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내 것 같지 않아서 나는 사랑하는 법도 배우지 않았다. 길에 채이는 돌멩이는 저 위 계단에서 굴러내려왔다. 덕지덕지 돌을 붙여 쌓아놓은 석축이 오늘도 산 우는 소리에 흔들렸다. 나는 좁은 길가에 서서 가파르게 줄을 선 집들을 내려다본다. 지붕과 지붕이 맞닿아 볕도 들지 않는 집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차게 식어가고 있었다. 나는 우둘두둘 이가 빠진 계단을 발로 더듬으며 조심히 언덕을 내려간다. 누렇게 바랜 신발코가 엄지 발가락을 누르는 감각이 아주 익숙하다. 신발이란 물건은 참 웃겨서 처음 신을 적에는 말을 듣지 않고 까불다 조금 정이 붙어야 같이 다닐만한데, 그 마저도 너무 오래 데리고 다니면 뒷꿈치에 이를 세워 그만 부려먹으라 내 발을 아작아작 무는 것이다. 나는 아킬레스건에 잔뜩 상처를 단 채로 엄지 발톱이 살짝 들린 채로 모든 쿡쿡 쑤시는 감각을 벗삼은 채 열심히 계단을 밟는다. 중간에 아주 익숙한 개짖는 소리가 들리거든 파란 대문 너머로다가 그래 나도 사랑한다 하며 마주 를 해 준다. 저 놈의 는 꽃무늬 할머니가 적적하다 들여놓은 자식으로 이제 막 두 살 되어 한참 힘이 넘친다. 몇 번 동네 돌아다닐 때 고구마며 쥐포같은 걸 던져 주었더니 발소리만 듣고도 꼬박꼬박 아는척을 한다. 아주 눈 깜짝할 새 한 층 더 내려온 태양덕에 회빛 시멘트가 불그스름한 빛을 띈다. 양 옆으로 늘어선 집들과 그 사이를 채운 하늘 그 밑의 아주 많은 계단. 저것을 조금씩 내려가고 나면 해는 아주 사라지고 어둠만이 남을까 나는 한참 두려웠던 적이 있었다. 한참을 또 걸으니 털털대는 소리가 들린다. 삼십분에 한 번쯤 힘겹게 이 마을을 오르는 버스의 소리다. 나는 다 떨어져 플라스틱 보강재가 삐져나온 신발을 신어도 영 버스를 타지 않았다. 가만히 이 마을에 서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이 나는 항상 싫었다. 뒤늦게 올 버스가 나를 앞지를 것을 알면서도 그랬다. 발이 까져서 진물이 날 것을 알면서도 그랬다. 나는 모든 게 멈춘 이 마을에서 가만히 발을 붙이고 서 있다 그 모양 그대로 함께 굳어버릴까 그게 많이 무서웠다 그냥 맘에 들어서 올리구 싶은데 무슨 일 생긴 줄 알려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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