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된 카테고리 만화/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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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현재 시각 21시 58분, 미야기 현의 센다이시에 2급 괴수가 출몰했다는 급보가 전해졌습니다. 도쿄 인근 지역에 나타난 1급 괴수로 인해 인근에 위치한 사무소의 센티넬들이 대부분 도쿄로 파견을 나간 상황인지라…….」
P.M 11: 27
아─
언제 기절했는지 조금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급하게 눈을 떠 주변을 살펴보니 구급차 안이었다. 그리고 시야를 확보함과 동시에 통각이 찾아왔다.
“흐…….”
아파, 아프다고. 왜 이렇게 아픈 거야.
비명을 억지로 삼킬 때마다 입에 달린 호흡기에 부연 입김이 서렸다. 왜 거추장스럽게 이런 걸 내 입에 달아놓은 거야? 숨이 답답하잖아. 불편해, 불편하다고.
이성을 갖추기도 전에, 짜증과 서러움이 대번에 몰려왔다. 나는 덜덜 떨리는 팔을 들어 옆에 앉아 있던 구급대원이 무어라 하든 말든 호흡기를 거세게 움켜쥐었다.
그런 내 손을 덮는 서늘함에, 잠시 멈칫했다.
“놔.”
익숙한, 강압적인 명령이었다.
나는 두어 번 눈을 깜빡이다가 고개를 저었다. 나는 호흡기의 불편함에 대해 호소하려 입을 벙긋거렸다. 무감정한 어조에 왜 서러움이 북받쳤을까.
눈가가 젖어버린 건 순식간이었다.
시야가 흐릿해졌으나 그 애, 그러니까 시라부가 서늘하게 내려다보는 건 선명하리만치 눈에 들어왔다. 시라부는 입만 벙긋거리는 내가 못내 거슬린다는 듯,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만 잘근잘근 씹었다.
저건 시라부의 버릇이었다.
나와 파트너를 맺은 지 4년 만에, 성인이 되면서 그 애는 담배의 끝을 입에 물었다. 스물두 살이었으나, 여전히 예쁘장한 소년 같아 보였기에 담배라는 기호품이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또 네 멋대로 상부에 보고하는 것 없이 나왔지?”
순식간에 일그러뜨린 낯을 한 시라부가 호흡기를 잡은 내 손을 거칠게 떼어냈다. 언제고 차갑기만 한 손이였지만, 그마저도 아쉬워 손을 움찔거리자 그가 차갑게 일갈했다.
“너, 2급 괴수한테 복부가 뚫렸어. 심지어 파트너 가이드인 나한테는 ‘괴수 출현’이라는 달랑 문자 하나 보내놓고서.”
시민의 안전이 우선이라서 어쩔 수 없었다.
난 센티넬이니까 혼자서라도 괴수를 막으면서 시간을 끌 생각이었다.
“……내 가이딩이 끝나고 정신 차리면, 넌 또 그딴 같잖은 변명을 말이라고 내뱉겠지.”
다 거지 같아. 널 만난 이래로 모든 게 끔찍하기 짝이 없어.
말에 날이 서 있었다. 그러나 날카롭진 않았다. 물렁하기 짝이 없는 날카로움으로 어떻게든 내게 상처를 내려는 발악으로만 느껴졌다.
끝내 흠집 하나 내질 못했으니.
그제야 통각이 조금 가셨다. 눈물 한 점 없이, 건조하게 나를 내려다보는 시선이 잘게 흔들렸던 탓이었다.
결국 그 애의 위태로움에, 난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을 겨우 들었다. 그리고 조금은 뜨거운 내 온기로 얼어버린 그 애의 손을 약하게 잡으며 잠에 빠졌다.
그렇게 나는 시라부의 날선 말을 모조리 잊었다.
#02.
「센티넬에게 가이드란 존재는 절대적 유일무이의 존재죠. 그에 반해 가이드에게 센티넬은, 좋게 말하면 믿어도 되는 내 편, 뭐 그 정도랄까.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종속 노예’ 혹은 ‘언제든 버릴 수 있는 패’라고 봐도 무방하죠. ‘불평등’이란 단어는, 그 둘의 관계를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단어일지도 몰라요. 어쩌겠어요. 태초부터 인간은 공평에 익숙지 않은 존재인데요.」
흐으─
젖은 입술이 열리자 여린 울음이 터져 나왔다. 신음과도 같은 울음이 낯설기 짝이 없어 입술을 앙 다물었다. 그러자 굳은살이 박인 엄지가 아랫입술을 가차 없이 눌렀다.
열어.
까슬한 감촉이 벌어진 치열 너머로 들어와, 혀를 잡았다.
가증스러운 네 혀를 찢기 전에.
동시에 까맣게 점멸된 의식 새로, 눅진한 몸이 거세게 뒤흔들렸다.
아, 아─!
움켜쥔 혀가 어눌한 신음을 흘렸다. 한계까지 벌어진 허벅다리가 달달 떨렸으나, 몇 번이고 나를 삼키는 몸짓에 그저 흔들릴 뿐이었다.
맞붙잡은 손, 녹녹한 땀, 차가운 살갗.
그 애를 둘러싼 모든 것이, 내 찢겨진 흉터에 새 살을 돋게 했다. 나는 그 애를 비롯하여 죽음과 탄생을 반복한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렇기에─
종종 나는 삶을 구걸하려 달뜬 숨을 뱉으며 신음을 흘리는 것 같다는 고약한 감상에 젖어들곤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흐드러지게 내 생명의 꽃을 피우는 사람은 그 애였는데, 숨소리조차 흔들리지 않는 사람도 그 애였으니까.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늘 그렇듯 단정하게.
다른 생각에 빠져 있단 걸 눈치챈 듯, 차가운 손끝이 부드럽게 목덜미를 쓸었다. 오싹함에 절로 솜털이 일어섰다. 사계절 내내, 제 손이 차갑게 식어 있단 걸 알면서도 부러 더운 내 피부를 놀래다니 고약한 심보였다.
붉게 물들었을 눈으로 그 애를 흘기자, 차가운 조소가 되돌아왔다.
그리곤 나를 농락하듯 손바닥으로 느긋하게 내 배를 쓸었다. 괴수의 갈퀴에 형편없이 뚫렸던 곳이었다.
그 애의 눈살이 험악하게 구겨지는 걸 보고서, 나는 변명처럼 중얼거렸다.
그냥, 일초라도 빨리 현장에 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서…….
나는 어리석은 탓에 그 애가 분노한 까닭을 알지 못했다. 허리를 숙여 내 귓바퀴를 피가 날 듯 깨물었다. 알싸한 통증에 입술만 깨물며 끙끙대자, 그 애는 혀로 뭉근하니 쓸어 올리며 씹어 내뱉었다.
넌 아둔하기 짝이 없어. 세상 둔치도 너보단 나을 거야.
그러니 네게 교육이 필요한 건,
……당연한 수순이겠지?
.
.
.
센티넬 닝에게 가이딩으로 협박해 아래에 두는 동갑 시라부>
이후 협박해서 아래에 두는 시라부 모습은 여유 있을 때 추가할 예정입니다. 사쿠사 썰부터 마무리 지어야 되는데... (아련)
아니, 근데 ㅇㅐㅁ 뷸런스는 왜 필터링 되는 거에요...? 구급차로 바꾸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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