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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5년 전 (2020/7/07) 게시물이에요

게시된 카테고리 감성

오늘, 흐린 날이야 

그러나 비도 눈도 오지 않을 거야 

넌 홀로 눅눅한 몸을 이끌고 조용한 하늘 속을 유영하지 

햇빛을 추억하는 건, 습기 없는 날을 그리워하는 건, 맑은 날을 고대하는 건, 비행운이 무리 지어 너의 곁에 착륙하길 바라는 건 괴로운 일이야, 네가 행복할 일은 없는 거야 

 

안녕, 전깃줄에 실수로 걸려 어쩔 수 없이 조금은 쉬길 바라는 한 구름, 너의 이름은 먹구름이야, 남들과는 많이 다른. 

하늘을 채도 낮은 색으로 물들여 

네가 사랑하는 햇빛과 청아한 공기 그리고 빨랫줄에 널린 세탁물들은 너를 미워해, 싫어해, 네가 사라지길 바라 

너의 잿빛 몸뚱이는 흰 구름들과 같아질 수 없어 

 

안녕, 구름아, 어느 날 34피트의 날개는 너를 갈라버리고, 내장은 비행운 무리 속으로 흩어지고, 육지를 차지한 것들은 너의 터져버린 눈알을 보고 박수를 짝짝 쳐대며 끔찍한 웃음을 짓고, 이제 아무도 너의 처진 눈을 볼 수 없을 걸 

넌 죽어버렸지만 그 누구도 이 사실을 애석하게 여기지 않을걸 

이 같은 것, 마음은 너 같은 건 가지는 게 아니었던 거야 

 

안녕, 먹구름아 

오직 바람만이 작별을 고해 

햇빛이 뒤늦게 바람을 타는 너의 잔해를 훑어 

기상캐스터는 여기를 맑음이라고 부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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