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돈 때문에 미칠 거 같아 재수생이거든
돈 없는데 재수를 어떻게 했냐고 하면 내가 공부를 정말 잘했는데 수능을 말아먹었거든
그래서 엄마가 설득해서 재수하고 있어
근데 하루하루가 지옥 같아
당연히 재수학원은 안다녔지만
공부하느라 나간 대성 프리패스 비
초반엔 친구들이 덜 푼 문제집 받아 썼는데
그걸 제외한 인강 교재 몇 개와 문제집 다 쓰고 난 뒤 사야 할 교재
그리고 논술 전형료랑 수능원서료 모의고사 원서료
돈이 너무 많이 나갔어
너무 죄송스러워서 내가 한 번에 갔으면 안 들었을 돈인데
그걸 생각하면 견딜 수가 없어
있잖아 믿기지 않겠지만 우리집 한 달에 고작 100만원 벌어
사실 더 적게 벌 수도 있어 아빠가 집에 생활비를 잘 못보내거든
빚은 산더미고 아빠는 집 나가서 살아
어디서 일 하는지 안가르쳐줘 내 생각엔 일용직인 거 같아
한 번씩 인티 보면 거의 다 넉넉하고 잘 사는 거 같은데
부족하다는 거 볼 때마다 더 자괴감 들고
더 죄스럽고 그래
하지만 당연하게 생각해 상대적인 거니까
누가 보면 우리집도 잘 사는 거겠지 근데 너무 힘들어
내가 제일 해보고 싶은 게 뭐냐면
뭐 사먹을 때 만원 이하로는 걱정 안하는거야
명량 핫도그 하나에 1500원 하는 거 고민 안하고 먹고싶어
아 그냥 돈 쓰면서 조금 쓸 때는 걱정 하나도 안하고 싶다
논술 치러 가는데 돈은 왜 이렇게 많이 드는지
기차값하며 버스값하며 숙박비 하며
숙박비가 너무 쎄서 24시 카페에서 밤새려다가
엄마가 시험 치기전에 그러면 안된다고
몰래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 예약 해뒀더라고
아 진짜 안그래도 되는데 나한테 돈 많이 안 써도 되는데
내가 지금 생활비 다 축내는데
정말 그만 하고 싶다 이런 생활
빨리 의사 돼서 남들처럼 자연스럽게 장보고
엄마 아플 때 마다 병원 데리고 가고
작은 돈에 벌벌 안 떨고 살고 싶어
솔직히 의사 되려는 이유는 그거 밖에 없어
우리 엄마 아플 때 나만 찾아 오면 된다고 말해주고 싶거든
우리 엄마 아빠를 내 손으로 지키고 싶어
그리고 돈도 많이 벌고 싶어
근데 일주일 남았는데 너무 힘들다
죽고 싶단 생각은 없어 너무 억울해서 그냥 힘들어
그냥 딱 지금 이 글 쓸 때까지만 힘들어해야지
딱 여기서 끝내야지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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