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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638l 1
이 글은 3년 전 (2021/4/05) 게시물이에요
감성 에 게시된 글입니다 l 설정하기

지인들은 나를 현실적인 사람이라 칭했으나 사실 그 현실적임의 근본은 비관론이었다.

나는 항상 모든 일을 비관론적으로 생각했다. 큰 이유는 없었다. 

첫번째로 모든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다 안되면 그에 대한 타격이 큰것에 비해, 부정적인 생각 중에 피어난 작은 긍정은 그것과 비교도 안되는 큰 행복으로 돌아옴이었고, 

두번째로는 일이 잘 되지 않더라도 평정심을 잃고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한 나의 비관론은 시간이 지날수록 때때로 나를 불행을 먹고 사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마치 내가 부정적인 생각을 해야 일이 긍정적으로 풀릴 것만 같았다.


그렇게 어느 날부터 나의 부정은 그 무엇보다 긍정을 꿈꾸는 말이 되었다. 간절히 바라는 일일수록 더욱 더 극단적인 부정적인 일과 불행을 꿈꿨으며 그것은 점점 나의 습관이 되어갔다.


그런 내가 딱 한번 긍정을 꿈꾸며 긍정을 입밖으로 내뱉고 살았던 적이 있었다. 너는 내 일상의 몇 안되는 긍정이었고 낙관론이었다.

너의 부정적인 모습도, 너의 힘든 모습도 차마 상상도 하지 못할만큼 괴로웠고 그것을 감히 상상하는것도 죄를 짓는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오랜만에 긍정을 말했다 모든게 잘 될거라고, 우리는 웃고 있을것이라고, 먼 훗날 돌아볼 우리의 아픈 과거는 지금을 만들어준 양분이 될 것이라고 딱 그 뿐이라고.


나의 긍정적인 말과 달리 그 결말은 불행이었다. 


그저 모든 상황이 중첩되어 실패한 우리와 슬픔을 만들었을 것이다. 모든것이 긍정을 감히 꿈꾼 나때문은 아닐것이다.

그럼에도 괜스레 나를 탓하고 낙관적이었던 과거를 탓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나의 습관이며 여전히 너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나는 지금 피눈물을 흘리며 우리의 불행을 상상한다. 

나의 불행한 상상은 그 무엇보다도 행복을 꿈꾸는 발버둥이다.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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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자1
첫 문장부터 '그것은 점점 나의 습관이 되어갔다' 까지 너무 내 얘기라서 놀랐어. 비관이 습관인것도 불행한 상상이 행복을 꿈꾸는 발버둥이라는 문장도 그냥 내 머릿속 들여다보고 옮겨놓은 건줄... 이런 글 써줘서 너무 고마워쓰나:)
3년 전
낭자2
글 너무 좋다 고마워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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