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0살때 남중남고 모쏠이었는데
그때 만난 전애인한테 연애를 거의 배우다시피 했어 아니 여자를.. 더나아가선 사회를 배웠다고 하는게 맞겠다.
첨엔 진짜 레전드였음
1) 메시지가 국어책임 - 점심 먹고 싶은 거 있어요? 내가 살게요. 두 시에 정문 앞에서 만나요. 이모티콘 절대 안쓰고 맞춤법 띄어쓰기 집착수준 + 초성안씀(ㅋㅋ ㅎㅎ 이런거)
2) 선물을 내 기준에서 고름 - 같이 닌텐도 하고싶어서 게임도 안좋아하는 사람한테 닌텐도를 기념일 선물로 사줌(당시 유행하긴함), 지갑 명품브랜드만 보고 삼 디자인 구림, 악세사리 착용 안하는 미니멀리즘인 사람한테 머리핀 사줌
3) 다른 인간관계가 애인 의사보다 중요 - 군대가는 친한 선배 형 송별회 밤새겠다고 전애인(전애인은 그 형 동기) 집간다하는거 나는 남겠다고 함 , 엠티가서 새벽에 같이 집 가자는거 나는 뒷정리 같이 다 하고 가겠다고 혼자가라 함
4) '이성'이 뭔지 이해 못함 - 동네 절친(남자)이랑 술마시다가 그 친구가 차기 친구인 여자애 두명을 부름, 같이 놀고 번호교환하쟤서 번호도 교환, 그걸 다음날 애인한테 친구생겼다고 보여줌 ㅋㅋ..
5) 립서비스를 모름 - 선배형누나들이랑 전애인 같이 있는 술자리에서 얘기하다가 어떤 누나가 oo이는 애교 많지? 완전 깜찍이잖아라고 했는데 거따대고 oo이는 저한테 애교 없어요라고 함 같이 있던 형이 나한테 슬그머니 그럴땐 그냥 사람자체가 애교라고 하면 되는거야라고 함.
그렇게 하나하나 눈치 센스 주입식으로 때려박으면서
군대도 다녀오고 5년 정도 만나다가 헤어짐
서로 잘한거 못한거 많았는데
뭔가 '나'라는 사람을 빚어 만든게 전애인이라는 생각이 들고
세월이 오래 지나다보니까 내가 못한거만 기억나서 너무 미안함
그때 나는 좀 심각한 '별종'이긴 했는데
그래도 남중남고 모쏠 만나려면 찰흙 공예해야한다는 각오를 할 필요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