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많이 읽고 공부 잘 하는 애들이라고 다 글 잘 쓰는 것도 아니더라 나 고딩 때 동창 진짜 공부 못 했고 35명 중에 34등하고 이 정도였는데 고3 논술 시간에 쌤이 학생들이 작문한 글 익명으로 3명꺼 골라서 읽는 시간 있었는데 걔꺼 엄청 자주 읽고(국어도 3-40점대였어) 그냥 그 땐 어디서 본 거 따라서 적는다? 라는 생각 했었던 것 같은데.. 왜냐면 공부도 너무 못 하고 맨날 자는 애가 글은 잘 쓰니까 그게 걔의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 근데 지금 보면 글 쓰는 것도 타고나는 것 같단 생각 들어 걔 인스타 보면 그냥 담담하게 일상 기록 자주 하는데 읽으면서 운 글도 있고 공감도 많이 되고 어휘력도 좋고 일단 그 글을 무슨 생각을 하면서 썼는지 그 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이 되는 것 같아서 정말 잘 쓴 글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최근에서야 용기내서(?) 글 정말 잘 쓴다고 멋지다고 했더니 고맙다고, 사실 중고등학교 친구들이 자기 글 보는 건 좀 부끄럽다, 학생 때 공부도 안 하고 매번 자고 했어서 학교에서 어쩌다가 작문하고 읽고 이럴 때면 애들이 '에에? 니가 이런 걸 썼다고?' 라고 말하는 게 평소에는 은연중에 내가 공부를 못하니까 글도 못 쓸 거란 색안경을 끼고 자기를 보는 것 같아서 글을 잘 써도 그 자체로 봐주지 않을 것 같아서 눈치 보이는 것도 좀 있었다고 근데 그렇게 말 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그러길래 그냥 멋지다고 정말 잘 쓴 글이라는 생각 든다고 그랬는데 책은 한 권도 안 읽는대 근데 글을 너무 잘 써서 진짜 너무 신기함 약간 부모님 중에 문인이 계신 건 아닐까 유전인가 싶을 정도로... 책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감을 끌어내고 읽기 좋은 글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글을 쓰는 그 감각은 정말 타고 나야 하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