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보고 얼굴이 취향이라 만났는데 실물이랑 다르면 정 떨어지겠지...?😭

소개팅 어플에서 만난 사람이 있는데 내가 사진에다가 뽀샵을 좀 하기도 했고 그 분은 전화하면서도 나 너무 예쁘다고 해주시고 정말 안 봐도 예쁘다 뭘 해도 너무 예쁘게만 봐주시고 기대하시니까 진짜 내 쪽에서 너무 양심에 찔리고 불안해...ㅠㅠㅠ 

눈 간격 줄이고 얼굴형도 좀 손보고 (광대가 있어서ㅠㅠ) 다크서클도 없애고 눈 좀 키우고 한 건데 사람들 말로는 실물이랑 별 차이 없다고 그러긴 해 근데 내가 생각할 때 차이가 별로 없는 건 아닌 것 같거든...? 하...ㅠㅠㅠㅠ 

내가 실물은 진짜 사진이랑 다르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농담으로만 생각하시는 것 같고 내가 통화로도 자신감 없어하니까 계속 혼자만 그렇게 생각하는거다 하고 부둥부둥 해주시는데...ㅠ 

남자 쪽에서 엄청 실제로 만나고 싶어하고 날 너무 좋아해 주시니까 실제로 봤을 때 기대했던것보다 이하면 날 이상한 사람으로 보고 기분나빠할까봐 갑분싸될까봐 벌써부터 너무 무서운데 어떻게 하지...ㅠㅠ 나도 이 분이 너무 호감이고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더 불안한 것 같아...ㅠㅠㅠ  

조언 좀 해줄 수 있을까...ㅠㅠㅠㅠㅠ

[익인1]

사진을 찍으면 3D인 얼굴이 2D로 바뀌어. 그래서 실제일 때 별로 사각같지 않은 턱도 사진을 찍으면 앞턱과 동일 선상이 놓이기 때문에 훨씬 사각처럼 보여. 눈 양 옆도 원래는 뒤로 빠지는 선인데, 사진을 찍으면 여백처럼 넓게 보이지. 그래서 상대적으로 눈이 작아보이거나 답답해보일 수 있어. 렌즈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그니까 자신감 가져. 아마 다른 사람 눈에 크게 차이가 없다고 하면, 진짜 없는 걸거야. 그리고 쓰니!!! 원래 사진에 그 정도 필터는 씌우는거고!! 좋아하면 그 필터가 눈에도 자동으로 씌워져!! 그걸 콩깍지라 그래!!! 니 매력으로 콩깍지를 씌워봐!!

[글쓴이]

익인아 진짜 나 보고 울뻔했어 너무 고마워ㅠㅠㅠㅠㅠㅠ... 이렇게까지 긴 댓글을 보게 될거라는 생각 전혀 안 했는데 정말 너무 놀랐고 또 진짜 큰 힘 됐어ㅠㅠ 내가 자존감이 많이 부족해서 한평생 남들 시선에 얽매여 사는게 너무 스트레스였는데도 이걸 고치려고 노력해도 노력해도 극복이 어려운거야 특히 대학 들어오니까 더 압박이 커지더라...ㅠㅠ
그래서 어느새 돌아보니 나 자신이 사람 많은 곳을 자꾸 피하게 되고 어느 순간부터 내 고유의 빛을 잃고 있는 게 너무 잘 느껴져서 무서웠어ㅠㅠ 에구 말이 너무 길어졌다 공감해주니까 괜히 울컥해서...ㅎㅎㅠ 익인이가 조언해준 것처럼 조금 사진보다 못생겼더라도 신경 안 쓰고 자신감 가지도록 노력해볼게 정말 고마워 앞으로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랄게😊

[익인2]

자존감이라는 게 참 어렵지,, ;ㅅ; 책을 읽는다고 아는 게 많아지는 것도 아니고,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니,,, 나를 사랑하라는 말은 뜬구름 잡는 소리인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정말 내가 나를 믿어주지 않으면 아무도 없어.
사실 이거 엄청 중요한 내용인데, 참 어렵지 않아,,? 그래서 말인데, 앞으로는 내가 있다고 생각해줘.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내가, 너를, 아주 많이 응원해. 정말 많이, 응원해. 나는 너를 이 댓글 한 번으로 만났지만, 엄청 따뜻했거든. 그래서 계속 사랑하고 응원할 생각이야. 그러니까, 너는 네 자존감 걱정하고 올리려고 노력하고 할 필요 없어. 내가 널 대신 사랑할거니까.
오늘도 좋은 밤 되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