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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5년 전 (2021/1/06)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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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된 카테고리 만화/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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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집착하는 가이드 카게야마x도망치는 센티넬 닝 2 | 인스티즈  

[드림] 집착하는 가이드 카게야마x도망치는 센티넬 닝 2 | 인스티즈  

  

어떤 센티넬도 감당하지 못할만큼 넘치는 가이딩을 가진 가이드 카게야마   

&   

보통의 가이딩 양으로는 100%를 채울 수 없는 센티넬 닝   

  

  

  

  

*분량 대폭발 예정이라 새로 글을 썼습니다.🤦🏻‍♀️  

  

*아마 기승전결 중 ‘승’에 해당하는 편일 것 같네요  

  

*긴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시간이 되실 때 느긋하게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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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글쓴이가 고정함
혹시라도 이 드림을 볼지도 모를 모든 닝들 안녕하세요! 제가 너무 늦었죠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ㅠㅠ 그동안 글을 써보려고 했지만 떠오르는 전개가 하나같이 마음에 차지 않아서 제법 오랜 시간을 쉬다가 이제야 돌아오게 된 점 너무 죄송합니다🥲 아직 이 드림을 기억하는 닝들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ㅎㅎ 저는 여전히 카게야마 드림에 애정을 갖고 완결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라 이제와서 부끄럽지만 천천히 다시 글을 이어가볼까합니다!

일단 현재 그동안 썼던 글의 수정을 모두 마친 상태입니다 수정 전과 흐름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디테일한 설정과 닝의 심리묘사, 짧은 에피소드 하나가 추가되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확인해보셨으면 합니다

제 목표는 이번 달 안에 ‘승’ 파트를 완결 내고 ‘전’ 글까지 파는겁니다 현재 제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으며 덧붙여 지옥의 취준까지 앞둔(사실상 병행^^) 상태라 연재는 매우 느리게 흘러갈거로 예상되지만… 그래도 완결을 내기 위해서 열심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닝들, 다시 찾아주신 닝들, 이 오래된 글을 발견해주신 닝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드리며 그럼 적지만 적어둔 일부 분량을 풀고 최대한 빠르게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호출은 새글을 파게 되면 누르겠습니다!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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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35.

카게야마와 파트너를 맺은 다음 날, 우리는 나란히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바보는 감기에 안 걸린다던데, 가끔은 이변도 일어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몸 아픈 걸 느낄 새가 전혀 없었다. 열이 오르는 와중에도 부득불 병실로 찾아온다고 고집을 피우는 그를 말리는 것에 온 신경이 다 쏠린 탓이었다.

하루는 한 시간이 넘게 입씨름을 하다 지친 카게야마가 먼저 잠이 든 적이 있었다.

“카게야마? 카게야마? ….야, 너 자?”

쌕쌕거리는 숨결만 들려주는 전화기를 붙들고 있자니 문득 그런 깨달음이 스쳤다.

이거 제대로 코 꿰인거 아닌가─라고.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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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36.

며칠 후, 내가 퇴원하는 날에야 우리는 다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짐가방을 들고 내려간 병원 로비에서 카게야마는 얌전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나를 발견하자마자 쪼르륵 옆으로 달려오더니 대뜸 내 이마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감기 다 나았다니까. 그리고 내 이마보다 네 손이 더 뜨거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한 번 더 검사를....”
“검사는 무슨! 오바하지마.”

그렇게 말하며 카게야마의 손을 부드럽게 내려주곤 짐가방을 들어 병원 밖으로 향했다. 미리 불러둔 콜택시를 타기 위해 도로 쪽으로 가는 나를 따라오던 카게야마는 포기하지 않고 말 그대로 ‘과보호’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 기침도 심했고, 아직 얼굴도 발그레한게 열이 있는 것 같고 어쩌고 저쩌고 종알종알… 귀에서 피가 안나온게 용하다. 겨우 택시 앞에 멈춰서서 퉁, 하고 짐가방을 내려놓은 나는 힘든 탓에 잔뜩 짜증이 난 얼굴로 그 애를 올려다보았다.

“그렇게 내가 걱정되면 가방이나 좀 들어주던가! 눈치가 없어요, 눈치가.”

당황한 카게야마를 두고 택시 기사님과 함께 트렁크에 짐을 모두 실은 나는 새침한 얼굴로 차 문을 열었다.

“뭐해, 안 탈거야?”

그제야 그는 허둥지둥 차에 올라탔다. 어수룩하고 순진한 것. 도저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가르쳐야할지 감이 오질 않는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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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37.

센터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센터장님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파트너 신고 서류 제출을 위해서였다.

필요한 서류를 모두 적고 나서야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드디어 나에게도 파트너 가이드가 생기는구나. 늘 비어있던 왼쪽 손목에 자리한 파트너 호출기를 만지작거리며 설레는 마음을 숨겼다.

“닝 씨. 카게야마 씨.”

저 멀리에서 우리를 부르는 센터장님의 비서가 보였다.

“가자 카게야마.”

내가 내민 손을 물끄러미 보던 카게야마는 부끄러운 모양인지 슬쩍 시선을 피하면서도 조심스레 맞잡아주었다. 창 밖으로 들어오는 볕에 비친 그 애의 귀가 예쁜 붉은빛으로 물들어있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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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38.

“젊은 애들이라 그런가 아주 일사천리구만.”

센터장님은 흐뭇한 얼굴로 서류를 받아주셨다. 기입란을 모두 잘 적었는지 확인하던 센터장님은 이내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여셨다.

“그럼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뭔지 알려줘야겠지.”

눈 앞으로 봉투 하나가 들이밀어졌다. 힐끔 눈치를 보다 봉투을 열자 그 안에선 서류 더미와 사진이 나왔다. 누군가의 프로필과 건물 구조, 작전 일자와 상세한 플랜이 적힌 서류. 다름 아닌 일주일 뒤에 있을 작전과 관련된 기밀 사항이었다.

“저번에 자네가 잡은 변이체가 그대로 모습을 감춘 건 알고 있나?”
“예. 알고 있습니다.”

지난번 카게야마와의 첫 임무 때 내가 쓰러뜨린 변이체는 어디선가 나타난 또 다른 피토스 관계자가 회수해갔다고 들었다. 센터 사람들이 현장에 타이밍 좋게 도착해서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카게야마는… 단지 가정만으로도 심장이 철렁했다.

“밑에 있는 녀석 하나만 털어서 조용히 덮치려고 했었는데 일이 틀어져버렸지. 그쪽에서는 이미 눈치챘을 테니 흔적을 지우고 도주하는 건 시간문제야.”

마주친 센터장님의 눈빛이 결의로 가득했다. 이것이 센다이시에 퍼진 피토스 조직의 뿌리를 뽑아낼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시는듯 했다.

“얼마 전 피토스 보스의 수하, 사토 다이스케를 센다이시에서 포착했네. 센터 센티넬이 추적해서 어젯밤, 녀석들의 본거지로 보이는 곳을 찾았고. 우리는 거기를 습격할거야. 물론 그 작전에는 너희 둘도 포함이다.”

센터장님은 손가락 두 개를 펼쳤다.

“닝, 너가 할 일은 두 가지다. 카게야마군이 혼자 자기 자신정도는 지킬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리고 가이딩을 갈무리하는 연습을 돕는 것. 문서에 적혀있다시피 작전은 일주일 후니까 그 전까진 어떻게든 아득바득 연습해.”

뭐? 일주일?

잠자코 듣고 있던 내 귀에 터무니없이 짧은 기한이 꽂혔다.

“잠시만요! 일주일 안에 그걸 다 해내는 건 불가능이에요. 카게야마를 지키는 거야 제가 더 신경 쓰면 될테지만 가이딩 조절은 아직…”
“알겠습니다.”

옆에서 잠자코 있던 카게야마가 흔들림 없이 대답했다. 놀란 내가 옆구리를 찌르며 “야, 미쳤어?” 하며 속삭였지만 전혀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아니면 안 들리는 척을 하거나.

“센터장님 이건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요! 가이딩을 조절하는 건 며칠 만에 되는게 아니에요. 게다가 카게야마한테는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어려운 일이라고요.”
“완벽하게 해내라는게 아니야. 하는 데까지 해봐라는 거지. 그리고 그렇다 해서 자네, 임무에 안 나갈 것도 아니잖나?”

끄응, 말문이 막혀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물론 안 할 건 아니지만, 그건 단순히 나만 한다는 가정하의 이야기였다. 여기에 카게야마가 끼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나 하나야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지만 아직은 미숙한 카게야마가 감당할 수 있을지, 그게 걱정이었다.

게다가 이번 작전의 위험도는 저번 것과는 차원이 달랐기에 이게 과연 성공 가능한 것일까에 대한 찜찜한 의문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 작은 불씨에서 시작된 공포는 꼬리에 꼬리를 물어, 결국 하나의 두려운 미래를 만들어냈다. 상상조차 하기 싫은 가장 최악의 결말을.

그때, 따뜻한 무언가가 손끝을 가볍게 툭, 두드렸다. 고개를 돌려 옆을 보자 카게야마가 그늘진 내 얼굴을 걱정스레 보더니 소리 없이 입만 깜빡거렸다.

‘믿어주세요. 선배.’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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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39.

“화장실에 새 칫솔 둘 테니까, 그거 써.”

내 말에 카게야마의 귀 끝이 달아올랐다. 후다닥 손으로 귀를 숨겨서 본인은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모르는 척 발걸음을 화장실로 옮겼다. 탁탁, 손으로 새칫솔 포장을 뜯으며 세면대 거울을 힐끔거렸다. 거실에 있는 카게야마가 반 쯤 비춰졌다. 어색하게 자리하고 있으면서도 호기심을 참지 못해 데구르르 눈을 굴리는 행동은 순진한 태가 났다.

‘일주일….’

할 수 있을까를 따지기조차 민망한 난이도였다. 시간을 주무를 수 있는 센티넬을 꼬셔 하루를 96시간으로 뻥뛰기하면 또 모를까. 아니다. 우리에게 한 달이 주어졌다 해도 이 명령을 완수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이것도 부당한 업무지시로 고발 가능하려나. 몇 가지 허황된 복수극을 망상하던 나는 새 칫솔을 컵에 넣곤 수돗물로 쓰라린 눈가를 조금 닦았다.

세 시간 전, 확인한 기밀 서류를 그 자리에서 폐기시킨 뒤에야 나와 카게야마는 센터장실을 벗어날 수 있었다.

「너 제정신이야?」

내 첫 마디는 그거였다. 미쳤냐고, 해낼 수 없다고, 지금이라도 머쓱하게 웃으며 못할 것 같다고 말하자고. 그 모든 뜻을 함축한 한 줄이었다. 그러나 카게야마는 덤덤했다. 쏘아붙이는 날 선 말에도 말간 얼굴만 비출 뿐이었다. 그 겁 없는 결심이 나를 두렵게 했다. 뻐근해진 혀를 타고 걱정이 미친듯이 쏟아졌다.

「한 번 죽다 살았더니 네 목숨이 여러개라도 되는 줄 아나 본데, 너 아직 신입이야. 경험도 스킬도 부족한 애송이가 넘치는 의욕만 믿고 고작 일주일만에 마법같이 해낼 수 있다고 믿는 그거, 그냥 단순한 오만이라고.」
「할 수 있는데까지 할겁니다.」
「그러다 죽으면?」

가정만으로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목구멍이 따가운 열기로 턱 막히더니 이내 눈을 타고 주륵 흘러내렸다.

「너 그러다 죽으면… 정말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내 무능함에 살해당한 송장들 사이로 카게야마가 있다면.

토악질이 밀어닥쳤다. 구역을 참다 못해 장기까지 죄다 뱉어내고도 느글거리는 잔여감이, 죄책감이 빈 거죽을 긁어댈 것 같았다. 살인자, 이기적인 살인자 하고 속삭이며.

「안죽어요!」

환청을 찢고 들어온 건 다급한 카게야마의 음성이었다. 손을 들었다 내렸다 정신 없이 반복하던 그는 옷소매를 끌어다 툭툭, 눈물자국을 지워주었다. 놀란 눈동자에 잔물결이 일었다. 그 안에서는 어떠한 사명감이 읽혔다. 손에 쥔 꽃잎이 행여 바스라질까 온 신경을 쏟아 지키는 아이의 각오처럼 순수하고도 단단한 마음이었다.

「이젠 죽을 생각 없어요. 절대, 절대로.」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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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40.

나는 너무 쉽고 단순하다. 안 될 것을 알면서도 절대라는 단어 하나에 흔들리고 말았으니까.

결국 일주일동안 내 기숙사 방에 감금 당한 채 특훈에 갈려나가는 것으로 그와 합의를 보았다. 우는 소리하기만 해봐. 아주 등짝을 사정 없이 갈겨줄테다. 하기야 여태까지의 모습으로 봤을 땐 참았으면 참았지 포기할 놈은 아니지.

얼굴에 남은 물기를 닦은 뒤 식탁 앞으로 카게야마를 불렀다. 정자세로 쇼파에 앉아있던 카게야마는 내 부름에 어디 한군데가 고장 난 것처럼 삐그덕대며 다가와 맞은편 의자를 빼내 앉았다.

“사격 같은 건 내일부터 시작하면 될 거고, 문제는 가이딩인데... “

카게야마의 가이딩은 양도 양이지만 그 농도가 전례없이 짙었다. 보통의 A급 가이드의 몇 배는 될 정도로.

제아무리 몸에 좋은 것이라도 과유불급인 법이다. 넘치는 가이딩은 그것을 담아내는 그릇까지 망가뜨려버린다. 아마 이전 센터에서 카게야마의 가이딩으로 미쳐버렸다는 센티넬도 쏟아지는 지나친 쾌락으로 제정신을 잃었을 테지. 그렇기에 카게야마가 평범한 센티넬에게도 가이딩하기 위해선 다른 가이드에 비해 몇 배는 섬세한 조절능력이 요구된다. 그 첫걸음엔 반드시 나라는 연습 도구가 필요할테고.

“선배?”

상념에서 벗어나 나를 향한 순진한 낯을 물끄러미 보았다. 때 묻지 않은 청아한 검은 눈동자 위로 여전히 덜 아문 과거 상흔만 붙잡고 있는 나의 미련함이 비쳤다.

나와 똑같은 꼴이 되어선 안 된다. 충분한 잠재력을 품고 있는 저 어린 가이드가 선천적 체질에 굴복해서는 절대 안 된다. 바보같이 과거에 얽매여서도 안 될 일이다. 카게야마는 무결해야 한다. 좀 덜 떨어진 파트너 쯤은 결코 흠이 되지 않을 만큼. 그걸 위해서 나는….

모든 것에 확신이 선다. 결의가 뚜렷한 선을 그려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향해 꼿꼿한 화살표를 그렸다.

“일단 방사 가이딩부터 시작해보자.”

수많은 이들의 환호와 함께 순백의 꽃가루가 흩날리는 황홀하고도 찬란한 풍경. 내가 오랫동안 갈망해온 그 시간 속에서 나를 닮은 카게야마가 영원토록 반짝여준다면 그보다도 더 완벽한 해피엔딩은 없지 않을까?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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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41.

며칠이 어떻게 지나는지도 모르게 빠른 속도로 흘러갔다. 그 사이 카게야마는 가이딩을 다루는 감각을 제법 익혔다.

목표한 방사 가이딩 조절을 성공한 날, 편의점으로 달려가 작은 조각 케이크 하나를 사왔다. 내 마음대로 개사한 노래까지 부르며 요란하게 축하해주자, 부끄러워하던 카게야마는 두 볼이 발그레해지더니 이내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후 단계적으로 밟게 된 접촉 가이딩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는데, 손이 닿을 때마다 카게야마가 새빨갛게 달아오르는 통에 지켜보는 내가 다 민망해질 지경이었다.

“카게야마, 좀 진정해봐.”
“아, 네 죄송합니...앗!”

말하다가 혀까지 깨물어버리는 그 애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도저히 훈련 진도를 나갈 수가 없었다. 가이드와 센티넬 사이에 공사 구분은 기본 소양이거늘. 내 파트너가 아직 어리다는 걸 이런 곳에서 느낀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카게야마가 사격을 아주 잘했다는 건데, 자존심 상하는 말이지만 내가 조금 밀릴 때도 있을 정도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알고 보니 이전 센터에서 만날 친구도, 할 일도 없었던지라 매일 사격장으로 가서 하루 종일 연습만 한 덕분이었다.

어쩐지 그날 자세부터 남다르다 싶더니.

반년 만에 이 정도나 하는 걸 보면 운동신경 하나는 타고난 듯했다. 괜히 심통이 난 내가 슬쩍 “그럼 이론은?”라고 물어보니 카게야마는 우물쭈물대더니 은근슬쩍 눈을 피했다. 참 인간미 넘치는 애였다.

그렇게 치열함을 두른 고요한 평화만이 계속되는 듯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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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42.

사건은 작전에 나가기 바로 전날에 찾아왔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구내식당에 들린 우리는 겨울 볕이 잘 들어오는 창가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나 마실거 좀 사올 테니까 먼저 먹고 있어.”

말 잘 듣는 어린아이처럼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한 카게야마를 두고 식당 바깥에 위치한 자판기에 도착한 나는 예고도 없이 마주친 지긋지긋한 낯짝 하나에 와락 미간을 구겼다.

“이야 이게 누구야. 우리 센터의 유망주 닝이잖아! 오랜만이야.”

센터에 소속된 이들은 대개 나에게 적대심을 품고 있다. 그 이유엔 자신의 생명을 위협받아서라는 정당한 이유도 있었지만 아주 가끔, 별다른 계기도 사유도 없이 순수하게 날 깎아내리지 못해 안달난 불쌍한 인간도 존재했다.

그리고 지금 한쪽 입꼬리를 삐딱하게 올린 채 잔뜩 비꼬는 말로 공격할 태세를 취하고 있는 눈앞의 저 녀석도 마찬가지였다.

나의 결핍을 힐난하며 본인의 열등감을 푸는 비겁한 C급 센티넬 하나.

상대해봤자 피곤할 뿐이다. 이럴 땐 무시가 답이지.

부글거리는 감정을 필사적으로 눌렀다. 자체적으로 녀석의 투명도를 반쯤 내려버린 채, 지갑을 꺼내 자판기 구멍으로 동전을 넣었다.

“기어이 파트너를 구했다며? 정말 대단하다 너도. 근데 걔는 알고 있는 거야? 너가 이 센터에서 제일 더럽게 굴러먹은 센티넬인거?”

‘수준 낮은 말로 깔짝깔짝 사람 건드리는 건 여전하네.’

그런 생각을 하며 버튼을 두번 눌러 나온 같은 종류의 음료 두 개를 품에 안았다.

득될 것 하나 없는 소란 대신 적당한 무시로 일관하는 이성적인 태도를 나는 제법 잘 유지해가고 있었다.

“너 이상한 소문 많이 돌았잖아. 밤만 되면 눈,깔 뒤집고 헐벗은 채로 가이드들 숙소 문이나 두드린다고.”
“….”
“파트너가 없었던 이유도 여러명이랑 붙어먹으려면 가이딩 동의 서류니 뭐니 절차가 복잡해져서 그렇다는데 사실이야?“
”닥,쳐.“
”푸핫! 부정은 안하네. 네 파트너도 참 더럽게 운 없어. 네가 그렇게 지저분한 애인지도 모르고 말이야. 안 그래?“

뒤이어 들려온 대사들이 슬금슬금 선을 넘기려고 할 때도 참을 인을 그리며 덤덤하게 넘겼다.

“방금 뭐라고 했습니까.”

문제는 그 말에 스위치가 눌린 게 내가 아니라 언제 뒤따라온건지도 모르겠는 카게야마였단 사실이었다.

“카게야마, 들어가자.”
“다시 한번 말해보시죠.”

팔을 잡아다 끌며 카게야마를 식당에 다시 넣으려 했지만 센티넬을 상대로 한 힘싸움에서도 비등할 정도로 이 놈의 고집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야 눈빛 한번 살벌하네. 그쪽이 그 소문의 파트너 가이드인가 본데, 잘 들어요. 지금 당신 옆에 있는 그 센티넬이 분수에도 안 맞는 A급이란 사실만 앞세워서 가이딩을 얼마나 빼먹고 다닌 줄 알아요?”

눈에 띄게 가라앉은 얼굴로 상대를 노려보던 카게야마가 무어라 대거리하려는 걸 옷자락을 땡겨다 겨우 막았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는데 조심해요. 그쪽이랑 파트너 맺고도 여기저기 다리 벌리고 다닐지도 모르니까.”

이후에 쏟아진 폭언에 내가 들고 있던 음료수를 순식간에 그 애가 던져버리는 것까진 미처 손쓰지 못했지만.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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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43.

그냥 멍,청한 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능력까지 없는 놈이었다.

제아무리 C급이라지만 엄연히 센티넬이라는 놈이 가이드한테 음료수 캔으로 눈탱이나 얻어맞다니.

그나마 다행인 건 본인도 그게 수치스러운 걸 알긴 아는지, 얼이 빠져선 한참을 캔과 카게야마만 번갈아 보더니 별다른 보복 없이 이를 갈며 자리를 피했다는 것이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십 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기분이었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결국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되는 건 카게야마 쪽이란 사실을 나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적막한 기숙사 방 안에서 마주 보고 앉은 우리는 얼마간 입을 열지 않았다. 하긴 둘 다 이 상황에서 신나게 떠들어댈 기분은 아니었다.

옅은 한숨을 내쉰 나는 카게야마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나무랐다.

“앞으로 그런 말 들으면 그냥 무시해. 오늘처럼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제 일이었으면 안 그랬을 거예요. 근데 선배 이야기였잖아요.”
“내 이야기일수록 더더욱 거리를 두고 모른 척해. 어차피 네가 끼어들어봤자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말에 짙은 흑색의 눈동자가 나를 향했다. 별 하나 뜨지 않은 평온한 밤하늘을 닮은 그 색이 일순 기묘한 물기로 일그러진다. 거기에서 나는 왠지 모를 척척한 감정을 읽었다.

그게 배신감처럼 보이다니. 내가 잘못 생각한거겠지.

“아무튼 우리 이제 접촉 가이딩 막바지 연습이나 해야지?”

애써 찝찝한 마음을 털어내며 나는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쪽을 택했다.

“지금 내 가이딩 수치는 47%. 정해진 가이딩 시간이 끝나고 나서는 70%가 넘어서는 안 돼.”

호출기를 흘끔 보며 말하자 카게야마는 입술을 꾹 깨물며 고개를 작게 끄덕거렸다. 살짝 찡그린 눈썹에서 비치는 성난 내면을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는 본능적인 경고가 스쳤지만 금세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당장 해결해야 하는 건 그런 자잘한 다툼 따위가 아니니까.

“그럼 시작한다?”

잠시간의 머뭇거림 끝에 서로의 입술이 느리게 겹쳐졌다.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막상 닥쳐온 이 상황이 낯설어, 나도 모르게 움찔거리자 카게야마의 큼직한 손이 순식간에 내 뒷목을 잡아끌었다. 한 뼘 다가가느라 겹쳐진 손이 이상할만치 뜨거웠다.

뭉근하게 엮어 들어간 서로의 것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조급했다가 잠시 속도를 낮춰 느긋하게 쓸고, 핥기도 했다.

그 불규칙 속에서 가끔씩 터지는 누구의 것인지 모를 열띤 숨결에 정제되지 않은 가이딩이 예고없이 밀려들었다. 날 것 그대로의 가이딩은 데일 것처럼 뜨거웠으며, 혀가 아릴 만큼 달았다.

본능적으로 목표 수치를 초과한게 느껴진 내가 슬며시 입술을 떼려하자 닿을 듯 말듯한 거리에서 그 애가 중얼거렸다.

“아직 시간 안 끝났어요.”

2년 전
대표 사진
글쓴닝겐
44.

***

다음날, 센터 작전실로 모여 브리핑을 들은 우리는 정비를 마친 뒤 현장으로 출동했다. 센다이시 외곽 지역에 위치한 사토 다이스케의 지휘하에 있다는 본거지에 도착했을 때는 온통 어둠이 깔린 늦은 밤이었다.

그들이 사용하는 본거지인 산속 커다란 폐건물은 황량하기 그지없었다. 회색빛 벽은 삭아서 음산한 얼룩이 져있었고, 쇠로 된 커다랗고 빨간 철문은 온통 녹이 슬어 꺼림칙할 정도였다. 그 을씨년스러운 건물을 바라보며 달빛 하나 새어 들어오지 않을 만큼 빽빽하게 자라있는 주변 나무 사이로 몸을 숨겼다.

공격을 해야 하는 센티넬은 전방에 섰고 치료계, 방어계 센티넬들과 가이드들은 비교적 안전한 후방에 배치되었다. 그렇기에 우리는 각자의 무운을 빌며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돌려 옆을 보았지만 카게아마는 없었다. 어쩐지 그 빈자리가 허전하게 다가왔다.

나와 떨어지기 직전, 카게야마는 역시나 같이 전방에 있겠다며 버텨댔고, 참다못한 내가 카게야마의 어깨를 잡으며 소리쳤다.

「잘 들어 카게야마. 넌 가이드야. 몸으로 밀고 나가는 센티넬이 아니라 엄호받으며 가이딩을 해야 하는 존재라고. 너가 전방에 서있어도 전력상 도움이 안 돼. 그러니 고집 그만 피워. 」

대답.

늘 그렇듯 대답을 강구했지만 카게야마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그저 무거운 침묵을 지키며 나를 바라보기만 할 뿐. 제대로 완비한 검은색 특수 복장 속, 서로 보이는 것이라곤 투명한 고글 너머로 보이는 눈밖에 없었건만 이상하게도 그 애가 하고 있을 얼굴이 그려졌다. 미간을 찌푸린 채, 젖은 눈빛으로 나를 걱정할, 이제는 익숙한 그 얼굴이.

센티넬, 그리고 가이드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동태를 살폈고, 이윽고 귀에 착용한 인터컴으로 지령이 내려왔다.

-전원 돌격.

반야 속, 깨어있는 것들은 숨죽여 각자의 먹잇감을 노리고, 기묘한 적막감은 공기 중으로 퍼져 팽팽한 긴장을 그려갔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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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일단은 여기까지!
한시간 뒤쯤에 뒷 분량 올릴게요🙃 어유 분량 무슨일이야... 길어져서 큰일이네요ㅠ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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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
여보 돌아왔군요 🥟🥟🥟
목욕? 군만두? 아니면 나?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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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 일단 군만두부터 호록😋🥟 나머지는 조금 이따가😏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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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
여보 저는 이미 씻고 왔어요 (수줍)😚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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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2
개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ㅊ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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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3
센세.. 호로록😘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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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닝 호로록😘❤️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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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4
닝 진짜 사랑해... 흡입력 대박이다 ㅠ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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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흑흑ㅠㅠ 칭찬 정말 감사합니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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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45.

미로같이 길이 얽힌 본거지 내부에는 예상대로 변이체들이 득실거렸다. 이미 인간이 아닌 그들은 고통도 느끼지 못해, 사지가 잘려 나가도 숨만 붙어있으면 죽일 듯 달려들었다.

나는 두 다리가 완전히 절단나 팔로 꾸역 꾸역 기어오는 변이체의 머리를 총으로 쏴죽였다. 꺽꺽대는 소리를 몇 번 내던 변이체는 이내 숨을 거뒀다. 두 눈에서 보인 꺼져가는 생명의 기운, 그리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자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였다. 내가 죽인 것은 분명 사람이 아닌데, 꼭 사람을 죽인 것만 같았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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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46.

전체적으로 1층 수색을 하였지만 타깃이 보이지 않았다. 의논 끝에 작전 때 정해진 그룹대로 찢어져 각각 지하,2층,3층으로 나누어 수색을 시작했다. 그렇게 1층은 외부에서 대기하는 후방팀에게 맡긴 채 나는 팀원들과 변이체들을 죽여가며 2층 건물 내부를 뒤지고 있었다. 그때,

“...훌쩍.”

어디선가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난 구석 쪽으로 가보니 많아봤자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 하나가 눈물범벅이 되어 몸을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아이는 온몸을 검은색 특수복으로 무장한 나를 보자마자 “꺄악!” 하고 소리를 지르더니 정신없이 빌기 시작했다.

“사,살려주세요. 하라는 건 다 할게요. 그 이상한 약도 먹을게요.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세요.”

당황한 내가 안심시키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더 이성을 잃고 벌벌 떨며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뭉그러진 단어만 내뱉을 뿐이었다. 나는 재빨리 장갑을 벗어서 여자아이의 이마로 가져다 대었다. 손바닥 아래로 옅은 흰 빛이 쏟아지자, 이내 아이는 쌕쌕거리는 숨과 함께 진정되었다.

“좀 괜찮니?”
“....네.”

갑자기 평온해진 게 신기했던 모양인지 여자애는 올망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 모습이 내가 아는 누군가와 닮아서 작게 웃음이 튀어나왔다.

“어쩌다가 여기에 온 거니?”
“그, 그냥 집에 가는 길이었어요. 친구랑 놀다가 늦어버려서 급하게 뛰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가 절 들어 올렸어요. 그리고 눈을 떠보니까 여기였어요.”

입술을 꾹 깨물던 여자애는 결국 눈시울을 적신다.

“다 이상하게 변해버렸어요. 같이 방에 갇혀있던 오빠도 아줌마도 할아버지도. 흰 비닐옷을 입은 아저씨들이 주는 약을 매일 먹더니 얼굴이 검게 변해서 주변을 불구덩이로 만들기도 했고, 다른 사람을 물어뜯기도 했어요.”

그들은 일부러 변이체를 생산해내고 있었다. 자아가 있는 센티넬보다 변이체들이 쓰고 버리긴 편했겠지. 그렇다고 그 죄 없는 사람들을 가두고 학대를 하다니. 치미는 분노로 일그러져가는 얼굴을 겨우 숨기며 아이에게 부드럽게 물었다.

“넌 그 아저씨들이 주는 약을 먹었어?”
“아뇨. 엄마가 모르는 사람이 주는 건 먹지 말라고 해서 먹는 척만 하고 몰래 버렸어요.”

휴, 안도의 숨을 쉰 나는 여자애를 안아 들었다. 얼마나 못 먹은 건지 입고 있는 옷이 헐렁거릴 정도였다.

“잘했어. 이제 밖으로 나가자.”
“저, 아직 다른 사람들이 남아있어요.”

흥분해서 더듬거리며 이어진 아이의 설명 덕분에 나는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지하 깊숙이 아직 갇혀있는 일반인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아이가 도망치던 중에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지하로 가는 것을 봤으며 가끔 방을 찾아오던 노인 하나도 그 사이에 있었다는 것, 그 노인은 모든 사람들이 허리를 숙여 공손히 인사를 할 정도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인 것.

“사토님이라고 불렀어요. 그 할아버지를.”

그리고 그게 사토 다이스케라는 것까지.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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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47.

“잘 부탁드립니다.”
“네, 걱정마세요.”

팀원 중 텔레포트를 쓸 수 있는 센티넬에게 아이를 맡긴 뒤 돌아서서 가려는데 등 뒤로 여자아이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고,고맙습니다!”

빙긋 상냥하게 웃으며 아이와 센티넬이 사라지는 것까지 지켜본 나는 얼굴을 굳히고 곧바로 팀장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알렸다.

아이가 돌아가기 전, 기억을 읽어둔 것으로 증언이 거짓이 아님은 확인되었다. 하지만 언제 사토 일당이 건물 다른 곳으로 갈지 예측할 수 없었기에 팀장은 2층 수색팀을 모두 데리고 내려가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 따라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둔 내가 지하 수색팀에 합류해, 위치를 안내하여 일반인 구출을 돕는 것으로 작전이 변경되었다.

“몸조심해.”
“네.”

내 대답을 들은 팀장은 지하 수색팀에게 무전으로 상황을 알렸다.

-여기는 에코, 지하에 일반인 생존자가 갇혀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위치 안내를 위해 해당 구역 팀으로 센티넬 하나를 합류시키겠다. 오버.

-카피.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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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48.

“헉,헉”

목이 따가울 정도로 숨이 차올랐다. 지하 가는 길에 팀원 없이 혼자서 변이체를 해치우느라 체력이 뚝뚝 깎여졌다. 슬쩍 호출기를 확인해보니 가이딩 수치가 꽤 많이 떨어져 있었다. 근래에는 카게야마 덕분에 사치스러울 정도로 가이딩을 받았건만, 하여간 이놈의 연비 구린 몸뚱아리는 고마운 줄도 모르고 때때마다 가이딩을 달라고 떼를 쓴다.

아서라, 지금은 안되니 조금만 버텨라. 그렇게 나를 채찍질하며 나아간다.

드디어 지하로 들어가는 길목에 선 나는 잠시 숨을 돌렸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지하 수색팀이랑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고지가 보여서 그런걸까, 살짝 느슨해진 긴장감 사이로 상념이 비집고 들어왔다.

어제 키스한 뒤, 어찌할 줄 몰라서 횡설수설대던 카게야마는 맹렬하게 달려들 때는 언제고 금방 수줍게 두 볼을 붉혔다. 그 애가 사랑스러워 맑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런 나를 따라 보일 듯 말 듯 입꼬리를 올리던 그 애의 얼굴은 어둑히 상처받은 오늘로 이어졌다.

같이 있자는걸 단호하게 떨쳐내자 보였던 낯빛은 내내 가시처럼 가슴에 박혀 떨어져 나가질 않았다. 잠시간 심호흡을 하며 애써 그 잔상을 지웠다. 작전이 끝나면 꼭 오늘 일을 사과겠다고 다짐하며 정신을 차리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려 한 그 순간, 눈앞으로 번쩍 불기둥이 치솟았다.

급습이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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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49.

“하...”

폭발로 인해 왼쪽 다리를 다쳤다. 게다가 갈비뼈에는 금이라도 간 건지 숨을 쉴 때마다 가슴께가 고통스러웠다. 화마(火魔)가 지나간 주변에는 흔적처럼 불씨가 타닥거리며 일어나고 있었다. 올해 말은 마가 낀 게 분명했다. 부적이라도 하나 써야 하나.

“명줄이 긴 친구일세.”

뚜벅거리던 구두 소리가 엎드려서 숨만 몰아쉬는 내 앞에서 멈춰 섰다. 천천히 시선을 올리자 보인 것은 희끗한 머리를 깔끔하게 뒤로 넘긴 노인 한 명이었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가 사토 다이스케라는 것을.

내게 다가온 사토는 무릎을 구부려 앉더니 내 전술 헬멧과 고글마스크를 벗겨내고 귀에 있던 인터컴까지 빼버렸다.

“뭐야, 예쁜 아가씨였네? 난 또 시커먼 사내놈인 줄 알았지.”

기분 나쁘게 낄낄대던 그는 손에 들린 전술 장비를 멀리 던져버리고 내 머리채를 잡아 올렸다. 힘없이 따라 올라간 고개를 바들거리는 것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반항이었다. 오기 전에 체력소모를 너무 많이 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게 아니었으면 당장이라도 일어나서 능력을 쓰는 건데. 씨근덕거리며 눈을 치뜬 채로 노려보자 그가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아가씨, 이런 거친 곳에는 함부로 오는 게 아니에요. 고운 얼굴 상하면 어쩌려고.”
“하아...하아...”
“뭐 그건 됐고. 여기서 센터 인간을 만나다니 다행이네. 보아하니 이 건물 주변으로 센터 놈들이 쫙 깔린 모양이던데, 아가씬 알고 있겠지? 우리가 어디로 나가야 할 지 말이야.”

물음을 가장한 강력한 협박이었다. 한참을 침묵으로 대응하자 그는 손아귀에 힘을 실었다. 휘어 잡힌 뒷통수가 홧홧했다. 시선이 억지로 들려지자 원치 않게 사토의 희뿌연 안광과 부딪혔다. 불결한 악심. 타의로 들여다보게 된 그 잿빛 눈동자 속은 구역질이 날 정도로 더러운 욕망이 가득했다.

“이봐 상황 파악이 안 되나 본데. 지금 당장 불지 않으면 아가씬 내 손에 죽을 수도 있어. 어? 여기서 개죽음이나 당하고 싶어?”
“흐윽!”

숨을 삼키면서도 고집스레 고개만 내저었다. 그러자 사토의 한쪽 입꼬리가 징그럽게도 씩 올라갔다.

“목숨이 여러 개인 센티넬도 있었나. 그런 건 내 평생 들어본 적이 없는데 말이야.”
“닥....쳐... 개,새,끼야!”
“하하하!”

내 입에서 쏟아진 폭언이 즐거운 듯 큰소리로 웃던 사토 놈은 갑자기 뚝, 웃음을 멈추더니 반지를 낀 손으로 내 뺨을 올려붙였다. 짝, 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가 휙 돌아갔다. 입 안이 터진 모양인지 비린 피맛이 감돌았다.

“새파랗게 어린 년이 건방지게. 이봐!”

손가락을 까딱거리자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 하나가 가까이 다가왔다. 사토는 더러운 거라도 만진 것처럼 찡그린 얼굴로 혀를 차며 나를 거칠게 놓았다. 일어서서 뒤를 돈 그는 말했다.

“죽여. 시체는 태우고.”
“네, 사토님.”

재수가 없으려니까, 하면서 멀어지는 그를 잡아야 한다고 머리로 생각했지만, 몸이 따라주질 않았다. 검은 양복의 남자가 총을 꺼내 들더니 서서히 내게 가까워졌다.

쾅─!

죽음을 목전에 두었을 때, 바깥쪽 벽이 무너져내린 것은 삽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뿌연 먼지가 걷히자 보이는 것은 센터 사람들이었다.

누가 누군지 알 수 없을 만큼 꽁꽁 싸맨 특수 무장 속에서도 나는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다. 눈에 띄는 큰 키에 산만한 덩치를 가졌음에도 강아지처럼 순진하기만 한 사람. 꼴사납게 바닥을 기는 나를 보자마자 노기를 띠기 시작하는 그 매서운 눈빛. 그건 어느 모로 보나 카게야마, 바로 내 파트너 가이드였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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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50.

갑자기 들이닥친 정부군에 사토 일당은 사면초가 상태가 되었다. 승산이 없음을 깨달은 검은 양복의 사내들은 들고 있던 무기를 놓으며 양손을 올리고 항복 태세를 취했다. 곧바로 달려온 카게야마는 나를 안아 들곤 내 몸 여기저기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어떻게 알았어? 나 여기 있는 거.”
“그 여자애요. 이마에 손을 대더니 기분 좋아지게 만들어준 사람한테 지하 이야기를 했다던데 마침 지하로 가는 곳 쪽에서 폭발음이 들렸어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게 선배 말고 또 있겠....”

내 상태를 보더니 이를 악문 소리로 말끝을 흐린 카게야마는 장갑을 벗고 손을 잡아줬다. 몸 안을 채우기 시작하는 가이딩은 불안한 그 애의 감정을 대변하듯 위태롭게 흔들리며 뜨겁게 퍼져나갔다. 하아, 겨우 한숨 돌리겠네.

“볼은 또 왜 그래요. 누구한테 맞았어요?”
“왜? 너가 대신 때려주기라도 하게?”
“하.”

속없이 실실 웃는 나를 보던 카게야마는 아득 이를 갈았다. 동시에 왈칵, 격렬한 열기를 가진 가이딩이 밀려들었다. 감정을 숨기는 법이 없는 내 파트너는 가이딩마저도 그런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참 카게야마다웠다.

그때 갑자기 쇳소리가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이 더러운 잡배들이...! 감히! 감히!”

단정하던 머리를 마구잡이로 흩트린 사토가 분개하며 악을 썼다. 나는 욕망에 눈멀어서 저렇게 추하게 늙진 말아야지 그런 다짐이나 하고 있는데, 갑자기 옆쪽에서 쾅! 하는 요란한 폭발음이 나더니 파편과 함께 센터 센티넬 몇이 날아갔다.

“이렇게 된 이상 다 같이 죽는거야. 그래, 그게 좋겠네. 다 같이 이 건물에 파묻히자고! 하하!”

날아오는 공격을 가볍게 공중에서 폭파시킨 사토는 미친 것처럼 웃어댔다. 그 모습을 희게 질린 얼굴로 보던 나는 깨달았다.

센티넬인 그의 능력은 ‘폭파’였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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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51.

지원을 온 팀은 후방 지원에 속한 팀이라 공격력이 약해 별달리 손도 쓰지 못한 채 애매한 방어만 계속되고 있었다. 아마 다른 곳을 수색하는 전방팀들이 이쪽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모든 게 끝나 있을지도 모른다. 폐건물이 쓸데없이 큰 것이 문제였다.

그 아비규환 속, 나를 안은 채 잔뜩 경계하며 뒤로 움직이기 시작한 카게야마의 팔을 턱, 잡았다.

“선배?”

왼쪽 다리에 움직여보았다. 다리는 언제 다쳤냐는 듯 멀쩡하게 나아있었다. 아직 갈비뼈는 좀 아프지만. 덤덤하게 몸을 일으키는 나를 멍하니 보던 카게야마는 내가 사토 쪽으로 몸을 틀자 그제야 눈치를 챈 모양인지 팔목을 잡아끌더니 고개를 저었다.

“선배, 아니에요. 안 돼요.”
“그럼 저 멀리 있는 다른 센티넬이 올까? 쟤네 딱 보니 잘 쳐야 B급 정도인 것 같은데, 아마 저놈한테 닿기도 전에 죽을걸. 사토 놈,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A급 센티넬이야. 능력도 대량 학살에 유리한 능력이고.... 그런 놈이 다같이 죽자고 달려들면 어떻게 될 것 같아?”
“그건...”
“게다가 우리 위치도 뒤통수치기 딱 좋잖아? 내가 가는 게 맞아.” ”
“안 돼요! 그러다가 선배가 다치기라도 하면 그땐…!”
“카게야마.”

그 애의 헬멧 위로 이마를 살짝 부딪혔다. 마주한 눈에는 두려움이 서려있었다.

“나 이래 봬도 A급 센티넬이거든?“
“흐윽..”
“지금 저 인원 중에 가이드 몇이야?”

눈을 몇 번 굴리던 카게야마는 살짝 떨면서 대답했다.

“네명이요..저까지하면 다섯...”
“등급은?”
“C급 셋에 B급 하나...”
“잘 들어. 우리가 연습했던 방사 가이딩 기억하지? 내가 사토 녀석한테 능력 쓰자마자 그때처럼 방사 가이딩 펼쳐. 다친 센티넬들이 너무 많아.”
“그럼 선배는요? 선배는 그걸로 부족하잖아요! 다른 가이드들도 있으니까 가이딩은 그 사람들이 할 거예요. 저는 선배 파트너니까 선배한테만 맞춰서...”

그때 또 다시 폭발음이 들려왔다. 이제 정말 시간이 없음을 느낀 나는 찢어질 듯한 고막을 부여잡으며 외쳤다.

“바보야! 다른 가이드들이 백번 하는 것보다 너가 한 번 하는 게 낫거든? 내 말 안 듣고 또 고집부리면 너 진짜 죽는줄 알아!”

그렇게 나를 붙잡는 카게야마의 손을 비틀어 뺀 뒤 무작정 사토에게 달려갔다. 발소리에 뒤를 돌아본 그가 뒤늦게 능력을 쓰려했지만 내가 그의 이마에 손이 닿는 것이 조금 더 빨랐다. 고요한 굉음이 빛과 함께 나를 삼켰다. 다른 이들을 위해 나는 또 한 번 진창으로 걸어들어갔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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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여기까지! 올려야할 분량은 다 올렸네요🙆🏻‍♀️
여러분 아직 ‘승’ 부분이 안끝난게 믿기시나요..? 저는 안믿겨요......
이후 내용은 따로 새 글을 파지 않고 ‘승’ 부분이라고 생각한 남은 부분은 다 여기에 올리겠습니다
제가 가장 쓰고 싶던 장면이 나오려면 더 달려야겠네요...🥲 최대한 길게 끌지 않고 속도감있게 써보겠습니다!

나머지 ‘승’ 분량은 열심히 써서 토요일 저녁에 찾아뵐게요 생각나시면 다시 들려주시거나 이 글에 호출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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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5
너무 재미있어요 ㅠㅠ 얼른 토요일 저녁 됐으면 좋겠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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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열심히 써올게요! 감사합니당😘❤️음쭈왑❤️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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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6
센세 감사합니다ㅜㅜㅜ 익만 요즘 잘 안 들어오는데 이런 귀중한 글이ㅠㅠㅠㅠㅠㅠㅠ 아껴서 읽을게요ㅠㅠ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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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아유 아닙니다ㅠㅠ 귀중하다뇨... 그저 삼시세끼 밥 먹고 망상만 하는 사람의 글입니다ㅋㅋㅋㅋㅋㅋ😉❤️ 댓글 감사합니당❤️❤️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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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7
센세 우리 결혼할까,,?🥺❤️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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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반지는 내가 준비할게💎😘❤️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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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8
센세... 이렇게 빨리 와주실 줄 몰랐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오늘 전투씬도 박진감 넘치게 묘사 잘하시고 정말 재밌었어요 계속 정주행 하고 있을게요! 😘💖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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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감사합니다!!ㅜㅜ 쓰고 싶은건 많은데 제가 부족해서 늘 어후, 어후 이러면서 씁니다ㅋㅋㅋㅋㅋ😂열심히 해볼게요 사랑합니다 닝❤️❤️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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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4
다시 또 돌아와서 정독했다 즐겁게 읽고 갑니다 ❤️❤️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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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헉 다시 읽어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ㅜㅠ💓 따뜻한 닝이 있어서 행복하네요 홀홀👵🏻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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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9
센세는 최고야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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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닝이 더 최고야💓💓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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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9
무승소리야 센세가 우주최강최고야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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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0
꺅 나 이거 왜 이제봤어...하앙 최고야 센세💙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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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어서오세요 닝ㅋㅋㅋㅋㅋㅋㅋ최고라니ㅠㅠ 너무 고마워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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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1
첨부 사진(내용 없이 첨부한 댓글)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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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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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2
센세!!!!!!! 제가 오늘 오전에 호출 보고 회사에서 계속 퇴근시간까지 기다렸어요ㅠㅠㅠㅠ 하아아앙💓 진짜 너무 재밌어요...승이 아직 안 끝났다니 ㅎㅎㅎㅎ더 좋네요 행복하다ㅠㅠㅠㅠㅠ 이번편도 몰입감 장난아니고 둘의 이 달달한 관계가 쎄함으로 변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짜릿해요... 토욜 기다릴게요ㅠㅠㅠㅠㅠ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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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꺄아 닝 이렇게 장문의 댓글을ㅠㅠㅠㅠ제 사랑의 뽀뽀를 받아주세요😘💖💓ㅋㅋㅋㅋ 닝이 제 글을 재밌게 봐주셨다니 너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서 저도 모르게 광대 승천하고 있었네요ㅋㅋㅋㅋㅋㅋ 토요일까지 부지런히 써서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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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52.

온갖 기억들이 나를 날카롭게 할퀴며 지나친다. 누군가의 괴로움, 분노, 고통, 그리고 죽음. 생명을 꺼뜨리는 모든 과정이 지독하게도 생생하다. 마치 사토 다이스케 생애의 업보가 모조리 내 것인 것만 같을 정도로.

「 …를 …내야만…니까. 」

스쳐가는 무수한 기억의 파노라마 한가운데에서 젊은 여성의 탁한 음성이 고장난 라디오 소리처럼 토막토막 울렸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목소리였다. 그런데 그것이 이토록 강렬할 수가 있을까. 기묘한 일이었다.

영겁과도 같은 찰나가 걷히고… 괴로움에 몸부림치던 사토가 꺽꺽대는 괴기스러운 소리를 냈다. 마지막까지 발버둥을 치던 그는 이내 게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어찌나 지독하게도 반항을 했던지 이마를 잡았던 내 오른손에는 그놈이 손톱으로 마구 할퀴고 긁어 만든 잔상처가 가득했다.

털썩,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자 뒤에서 방사 가이딩을 하던 카게야마가 주저 없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물기 어린 목소리로 내 어깨를 잡고 정신없이 선배, 선배 괜찮아요? 선배! 하면서 흥분하자 울컥, 농후한 가이딩이 튀어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자칫 다른 센티넬들이 다칠 수도 있을 정도로 진득하고도 뜨거웠다.

“가이딩…! 가이딩, 조절해.”

그 애의 양 팔을 잡고 다급히 힘주어 말하자 그렁거리며 유약하게 흔들리던 눈동자에 차차 음산한 고요가 내려앉았다.

잠시 말이 없던 카게야마는 천천히 가이딩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옳지, 착하다.” 라고 말하며 장난스럽게 웃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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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53.

카게야마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자 저멀리서 달려오고 있는 2층 수색대원들이 보였다. 잠시 상황 파악을 한 팀장은 내게 다가와 걱정스레 물었다.

“몸은 괜찮나?”
“네. 딱히 큰 이상은 없습니다.”
“능력을 꽤 많이 썼을 텐데, 기절도 하지 않는 걸 보니 A급은 A급인가 보군.”
“아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웃으며 대답했지만 확실히 어딘가 이상하긴 했다. 분명 이전에 증강계 변이체와 싸웠을 때보다 훨씬 더 무리해서 능력을 썼음에도 내 몸은 생각보다 멀쩡했다.

그간 카게야마에게서 원 없이 양질의 가이딩을 받아서 그런건가, 라는 그럴듯한 추측에 문득 예전에 쿠로 선배가 했던 ‘가이딩이 보약.’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떠올랐다. 당시에는 비웃었는데, 지금 상황에 이보다 알맞은 말이 또 없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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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54.

“그럼 나머지는 팀원들이 처리할 테니 이만 센터로 가서 쉬도록.”
“아직 아래에 민간인들이 있습니다. 밀폐된 곳에서 한 사람이라도 변이체가 되면 그대로 떼죽음일겁니다. 길이 복잡하니 최대한 빨리 가시죠.”

“제가 거기로 위치 안내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팀장 뒤를 따라 한 걸음을 떼려는데, 갑자기 커다란 손 하나가 내 팔목을 거칠게 잡아챘다.

갑작스러운 상황 속에서 난 당혹스러움을 숨기지 못하고 나를 잡아 세운 이의 이름만 멍하니 부를 수밖에 없었다.

“카게야마?”
“....또 어딜 가시게요.”

어둠 속에서 요요히 빛나는 서늘한 두 눈과 마주친다. 한 마리의 들짐승을 연상케 하는 그 눈빛에 일순 등줄기가 오싹해졌다.

“원하는 대로 다 해줬잖아요.”

낮게 깔린 문장에서 거친 불꽃이 튀었다.

“선배 일에 끼어들지말라고 할 땐 고개만 끄덕였어요. 가이딩 조절하라고 해서 했고, 후방으로 얌전히 가기까지 했어요.”

카게야마의 시선이 아직 붓기가 덜 가신 내 볼에 닿는다. 그러자 아득, 이를 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팔목을 잡은 손에 점차 힘이 들어갔다.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아프니 놔달라 했지만 이미 내 말 따윈 들리지 않는듯했다.

“굳이 저놈을 본인 손으로만 죽일 수 있다면서 무리하게 달려드는 것도, 그러다가 선배가 또다시 너덜너덜해져서 쓰러질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잡지 않고 참았어요. 근데...”

차가운 말소리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담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며,

“이젠 한계에요.”

씹어뱉듯이 나온 모든 단어들은 선뜩한 날을 세우고 나를 삼켰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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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55.

금방이라도 데일 것 같이 뜨거운 열을 품은 가이딩이 주변 공기를 어그러뜨렸다. 소스라치게 놀란 나는 완전히 몸을 돌려 한 손으로 카게야마의 멱살을 잡아끌었다.

“너 미쳤어? 지금 다친 센티넬들 안 보여? 이거 그대로 맞았다간 큰일 나!”
“정작 파트너인 선배는 손에 난 자잘한 상처 하나 제대로 안 아물었는데, 그래도 남 생각부터 하고 있네요.”

선을 넘어버리고 휘몰아치는 가이딩은 나의 살을 채우고 상처를 지웠으며 흘러내리는 피를 멎게 했다. 꼭 나 하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은 가이딩. 그건 지나치게 안락해, 꼭 양수에 빠졌던 시절로 돌아가는듯 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당장 멈춰. 이 자리에서 내가 혀 깨물고 죽는 거 보고 싶지 않으면.”
“하.”

고개를 떨군 그 애는 깊은 숨을 한 번 내쉬었다. 그와 동시에 가이딩도 불안한 곡선을 그리며 흔들렸다. 이윽고 시선을 들어 나와 눈을 맞춘 카게야마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대로 여기 떠요. 괜히 말도 안 되는 길잡이 노릇 같은 거 하지 말고. 그럼 저도 선배가 그렇게 원하는 가이딩 조절, 해드리겠습니다.”
“딱 봐도 이 건물 구조 복잡한 거 모르겠어? 내가 가면 위치는 누가 찾는데! 지금도 이 밑에선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을지 몰라서 한시가 급한데, 겨우 나 하나 때문에 다 죽이기라도 하려고?”

실소하며 비꼬는 말에 돌아온 건 놀랍도록 무정한 대답이었다.

“저한텐 선배만 무사하면 돼요.”

냉혈한 같은 그 애의 태도에 얼이 빠졌다.

한 꺼풀을 벗어던진 카게야마의 속내는 한 마리의 맹수와도 같았으니, 그렇게 한 번 더 자신의 벽을 허물고 나타난 그 애는 내 앞에서 숨기는 것 하나 없는 맨 얼굴을 드러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가장 유약한 부분이어야 할 알맹이는 섣불리 덤벼선 안 될 것 같은 위험한 내음이 풍겼다.

그때, 저 멀리에서 쿨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센티넬 하나가 쓰러졌다. 가이딩을 지나치게 받은 탓이었다.

“.....알겠어. 갈게. 갈 테니까 제발 진정해.”
“제가 그 말을 어떻게 믿어요.”

아랫입술을 깨물고 머리를 굴렸다. 한가지 방안이 떠올랐지만 선뜻 꺼내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고민을 하는 사이에도 가이딩은 퍼져나가고 있었다.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아까 그 여자애한테 길 안내 맡길게. 그러니까 이제 좀 진정해.”

그러자 언제 그랬냐는 듯 가이딩이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다시 안정적인 궤도를 타고 나서야 난 긴장을 풀고 카게야마에게서 손을 뗄 수 있었다. 이래도 되는 걸까.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이미 모든 것이 엎질러진 물이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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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센터 차 안에 있던 아이를 데리고 왔다. 건물 안으로 들어온 여자애가 주변을 둘러보며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자 무심했던 카게야마의 눈빛이 죄책감에 울렁였다. 잠시 아이를 지켜보던 그 애는 미간을 구긴 채 뒤돌아, 다친 센티넬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 발걸음이 평소와는 달리 여유 없이 급박하기만 했다.

몸이 안 좋아졌다는 핑계를 댔다. 그럴 만도 하지, 라는 말과 함께 어깨를 두드려주는 팀장에게 마지막까지 아이의 엄호를 부탁하고 또 부탁했다.

“사토 쪽도 정리되었으니, 이 정도 인원이면 아이도 안전할거야. 그보다도 자네 몸이 안 좋아진 게 더 문제지. 어서 가봐.”
“네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건물 밖으로 나갔다. 무거운 걸음마다 끈적한 죄악감이 흔적을 남긴다. 아무 일도 없을 거야. 그렇게 되뇌며 애써 그것을 털어낸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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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센터 사람이 모는 차를 타고 꽤 오래 달렸다. 그렇게 도착한 근방의 병원 응급실에선 원한다면 완전히 회복이 될 때까지 입원을 해도 된다며 아침에 병실로 옮겨주겠다고 말했다.

처음엔 거절하려 했다. 지금 내 몸이 멀쩡한 건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아니까. 하지만 일순 머릿속으로 호들갑을 떠는 카게야마의 얼굴이 스치자 건강한 센티넬이 될 바엔 차라리 나이롱 환자가 되는 쪽이 낫겠다는 판단이 섰다. 이 자리에 있었다면 분명 무조건 입원해야 한다며 우겨댔겠지. 그 고집쟁이랑 싸워봤자 득될 게 없었기에 나는 얌전히 요양하는 것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아침에 자리 나는 대로 입원할게요.”

옆에 없는 순간에도 그 애가 내게 미치는 영향은 참으로 막대하기 그지없었다.

침대에 누워서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하루가 길었다. 지금쯤 카게야마는 잘하고 있으려나, 아무 일 없어야 할 텐데. 그런 생각들 끝자락으로 쌓였던 피로가 밀려들기 시작했다. 가물해진 시야는 안온한 어둠으로 덮혀갔다. 단비 같은 휴식이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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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58.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새벽 여섯시 반쯤이었다. 커튼이 걷히고 간호사 한 분이 들어오셔선 수액 바늘을 빼주셨다.

“꼭 누르고 계시면 됩니다.”

비몽사몽한 눈을 겨우 뜨며 감사 인사를 했다. 병실로 들어가기 전에 잠시 아침 바람이나 맞으면서 정신이나 차려야겠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 로비로 향했다. 병원 로비에는 예쁘게 꾸며진 성탄 트리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벌써 크리스마스 시즌이네.”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kfc 치킨이나 사다 먹으면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병원 밖으로 나갔다.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잔잔한 새벽 공기가 두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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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59.

캔커피를 하나 뽑아 들고 벤치에 앉아서 핸드폰을 켰다. 라인 앱에 빨간 알림이 떠있었다. 켄마에게서 온 것이었다.

「 일 끝나면 연락 줘. 」

지금 시간이면 분명 한밤중일 애였기에 간단하게 라인만 보내기로 했다.

「 왜? 나 보고 싶어서? 」

핑크빛 토끼가 윙크하며 애교를 부리는 이모티콘까지 하나 날려주곤 키득거리며 앱을 끄려는데 칼같이 1이 사라지더니 전화가 울렸다.

“뭐야, 너 왜 지금 시간에 깨어있어?”

-그냥 그렇게 됐어.

“와 지금 해 서쪽에서 뜨고 있는 거 아니야?”

괜히 과장된 말투로 장난스럽게 놀리자 켄마는 짜증스럽게 “시끄러워.”라고 말했다. 큰소리로 웃음을 터뜨리며 따뜻한 캔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근데 웬 전화야? 무슨 일 있어?”

-.....그냥.

“그냥?”

-그냥 걱정했어.

짧게 한 박자 쉰 켄마는 특유의 무기력한 목소리로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

-너 걱정했다고.

가벼운 나와는 달리 켄마는 꽤 진지했다. 짧은 침묵 속에서 말없이 하얗게 번지는 내 입김만 보았다.

-꽤 오래 연구실 안 왔잖아. 쿠로도 걱정했어. 엄청 바쁜 것 같다고.

“나 참, 내가 걱정살만한 게 뭐 있다고.... 너나 몸 챙겨! 커피만 주구장창 마시지 말고. 쿠로 선배 또 뒷목 잡고 쓰러진다?”

민망해진 내가 괜시리 잔소리를 퍼붓자 전화기 너머로 낮은 웃음 소리가 들렸다.

-그것보다 닝, 혹시 지금 임무할 때 뭔가 이상...

켄마가 무어라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 멀리서부터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뭐지? 구급차가 오나? 그런 생각을 하는데 들려오는 소리의 수가 어쩐지 심상치 않았다.

“켄마 잠시만.”

벤치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캔을 버리고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뛰듯이 걸어갔다. 이상했다. 뭔가 이상했다. 시끄러운 사이렌이 병원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불안감으로 속이 울렁거리더니 이윽고 심장이 쿵쿵거리며 요란하게 고동을 쳤다.

왜 하필 지금 그 애가 떠오르는지. 머릿속에서 점차 선명해지는 카게야마의 얼굴에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뛰고 있었다. 단순한 기우이길, 수없이 빌면서 달리고, 또 달렸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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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60.

구급차 몇 대가 병원으로 들이닥치고 그 뒤로 센터 차량이 무더기로 밀려들었다. 황급히 달려나온 의사들이 구급차에서 실려 나오는 스트레쳐카를 밀며 환자 체크를 하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핏물을 뒤집어 쓴 그들은 아직 숨이 붙어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그 뒤로 센터 사람들이 차에서 부상을 입은 다른 환자들을 병원 안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치료계 센티넬들이 응급처치로 상처 부위에 능력을 써가는 상태로 들려가는 이들도 있었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람, 팔이 잘려 나가 기절한 사람, 얼굴이 함몰되어 누구인지 알아볼 수도 없는 사람 등등. 부상자 하나하나 확인이 다 불가할 정도로 그 수가 넘쳤다. 지옥도를 연상케 하는 아수라장이었다.

모든 주변음이 그저 웅웅거리는 뜻 모를 울림이 되어버리고, 거칠어진 호흡으로 타고 들어온 혈향에 머리가 아찔해졌다. 그렇게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구역질을 참아내고 있는 내 뒤로 익은 부름이 들렸다.

“...선배.”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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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61.

굳어 있던 몸이 서서히 움직임을 찾아갔다. 많은 이들의 생사가 오고 가는 이 순간조차 카게야마가 무사하다는 사실 하나로 모든게 안심되다니, 이 얼마나 이기적인 감정인지.

얼굴을 보호하던 장비를 벗어서 맨얼굴이 드러난 카게야마는 핏자국이 덕지덕지 말라붙어있었다. 전장을 구르다 온 모습으로 넋을 놓은 그 앤 어디 한군데가 텅 비어버린 사람 같았다.

“너, 너 괜찮아? 얼굴에 피는 뭐야? 어디 다쳤..”
“선배.”

다친 곳은 없는지 살펴보던 나를 힘주어 부른 카게야마는 돌연 내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그리곤 그대로 흐느끼기 시작했다.

“선배...우리 돌아가요... 여기서 벗어나요 제발...”

정신없이 숨까지 헐떡거리며 우짖는 그 애에게 해줄 수 있는 거라곤 그저 틈 없이 끌어 안아주는 것 하나뿐이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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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62.

조직에게 당했다. 그들은 사토 일당이 전투불능 상태가 되자 모든 증거물들을 없애버리기 위해 지하에 미리 설치해둔 폭파물을 그대로 터뜨려버렸다. 그 안에 갇혀있던 민간인들이 몰살 당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리고 센터 사람들과 같이 지하로 갔던 여자아이도...

「 고,고맙습니다! 」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내게 수줍게 인사하던 해사한 아이의 얼굴이 핏덩이가 된 채로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보았을 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결국 아이는 다음 날 새벽, 별이 되어 떠났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은 센터 센티넬 대다수가 목숨을 건졌다는 점인데, 그 기적 같은 이야기의 중심엔 카게야마가 있었다. 건물 잔해에 파묻혀 죽어가던 수많은 센티넬들의 목숨을 오로지 방사 가이딩 하나만으로 살린 그 애는, 천재 가이드란 이름으로 떠받들어지며 온 언론사가 앞다투어 인터뷰 요청을 보냈다. 하루아침에 전국민이 다 아는 유명 인사가 된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카게야마는 그날 이후 어떠한 외부 활동도 하지 않았다. 끝도 없이 울려대는 시끄러운 핸드폰을 꺼버린 채, 오로지 내 품속으로 파고들 뿐이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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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일단 여기까지!
원래 ‘승’ 부분을 다 적었는데 적고 보니 제가 원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반 넘게 다 잘라버렸습니다 하하...🥲 오늘 이 파트를 끝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위의 부분 이후로는 다시 적어야할 것 같네요ㅠㅠ 생각보다 진도가 나가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언제 올릴지는 저조차도 감이 안와서 언제다.라고 딱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네요...혹시라도 ‘승’ 파트를 전부 적고 여기에 올리는 것까지 완료한다면 호출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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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8
ㅠㅠ 센세 호출 뜬 거 보고 당장 달려왔어요 오늘 부분 정말 카게야마의 쎄한 모먼트가 잘 드러났어요 무섭긴 하지만 넘 하앙.. 진짜 감사해요 센세 집착 맛있다... ㅠㅠ 센세가 만족하실때 들고오셔도 충분해요! 조금씩 정주행할 테니 언제든 승 파트 완료되시면 여유있게 오셔도 돼요!! 센세 글이면 어떻든 좋아요..💖 정말 잘 읽었어요 센세😘😘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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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감사합니다!!ㅠㅠ 원하는 분위기대로 스토리를 진행시키고 싶은데, 역량이 부족해서 많이 헤매고 있네요🥺 그래도 따뜻한 닝의 댓글에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엔젤닝.. 정말 정말 사랑합니다 음쭈왑😘❤️❤️ 그럼 부디 오래 걸리지 않길 바라면서 파트가 완전히 완료되면 들고 오겠습니다!ㅠ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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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2
하앙 ㅠㅠㅠ센세 ㅠㅠㅠㅠ너무 재밌다 못해 심장이 뛰어요...진짜 뭔가요...이렇게 벅차오르는 연성 너무 오랜만에 봐요 이런 황금 보다 값진 글을 무료로 보다니 🥺 몰래 계좌번호 좀 놓고 가요!!! 실수 좀 해달라구요!!!!! 내 카드 다 줄게ㅠㅠㅠㅠㅠㅠㅠㅠ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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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앜ㅋㅋㅋㅋㅋㅋㅋ감사합니다ㅠㅠㅠ 부족한 글 봐주시는 닝한테 오히려 제가 입금해야 맞죠!!!!! 당장 계좌 부르세요 닝!!!💵💴💰💖 뒷 내용은 언제 이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ㅠㅠ 그래도 재밌게 봐주셔서 너무 뿌듯하네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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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3
닝이 센세라고 생각하면 카게야마의 심정 백 번 이해 가능 이렇게 탄탄하고 필력 좋은 글을 쓰는 센세는 황제감금시키고 글만 쓰게 하고 싶어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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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앜ㅋㅋㅋㅋㅋㅋㅋ밥이랑 이불만 있다면 감금 당할 수 있습니다👌😘감사합니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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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4
하아아앙....진짜 최애 바뀔듯..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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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2
기웃....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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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8
오랜만에 와서 읽는데 진짜 레전드 ㅠㅠ 너무 재밌어요 ❤❤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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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5
전이랑 결은 어딨나요… 다음편이 필요해요..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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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글쓴이가 고정함
혹시라도 이 드림을 볼지도 모를 모든 닝들 안녕하세요! 제가 너무 늦었죠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ㅠㅠ 그동안 글을 써보려고 했지만 떠오르는 전개가 하나같이 마음에 차지 않아서 제법 오랜 시간을 쉬다가 이제야 돌아오게 된 점 너무 죄송합니다🥲 아직 이 드림을 기억하는 닝들이 계실지는 모르겠지만ㅎㅎ 저는 여전히 카게야마 드림에 애정을 갖고 완결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라 이제와서 부끄럽지만 천천히 다시 글을 이어가볼까합니다!

일단 현재 그동안 썼던 글의 수정을 모두 마친 상태입니다 수정 전과 흐름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디테일한 설정과 닝의 심리묘사, 짧은 에피소드 하나가 추가되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확인해보셨으면 합니다

제 목표는 이번 달 안에 ‘승’ 파트를 완결 내고 ‘전’ 글까지 파는겁니다 현재 제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으며 덧붙여 지옥의 취준까지 앞둔(사실상 병행^^) 상태라 연재는 매우 느리게 흘러갈거로 예상되지만… 그래도 완결을 내기 위해서 열심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닝들, 다시 찾아주신 닝들, 이 오래된 글을 발견해주신 닝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드리며 그럼 적지만 적어둔 일부 분량을 풀고 최대한 빠르게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호출은 새글을 파게 되면 누르겠습니다!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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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8
센세의 현생을 응원해요!! 늘 보고 싶고,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사랑해요 센세❤️❤️ 제 최애 카게야마 드림이에요!!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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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63.

센터장님의 호출을 받은 것은 그날로부터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였다.

한동안 불면증에 시달리던 카게야마가 겨우 잠이 든 것을 확인한 나는 단 한줄기의 햇빛도 들어오지 않게 암막 커튼을 단단히 쳐두고 방을 나왔다.

흰 눈, 검은 뼈만 남은 앙상한 가지, 흐린 잿빛의 하늘. 무채색이 넘실거리는 12월의 풍경이 커다란 복도 창을 통해 걸려있었다. 그 사이를 지나치다 무심코 고개를 돌리자 우리가 파트너가 되던 날, 첫눈을 맞으며 부둥켜안았던 기억이 유리에 낀 뿌연 서리 위로 떠올랐다. 어쩐지 그 시간이 조금 아득하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 도쿄에서 사람이 왔어. 」

센터장님은 더 이상 센터의 부름을 무시하면서까지 카게야마를 숨겨둘 수 없음을 넌지시 알렸다.

카게야마의 상태가 좋지 않은 이 타이밍에선 달갑지 않은 손님이었다.

그 애는 내가 잠시라도 시야에서 사라지면 발작하듯 나를 찾아댔다. 선잠에서조차 악몽을 꿨으며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난 그때마다 잘게 몸을 떨었다.

「 그 여자애가 나와요. 자꾸 원망하는 눈빛으로 저를 보기만 하는데 저는…저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희게 질린 얼굴로 두서없는 이야기만 뱉어내는 카게야마를 말없이 안은 나는 등을 쓸어 내려주며 괜찮다는 말만 되뇌었다.

그러면 낮게 헐떡이던 호흡은 제자리를 찾아갔고, 카게야마는 힘을 주어 나를 더 끌어안았다.

「 전 후회하지 않아요. 」

내 어깨 위로 고개를 묻은 카게야마가 입술을 달싹이며 속삭였다.

「 후회하지 않아요. 절대… 」

그 앤 매 순간마다 확인받고 싶어 했다.

자신이 한 선택으로 지켜낸 것이 무엇인지를.

가이딩이 공중으로 퍼질 때면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서로의 호출기 소리를 들으며 당장이라도 자신을 집어삼킬 듯 몸집을 부풀리는 죄책감으로부터 도망쳤다.

‘지켜줘야만 해, 내가.’

그들이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그토록 약해진 그 애를 들쑤실 생각이라면 갖은 상황에 치이면서 길러낸 눈물겨운 나의 처세술이나마 백번 이용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것마저도 먹히지 않을 때는….

움켜쥔 손아귀 위로 뼈마디가 섰다. 과연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자신이 서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해야 했다. 이제 우리가 기댈 곳은 서로 밖에 없었기에.

똑똑

“센터장님. 닝입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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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64.

안쪽에서 들어오라는 허락이 떨어졌다. 문을 열어주는 비서님께 가벼운 목례를 하며 들어가자 센터장님 맞은 편에 큰 키를 가진 중년 여성 하나가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그래. 어서 오게.”

선한 눈주름을 보이며 반겨주시는 센터장님 얼굴엔 짙은 피로가 드리워져있었다. 긴장되어 괜히 의미 없이 굴리던 시선이 테이블 위에 올려진 두 개의 찻잔에 닿았다. 다 식은 찻물은 아직 한가득 남아있었다.

“닝, 이쪽은 도쿄 본부의 본부장님이시다.”

그 말에 순간 넋이 나갔던 나는 곧바로 정신을 다잡고 의식적으로 허리에 힘을 주어 자세를 바로 잡았다.

본부장이라니. 상상 이상의 거물급 인사였다.

“센다이시 센터 소속 센티넬, 닝입니다.”

일단 눈치껏 허리부터 숙이는 편이 좋겠다는 판단이 선 나는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잘그락거리며 머릿속을 돌아다니는 탓에 사고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본부장씩이나 되는 이가 왜 굳이 센다이시 센터까지?

카게야마와 나는 본부가 필요로 한다면 충분히 강제 소환을 당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럼에도 본부장께서 친히 여기까지 방문하는 아량을 베푸신 이유가 뭘까.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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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65.

“일단 앉으시죠.”

숙인 머리통 위로 우아한 목소리가 앉았다. 크지 않은 음성임에도 또렷한 권력의 힘이 실려있었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몸짓으로 자리에 앉자 본부장은 부드럽게 입매를 올려 미소 지었다.

“사고 이후로 몸은 좀 어떤가요?”
“별다른 이상 없이 괜찮습니다.”
“그렇군요.“

잠시 멈춘 대화 틈새로 참기 힘든 적막한 침묵이 몰려들었다. 그 짧은 정적 동안 여기에 온 목적이 뭔지 묻고 싶은 성급함이 꾸역꾸역 입 안을 채웠다. 차라리 혀라도 씹을까 극단적인 고민이나 하고 있던 찰나, 본부장이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요즘 티비만 틀면 나오는 소식이 뭔지 아나요?”

영문도 모른 채 테이블 아래로 발가락만 움츠리고 있자 곧바로 자답이 들려왔다.

“피토스 관련 범죄 소식이에요.”

거기에 갑자기 고상한 낯을 마구 일그러뜨린 본부장은 정장 자켓 안쪽 주머니에서 담뱃갑과 금색 지포라이터를 꺼내 들었다. 금세 불이 붙은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곤 공기 중으로 희멀건 연기를 흘리던 본부장의 시선이 나에게 고정되었다.

“당장 보이는 사례만 해도 그 정도인데 암수범죄까지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그놈들 목을 다 따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치밉니다.”

여상한 손길로 담뱃재를 툭툭 털어내며 이야기는 이어졌다.

“더군다나 엉망이 된 치안으로 시민들의 불신은 날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어요. 이걸 해결하는 방안을 내놓는 게 시급했죠. 우리 연합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임을 분명히 해야 하니까요.”

생긋 웃는 얼굴에서 묘한 불안감이 등허리를 타고 올라왔다. 스스로 느껴질 정도로 딱딱하게 굳은 표정을 풀기 위해 노력했지만 뒤이은 말에 그럴 의지는 담배 연기와 함께 공기 중으로 소산되고 말았다.

“그런 의미에서 SGA 측에서는 카게야마 군을 내세우는 것을 결정했습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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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66.

“그게 대체 무슨…”

SGA, 즉 연합에서 내린 결정이라면 내 능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도 한참을 벗어난다. 게다가 본부장이 직접 전하러 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그보다 더 위, 까마득히 높은 자리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한 사람의 훈령임이 분명했다.

현재 일본 SGA을 이끌고 있는 연합의장, 다카하시 고로.

무릎 위에 얹은 두 주먹 사이로 축축한 땀방울이 새어나왔다. 어떤 무거운 요구가 튀어나올지 더욱 종잡을 수가 없어졌단 사실에 피어오르기 시작한 막연한 두려움은 가슴을 울렁이게 만들었다.

그때 본부장이 센터장님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센터장님은 내 앞으로 테블릿pc 하나를 올려 놔주셨다. 그 화면 안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던 건 다름 아닌 각종 포털 사이트를 장식한 화려한 헤드라인이었다.

[ 스무 살 천재 가이드, 카게야마 토비오는 누구인가]

[ 위기의 SGA, 센다이시 가이드가 해결해줄 수 있을까 ]

[ ‘센다이시 급습 작전 참사’ 속 가이드 카게야마가 지켜낸 값진 생명들 ]

[ 불안에 떠는 시민들, 가이드 카게야마가 연이은 피토스 사건 종결의 열쇠가 되어줄 것을 기대… ]

일주일 동안 각종 언론의 소리를 닫고 생활했던 터라 이 정도로 바깥이 들끓는지 몰랐다. 당장 위인전이라도 써줄 것만 같이 열띤 분위기에 저절로 눈이 크게 뜨였다.

“방송사, 신문, SNS 등. 각종 매체를 타고 카게야마 군의 이야기가 돌고 있어요.”
“이렇게까지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대체…“
“굶주렸던 거죠.”

어느새 짤막하게 줄어든 담배를 재떨이 위로 비벼끄며 내놓은 본부장의 답은 간단했다.

대중들은 굶주렸던 거다.

이 나락의 시대를 끝낼 영웅이 그들에겐 필요했다. 그게 스무 살의 어린 천재 가이드라는 드라마틱한 타이틀까지 가진 자라면 더더욱 떠받들 수밖에.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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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닝씨.”

테블릿 pc에서 눈을 떼며 고개를 든 나는 본부장의 안경 너머에 있는 두 눈을 마주했다. 온화한 말투와는 달리 소슬한 눈빛은 지나치게 이성적이었다. 그 간극에 목덜미가 섬짓해졌다.

“카게야마 군이 대중 앞에 설 수 있게 만드세요.”
“….그건 어렵습니다. 본부장님. 애당초 일반 현장직인 저한텐 센터 가이드에게 능력을 쓸 권한은 없습니다.”
“그런 사소한 것쯤이야, 제 권한으로 해결하면 될 일입니다.”

한번 뻗대보려 한 시도는 허무할 정도로 가볍게 넘겨졌다. 무력한 기분이 어깨를 짓누른 탓에 눈썹이 한 차례 꿈틀하고 튀자, 그 모습에 눈시울을 접으며 웃은 본부장이 이쪽으로 살짝 몸을 기울였다.

“능력을 사용하세요.”

정답을 알려주는 친절한 선생님과도 같은 태도였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존중의 기색은 비치지 않았다. 애초부터 이 테이블 위엔 거부권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네 알겠습니다. 라는 직답을 바치고 잘 훈련된 한 마리의 개처럼 행동하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고분고분 따를 수만은 없었다. 내 손으로 그 애의 기억을 뒤집다니. 상상만 해도 역겨웠다.

이로 입술을 짓이기며 말문을 닫자 작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딱 보아도 귀찮게 구는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듯했다.

본부장은 손가락으로 은테가 둘러진 안경을 한번 올리더니 이내 은밀한 투로 속삭였다.

“잘 생각해봐요. 이건 인생에 두 번 없을 기회예요. 카게야마 군에게도 그리고 닝씨에게도.”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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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68.

“기회…요?”
“뒷배 없는 이가 과연 어느 자리까지 오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
“제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타고났다고 해도 그 이상의 무언가가 없다면 분명히 한계에 부딪힐 겁니다.”

아니라고 반박하고 싶었지만 쉬이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 냉정한 말은 지극히 현실을 가리키고 있었기에.

“연합은 두 사람의 미래를 보장해드리겠습니다. 이건 비단 이 자리에 있는 저와 센다이시 센터장님뿐만이 아닌 연합의장님의 뜻이기도 합니다.”

누가 봐도 거절하는 것이 한 제안이었다. 하지만 이게 과연 옳은 선택일까. 종잡을 수 없는 어지러운 마음에 눈꺼풀 아래로 속절없이 흔들리는 눈동자가 감출 틈도 없이 혼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미 마음은 기울어졌다.

“잠시만요.”

만약 완벽한 선택을 할 수 없다면 최대한 완벽에 가깝게 만들어야겠지.

“대신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최선이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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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69.

침실 문을 열자 보인 것은 하얀 겨울 이불로 만들어진 둥그런 언덕 하나였다. 느릿하고 평온한 숨소리에 따라 언덕은 미세하게 높아졌다 낮아졌다를 반복했다.

“카게야마.”

매트리스 끄트머리에 앉아 이름을 불러보았지만 깊은 잠에 빠진 카게야마 귀에는 닿지 않는 모양이었다.

한 번 더 불러서 깨울까 했지만, 차라리 모르는 사이에 끝내 버리는게 나을 것 같다는 판단에 달싹이던 입술을 도로 꾹 닫아버렸다.

빛도 소리도 결여된 공간은 혼잡한 생각을 정리하기엔 최적의 장소였다. 하지만 내가 잡념을 떨치고 카게야마의 이마로 손바닥을 가져다 댄 것은 제법 오랜 시간이 지나서였다.

그러기까지 나는 이불 밖으로 삐죽 튀어나온 기다란 손가락을 괜시리 건드려도 봤다가 흐트러진 흑빛 머리칼을 손끝으로 조심스레 넘겨준 뒤, 내리깐 속눈썹이 길다며 듣는 이 없는 감탄을 중얼거리도 했다.

“카게야마.”

한 번 더 이름을 불러보았다. 이번엔 깨울 의도가 없는 나직한 혼잣말이었다.

“…미안해.”

손안에 들어온 따뜻한 체온이 되려 전신을 차갑게 만들었다. 아랫입술을 아플 정도로 잘근거려보았지만 채 삼키지 못한 흐느낌이 잇새를 비집고 마구잡이로 튀어나왔다.

“미안해...미안해, 정말…”

눈을 찌르는 하얀 빛이 내 손을 타고 나와 방 안으로 밀려들었고 이후의 기억은 단편적이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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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70.

굉음과 함께 거대한 건물이 맥없이 내려앉는 환영이 보이자 이어지는 건 날카로운 절규의 목소리. 바쁘게 오가는 센터 사람들, 정신없이 잔해를 뒤지는 손,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 같은 한 여자아이…

그리고 그 아이를 안은 채 가쁜 호흡을 몰아쉬는 흑백의 인영 하나가 나타났다.

「 연습... 」

희미하던 것이 점차 또렷해졌다.

「 연습한 대로 해야해… 」

이젠 너무나 익숙해진 목소리와 함께 형체는 더욱 선명해져만 갔다.

카게야마는 아이를 품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보이는 모든 것이 폐허가 되어버린 수라장 속에서 멍한 얼굴로 엇비슷한 말만 되풀이했다.

「 연습한 대로 해야만 해… 」

사방에 가이딩을 퍼뜨리면서도 카게야마는 내내 그 말을 멈추지 않았다. 거센 물살에 휩쓸려가지 않기 위해 붙잡은 기둥처럼, 남아있는 마지막 이성을 그 한마디로 그러잡으며 버텼다.

힘겹다. 그날의 기록을 카게야마의 시선을 빌어 읽는 것도, 무너져가는 카게야마를 두고 볼 수밖에 없는 것도.

그렇기에 도둑처럼 훔쳐보는 것을 이만 멈추고 더는 이날을 떠올릴 수 없도록 기억을 지우는 작업을 서두르려 했다.

「 ─괜찮아? 」

하지만 갑자기 들려온 음성에 나는 그만, 하려던 동작을 망각하고 말았다.

나였다.

카게야마의 어깨를 붙잡고 다친 곳은 없냐며 상태를 살펴보는 그건 누가 봐도 그날의 나였다.

「 선배. 」

일순 소음이 멎어들고 무채색이던 사위가 아주 천천히 느리게 색을 찾아갔다. 동시에 카게야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한계까지 마구 눌렀던, 어쩌면 영영 꺼낼 엄두도 내지 못했을 서글픈 고통이 주체할 수 없이 터져 나왔다.

「 선배...우리 돌아가요... 여기서 벗어나요 제발... 」

핏물이 뚝뚝 흐르는 아픈 감정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찬란한 색의 세상에서 고조되었다. 우리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황홀한 빛깔을 가만히 바라보던 나는 난데없이 덜컥 겁이 났다. 이제 겨우 성년이 맞은 가이드의 삶에서 내가 가진 무게가 버거워 숨통이 죄이는 듯했다. 동시에 어깻죽지를 적시는 울음을 끌어안는 것만으로 겨우 위로하려던 나의 서툶이 한없이 초라해져만 갔다.

다급히 손을 뻗어 기억의 귀퉁이를 잡아다 그대로 찢어버렸다.

결핍도 고통도 영원히 없었던 일이 되도록. 아주 사정없이.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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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6
생각나서 왔어요..! 센세 현생 화이팅...!!!!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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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7
센세.. 저 아직 기다리고 있슴다ㅠㅠㅠ 센세 글 본 후로 센가물 환장해요ㅠㅠㅠㅠㅠㅠ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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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8
센세의 현생을 응원해요...! 늘 기다리고 있어요ㅠㅠ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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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8
저 아직 기다려요... 보고 싶어요 센세....ㅠㅠ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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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8
또 기웃거리러 왔습니다ㅠㅠ
제 기준 카게야마 썰 단연 1위예요... 집착하는 카게야마 꼭 보고 싶어요. 올해 안에 꼭 다시 센세를 마주할 수 있게 되길 바라면서...❤️

벌써 찌통 냄새가 나고... 저는 센세를 기다리고. 늘 이곳을 전전하고 있고. 센세가 다시 오실 때까지 몇 번이고 이 글을 읽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센세의 현생을 응원하고, 전 언제까지고 여기서 기다릴 거예요. 사랑합니다, 사랑해요 센세!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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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8
딱 1년 전 저네요ㅋㅋㅋ 이번에도 보러왔어요 정말 재밌어요... 열버는 승리한다..... 분명히... 잘 지내시죠 센세...? 보고싶어요ㅜㅜ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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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안녕하세요 닝! 정말 정말 정말 오랜만에 이 드림에 들어와봅니다 오랜 시간 잊지 않아줘서 너무 고마워요🥹 닝 덕분에 우울하게 현실을 살다가 아 맞아 내가 이런 글도 썼었지하며 떠올릴 수 있었네요 저는 혐생에서 잘 견디며 살고 있습니다 저를 기억해주신 닝도 부디 행복하시길..🩷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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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8
첨부 사진헉?!!! 열버는 진짜 반드시 승리한다.. 미쳤다 으앙 센세... 보고싶었어요ㅠㅠㅠㅠㅠ 저 진짜 이 썰덕에 칵얌이 부동의 최애가 됐다구요🥹💖💖 늦더라두 천천히 올려주신다면 그것은 저의 큰 기쁨...♥︎ 인티는 후원 기능 안 만들고 뭐하냐! 제 통장을 가져가셔요...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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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71.

***

설국이었다.

밤새 펄펄 날리던 눈발은 만물을 백색으로 물들였다. 마른 가지마다 마다 얹어진 도톰한 눈더미가 가지를 꺾을 기세였다. 위태롭게 휘어진 가지 하나를 툭 건드리자 우수수 눈이 떨어졌다. 평화로운 소음이다.

우린 아무도 밟지 않은 순백의 평원 위로 발자국을 내었다. 푹푹 꺼지는 발을 옮겨 나란히 흔적을 걸었다.

“어때? 사람도 없고 좋지.”

씨익 웃으며 옆을 돌아보자 카게야마는 조용히 고개만 두어번 끄덕였다. 무뚝뚝하긴.

네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산 속 별장은 부모님이 남겨주신 유산 중에서 내가 제일 아끼는 것이었다. 아무도 데리고 온 적이 없는 그 공간에 카게야마를 초대한 건 시끄러운 관심 한가운데로 뛰어들기 전, 마지막으로 도망쳐보고자 하는 일종의 발악이었다. 비록 의미없는 시한부 도주에 불과하겠지만.

우린 별장에 도착하자마자 청소를 하고, 밥을 해먹은 뒤에 깊은 잠을 잤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일찍 눈을 뜬 카게야마에게 미리 복사해둔 별장 열쇠 하나를 선물했다.

「 생일 축하해. 카게야마. 」

스무 번째 생일을 맞이한 카게야마의 눈이 반짝였다. 선물이 마음에 드나보지? 하긴 이 별장이 고즈넉해서 도피처로 삼기에 안성맞춤이라 탐낼만도 하다.

냉장고 깊숙한 곳에 몰래 숨겨둔 케이크로 간단하게 아침 요기를 해결한 뒤 나선 산책길은 상쾌했다.

“이미 몇 번이나 말했지만 매달 가는 도쿄엔 내가 없으니까 늘 행동 조심, 말 조심, 눈빛 조심. 알겠어?”
“아직도 이해가 안 갑니다. 왜 제가 선배도 없이 도쿄를 가야 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눈빛은 왜 조심해야 합니까? 저 그렇게 이상하게 보지도 않습니다.”
“아냐 너 가끔 되게 사람 싸,가지 없게 봐. 당장이라도 한 대 갈기고 싶을 정도로 막, 어?”
“….“
”그래 지금처럼.“

한 차례 잔소리가 지나가자 사소한 대화가 이어졌다. 어제 먹은 카레가 맛있었으니 다음에도 만들어먹잔 이야기, 눈은 다 좋은데 녹으면 질척거려서 싫다는 이야기, 카게야마의 유일한 보호자인 할아버지께서 건강이 안 좋으셔서 걱정이란 이야기, 오래 전에 돌아가신 우리 부모님 이야기… 이야기, 이야기, 이야기를 끝도 없이 주고 받았다.

그러다 우뚝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카게야마, 내가 누구야?“

카게야마는 몸을 돌려 나를 본다.

검은 눈. 그건 가로등 하나 커지지 않은 겨울 밤거리 같은 흑색이었다. 눈 내리는 소리마저 낱낱이 진동할 것 같은 고요하고도 외로운 명도가 예의 무감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제 파트너입니다.”

도대체 그런건 왜 물어보냐는 투가 가득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저 당연한 대답을 들었을 뿐인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한지 모를 일이었다. 맞아, 우리 파트너지. 그러니까…

”잊지마. 우리가 파트너라는 건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알았지?“

양심도 없다. 잊지마라니 웃기지도 않아. 너가 다 잊게 만들잖아.

자조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순진한 카게야마가 맹세하는 순간만 담았다. 그 해 12월의 마지막 기억은 그걸로 되었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우리는 서로의 맨 손을 잡고 다시 나아갔다. 박동을 따라 휘몰아치듯 넘어오는 가이딩이 따뜻했다.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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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8
닝 안대... 카게야마랑 백년만년 행복해야지🥹 능력 그런 곳에 쓰면 몬 써... 얘네둘 사랑하게 해주세요...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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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사랑하기까지 어떻게든 제가 잘 이어나가보겠습니다😇😭😭 생각해보니 굴리는거만 썼지 달달한건 한번도 안나왔네요ㅋㅋㅋㅋㅋ곧 나옵니다 곧..언젠가…ㅋㅋㅋ🙄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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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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