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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이 가난을 탐내리라고는 꿈에도 못 생각해 본 일이었다. 그들의 빛나는 학력, 경력만 갖고는 성이 안 차 가난까지를 훔쳐다가 그들의 다채로운 삶을 한 층 다채롭게 할 에피소드로 삼고 싶어 한다는 건 미쳐 몰랐다. 나는 우리가 부자한테 모든 것을 빼앗겼을 때도 느껴보지 못한 깜깜한 절망을 가난을 도둑맞고 나서 비로소 느꼈다." -박완서 가난마저 도둑맞았다. 더는 빼앗길 게 없다고 생각한 가난한 내 삶에서 가난조차 사라졌다. 부자들이 내 가난을 탐을 냈다. 아니, 이야깃거리가 필요했던 거다. 사실 자긴 가난했고 엄청난 노력으로 부자가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 그리고 정말 가난했던 나는 엄청난 노력을 해도 가난마저 빼앗겨 버리는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을 이야기를 가지게 됐다. 허탈감이 들었다. 가난을 탐낸 부자들에게 내가 빼앗아 올 건 박탈감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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