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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써줘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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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새 글 (W)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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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7
l
1
이 글은 3년 전 (2021/3/18) 게시물이에요
글쓰는 게 취미라서 선물해주고 싶오
추천
1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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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자1
응!!!!!!
3년 전
글쓴낭자
한 시인이 말했다
지나간 사람의 이름보다 붉은 전등이 생각날 때가 있다고
그 사람의 눈보다 다 비우지 못한 그 사람의 맥주잔이 기억이 날 때가 있다고
한 계절의 냄새보다 어느 날의 술 냄새가 더 오래 남을 때가 있고
함께 다녀온 여행지보다 퀴퀴한 지하철역이 더 그리울 때가 있다고
첫인상보다 다 치우지 못한 그 사람의 어질러진 방이
더 강렬할 때가 있다고
이런 사족들이 시가 되면 제목은 그 사람이 된다고
시, 시가 아니면 시 같은 것
시, 시가 아니면 시 같은 것
시간의 초점에 씻겨내도 지워지지 않는
이상한 흔적들
시, 아니면 시 같은 것들
3년 전
글쓴낭자
첫댓글 고마워
3년 전
낭자2
나도!!
3년 전
글쓴낭자
나는 약해졌을 때 전화기를 들었고 너는 전화를 받았다. 불행을 위한 모든 박자가 맞아떨어진 밤이었다. 참고 있던 것들은 더 이상 내 안에 있을 수 없어 밖으로 뻗었다. 감정을 통보하며 스러지게 울던 날 나는 기꺼이 또 불행해진 것이다. 그래. 나는 이 불행을 위해 그동안의 시간들을 자처한 거였구나.
3년 전
낭자2
진짜 지금 상황이랑 잘 맞아서 울고싶다ㅠㅠㅠ
3년 전
글쓴낭자
도중에 잠을 깼다. 창밖으론 모호한 하늘이 덮여있다. 아침으로 가는 것일까, 밤으로 가는 것일까. 그런 하늘이 오랜 시간 창밖을 버티고 있었다. 조금 더 자면 알 수 있겠지. 모호한 것들은 시간을 견디는 사람에게 답을 줄 테니까. 다시 눈을 감았다.
+ 조금만 버텨보자 ㅠㅠ
3년 전
낭자3
나 오늘 생일인데
글 선물 받구싶다 희희
3년 전
글쓴낭자
그때와 같은 가을이 돌아오면
모호한 새벽을 지독히 앓는다
붙잡히지 않으려
시간에 손을 씻지만
나는 시간의 세력이 못 이겨
오늘같이 발길을 잡힌다
나를 멈춰세우는 사람아
무엇이 가을인지
나는 알게 되었다
그것이
나를 쓸쓸하게 만들었다
내 안에 들어선 계절
내가 알고 있는 어느 새벽
난 오늘 여기 눕기로 했다
3년 전
글쓴낭자
생일 축하해
3년 전
낭자3
와 너무너무 고마워!
글 너무 좋아ㅜㅜ시간에 손을 씻는다니..
진짜 구절 하나 하나 다 인상깊다ㅜㅜ
3년 전
낭자4
혹시 늦었을까용?
3년 전
글쓴낭자
사람들의 말 사이로 가을이 찾아왔다. 여름의 한 풀이 꺾이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세워놓은 계획들 중 일부는 그대로 남아있다. 스쳐가는 이름들은 여과 없이 놓아주고 묵묵히 내딛는다. 9월은 조금 복잡해도 9월이니 괜찮다고. 손쓸 수 없는 과거에는 조금 더 쿨해지기로 한다. 한 계절이 가까이 왔다. 불 끄고 잘 자고 싶어, 잘 잠들고 싶어. 곤란한 밤잠을 위해 기도해본다. 벌써 9월이야, 그러다 중순이야. 9월의 끄트머리라 이야기할 때 나는 조금 가벼워져 있기를.
3년 전
글쓴낭자
가을은 아니지만 제가 좋아해서 적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3년 전
낭자5
저두용
3년 전
글쓴낭자
계절을 너로 기억하는
사람들 사이로
봄을 들고 왔구나
너는 참 흐트러짐이 없구나
기다림 끝에
네 여린 잎을 흩날리면서
슬퍼하지 않는구나
삶을 이해하는
깊은 인내가
네 작은 몽우리에서
왔구나
조금씩 열리는 너와
이제 이 계절을 살아야지
3년 전
낭자5
대박 글 진짜 잘쓴다,,! 너무 잘 읽고 가
3년 전
낭자8
쓰니야 1연이 너무 좋아서 자꾸 기억에 남더라고ㅠㅠㅜㅜ 혹시 인용해도 될까???
3년 전
글쓴낭자
응응 ! 고마워
3년 전
낭자6
늦지 않았다면 저두여:) 인생노잼시기여
3년 전
글쓴낭자
우리가 빌었던 소원들이 차츰 사라지고 있었나보다.
나는 그것과도 결별했나 보다
진심을 외던 입술이
모든 의미를 잃었다
마음이 전부 밖으로 뛰쳐나갔다
텅비었다 비었다는 건 작아진다는 건
내 안에 아무도 들일 수 없다는
아주 무서운 이야기였다
3년 전
낭자7
나중에 다시 오면 나도 써줘!♥
3년 전
글쓴낭자
젖은 발자국이 움푹 파인 채로 나를 쫓는다. 반가운 바다. 어제의 파도를 오늘 다시 볼 수 없음에도 바다는 언제나 반갑다. 여전히 아름답구나. 부스스 파도의 포말 소리가 순간 사이사이 부서진다. 보이지 않는 바다의 끝에 서늘함을 느끼다가도 내 몸은 슬며시 바다 쪽으로 기운다. 밀려드는 바다에 온 마음이 빨려간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다. 다신 볼 수 없는 지난 파도와 달리 내 마음은 내게로 온다. 바다의 관성을 함께한다. 마음이 요동친다.
3년 전
낭자8
덕분에 인용 잘했어😄 쓰니 글 본 후로 계속 저 구절만 생각나서 아무런 글을 못 쓰고 있었거든...! 글들이 완전 내취향이라 그런데 혹시 날 위한 글도 써줄 수 있을까???
3년 전
글쓴낭자
내가 다 고맙네 ! 오늘 둥이를 위해 써서 댓글 달게 늦게 봐서 미안해 오늘 좋은 하루 보내
3년 전
글쓴낭자
무더위다. 여름이 진작부터 와있었다. 새벽 내내 열심히 땅을 적시던 비가 출근길을 나서는 길엔 내리지 않았다. 예측하기 힘든 장맛비다. 걸을 때마다 얇게 치는 웅덩이에 꿉꿉해진 신발을 신경 쓰며 지하철에 올랐다. 한참을 졸고 나서야 내릴 역에 다다랐다. 계단을 오르는 길, 역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젖은 우산을 조심스레 털며 내려온다. 비가 오는구나. 좁은 우산을 펴고 웅덩이를 피해 더디게 걸어갔다. 허정허정 걷는 나를 못 참겠다는 듯 비는 곧 더 거세게 쏟아졌다. 내 걸음까지 들이닥쳤다. 굵게 내리는 빗줄기가 땅에 곤두박질치는 소리가 꽤 무거웠다. 회사 건물로 들어와 우산을 탈탈 털며 쏟아지는 비를 멍하니 서서 바라보았다, 참 필사적이구나. 8월을 내내 적실 모양이구나. 덕분에 젖어간 많은 것이 따뜻하게 말라가겠지. 조금은 부러워졌다. 속절없이 젖고 말라가는 것들.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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