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일들이 주어지는데 그걸 하는 데 들어가는 노력이 정말 큰 것 같아. 뭐 누구나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어렵겠지만... 평생 딴 짓을 하는 것 때문에, 해야 할 일을 기억하지 못해서, 또는 미뤄서 작은 문제들이 있어왔어. 어릴 때부터 한 번도 한 학기 동안 숙제를 모두 제 때에 해본 적이 없어. 정말 내가 다른 사람들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게 너무 싫어서 약속만큼은 꼭 지키려고 하는데 내가 다른 거에 신경이 가버리면 그 약속을 못 지키는 일이 꼭 한번씩 일어나. 나 자신과의 약속은 한 번도 제대로 지켜본 적이 없는 것 같아. 무슨 계획을 세우면 작심하루.... 그래도 불구하고 매번 계획을 세워서 작심하루의 연속이라도 해보려고 하는데 그게 이제는 너무 지치는 것 같아. 다른 사람이 보기엔 좋은 대학 다니고 있고, 아는 것도 많고, 사람들이랑도 잘 지내서 그냥 평범하게 좋고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모든 걸 유지하는 그 인내력이 이젠 슬슬 바닥나는 것 같아. 내가 나 자신과의 약속을, 내가 세운 계획을 한 번이라도 이뤄내보고 싶어. 남들과 약속한 건 지키고 살 수 있게, 지금 내 삶의 좋은 모습이 무너지지 않게 하고 싶어. 그런데 너무 나 자신에게 매번 실망만 하니까 이젠 그냥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 큰 것 같아. 그런데 또 한 편으론 다 겪는 일일텐데, 다 힘들어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일텐데 편안한 삶을 살아온 내가 뭐라고 이렇게 불평하는가 싶어. ADHD에 대한 설명 같은 걸 읽어보게 되었는데 너무 많은 부분이 내 얘기 같아서 조금 충격을 먹은 상태이기도 해. 한 편으로 따져보면 그냥 내가 관심 있는 게 독서였고 수업 내용을 배우는 거 자체가 재밌었기 때문에 그 때엔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게 아밀까... 그런데 또 이렇게 하는 게 그냥 내가 어떤 병, 내가 선택한 게 아닌 어떤 것에 탓을 돌리고 싶어서 그냥 이러는 게 아닐까 싶어. 그냥 나 자체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약하고 인생을 망칠 한심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보기가 싫어서 회피하는 게 아닐까... 그래서 정신과를 가볼까 생각은 하지만 돈도 두렵고 상담을 하면서 마주할 수 있는 나 자신이 두려워서 참 힘들다. 혹시 이런 고민이 있거나 이런 비슷한 생각을 해봤지만 정신과에 가서 도움을 받은 게 후회되지 않는다면 내게 좀 말해줄 수 있어? 혼자선 용기내기가 참 힘들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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