋ 뭐라 해야하지 아 눈물이 핑 돌더라 지금도 생각만 해도 좀 울컥해 화판 없어서 한시간 까먹고 허둥지둥 그리다가 결국 그림 망쳐서 결과는 썩 별로였지만 그 날 나름대로 많은 걸 얻은 기분이었어 그리고 더 최근에 내 화구에 문제가 생겨서 거의 전부 새로 사야하는 일이 생겼거든 엄마가 50만원 훅 긁으시는데 와 그게 그렇게 쉽게 지를 수 있는 돈인가...? 내가 좀 너무 미안해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울컥하더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효도하고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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