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은 기니까 자를게! 되게 화나는 일 있어서 친구 자취방에 왔어 잠깐 신발 정리하러 였나? 문 앞에 있었는데 그 순간에 뉴스에서 문에 있는 렌즈를 앞으로 막고 지내자는 캠페인 같은 게 나오는 거야. 아무 생각없이 손가락으로 렌즈를 막아봤는데 막자마자 누가 문을 미친듯이 두드리는 거야 진짜 미친듯이 계속 두드렸음 계속계속계속...그렇게 한 십 분쯤 두드리다가 날카로운 걸로 뭔가를 미친듯이 긁는 소리로 바뀌었어 벅벅벅벅벅 이런 소리가 나길래 아 렌즈를 뚫으려고 그러는구나 생각했어. 그 와중에도 손으로 렌즈를 막고 있었는데 한참 지나니까 이러다가 렌즈 깨지는 거 아냐? 하는 생각이 들었어. 렌즈가 뚫리면 나도 다치고 문 앞의 사람을 대면 해야하잖아 이 사람은 진짜 사이코다 싶어서 소리 안 나게 걸 수 있는 이중 잠금장치를 다 걸고 렌즈를 막고 있던 손가락을 확 떼고 방으로 들어왔어. 방 문도 잠그고 경찰에 전화했는데 손이 벌벌 떨렸고 전화걸었는데 잘 안 걸렸어. 그러다 겨우 걸었는데 경찰이 어디쯤이냐 이런 걸 물어보더라고. 근데 목소리가 좀 귀찮다는 듯? 늘어지는 목소리였음. 빵같은 걸 먹고 있는지 음식 먹는 소리가 났고. 친구한테 주소를 물어서 말해줬더니 그러고 보니 그 주위에 원룸에 무슨 일 있다는 얘기 없어요?이렇게 물어보는 거야. 그래서 내가 다급해져서 무슨 일 있다고. 어떤 사람이 문을 열려고 미친듯이 두드리다가 무슨 기구같은 걸 써서 문을 열려고 한다고 빨리 와주시면 안 되냐고 울었어. 벅벅긁는 소리는 계속 들리고 진짜 겁나고 무서웠거든..경찰은 그 말을 듣고도 그 주위엔 식당가라 싸움만 조금 나고 그런 일은 없을텐데~이럴게 말하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경찰한테 지금 와주시기만 하면 내일이든 바로 이사갈테니 제발 와주세요. 말하는 중에 문이 열려서 옆에 있던 친구 죽고 나도 죽었음. 깨면서 제발 와주세요. 잠꼬대처럼 실제로 말하면서 깼는데 진짜 또박또박 간절하게 말해서 아직도 생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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