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진짜 인싸대장에 공부도 교내활동도 대외활동도 열심히 하고 외모관리도 잘했고 막 쟤 진짜 웃기다 성격 좋다 입 무겁다 진짜 괜찮은 애다 하면서 인기도 많았거든 인간대 인간으로서도 근데 대입을 진짜 망했어 예체능이라서 입시에 불확실성을 떠안고 있었지만 이렇게 망할 줄은 몰랐지 정말 맘에 안 들었지만 내가 성격상 어디서 적응 못할 리가 없었고 거기서 나름 좋은 걸 찾아서 만족할 거란 생각에 일단 진학을 했다? 근데 생각보다 더 안 좋았어 인생 노잼 시기 찾아오고 우울증도 생겨서 병원도 다녔거든 심한 건 아니었는지 지금은 좀 낫긴 한데 아무튼 그래서 결국 자퇴했어 근데 난 너무 무력감을 느끼는 거야 대입에 대해 그렇게 목숨 걸어 12년을 보냈는데 결국 그림 한 장으로 내 모든 잠재력이 평가되고 내 급이 매겨지는 건가 진짜 웃긴다 자기들이 뭐라고 그 한 장에 그 사람의 잠재력을 보지 근데 대학을 꼭 나와야 할까 대학을 나와야만 예술을 할 수 있는 건가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더라고 그리고 내가 과제로 누구 입맞에 맞춰 창작하는 걸 제일 힘들어했는데 그걸 직업 삼을 수 있을까 이런 걱정도 있고 그래서 그림은 취미로 하자는 결론 내고 공시 준비하고 있거든 내가 좋아하던 일이 싫어지면 삶이 정말 무력할 것 같아서 근데 내가 준비하는 게 경쟁률 낮은 지방직이야 빨리 붙고 돈 벌어서 하고 싶던 그림 하려고 그런데 내가 평생 새로운 또래들이랑 접점이 없을까 봐 무서워 지방이다 보니까 젊은층이 없기도 하고 대학 동기들이랑은 별로 안 친해 내가 학교에 얼굴 비춘 날은 한 달 정도가 전부라서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진짜 자주 만나고 놀았는데 본가 오니까 걔네도 먼 거야 다 서울에 있으니까 그래서 지금 알바하면서 만난 애들이랑 잘 놀고 잘 지내고 있긴 한데 가끔 부러운 거야 대학 동기들이랑 노는 얘기 어디 놀러간 얘기 이런 거 말이야 난 자퇴 이후론 평일알바고 공부하느라 놀러가거나 술배 뜨고 이런 게 다 몇 개월 전이니까 막 할로윈 파티 하고 모여서 잘 놀고 하던데 부럽더라 또래들이 주변에 많아서 가능한 거잖아 난 여기 또래도 없고 친구도 없어서 하고 싶어도 못 하는데 더군다나 새로운 친구는 더더욱 없어 막 자연스럽게 친해지면서 호감 생기는 연애 이런 것도 없겠지 근데 공시 붙어도 뭐 또래들이랑 웃음꽃 피우면서 맘껏 웃을 일은 없잖아 위에서 말한 자연스러운 또래와의 연애 같은 것도... 일하는 거기도 하고 또래도 없으니까 그래서 그냥 가끔 무서워 내가 앞으로도 쭉 젊을 때 패기 넘치던 추억 맘껏 놀고 뛰어다니던 추억 없이 살까봐 어쩌다 성격도 이렇게 변하고 인맥도 협소해졌는지 모르겠다 ㅋㅋ 한숨만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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