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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글 도어락 l 감성
l조회 337l 1
이 글은 2년 전 (2021/8/30) 게시물이에요
날씨는 사계절 중 가장 뜨거운 계절을 천천히 넘기고 있다. 귓가에 스치는 바람은 한층 낮아진 온도를 대변하듯 기분 좋은 미풍으로 머리칼을 흩트린다. 

날은 점점 가을로 넘어가고 있다. 높은 아파트에서 창문을 열어둔 창틀에 우두커니 서서 멀리서 그가 오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때때로 지상은 어릴 적 갖고 싶던 레고 장난감이 되어 레고가 된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중에 제일 아끼는 사람 모양을 한 레고가 점점 아파트 입구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 나는 재빨리 어지럽던 주위를 정리하고 방에 들어가 하루종일 잔 것 처럼 이불을 뒤집어 쓰고 숫자를 센다. 

엘레베이터가 올라오는 시간을 머리 속으로 계산하고 복도를 지나 도어락이 열릴때까지도 그의 모습을 상상한다. 

멀리서 그의 발소리가 들리고 뭔가 기분 좋은 듯 휘파람 소리가 들리지만 나는 으레 그랬듯 무슨 기분 좋은 일 있냐는 한 마디도 못 하는 걸 안다. 단지 다녀온 그가 내 침대 옆에 풀썩 앉아 이 이불을 거두고 걱정스러운 듯 내 표정을 살피고 오늘 하루에 대해 얘기해주길 기다릴 뿐이다.  

내 이름을 부르면서 현관에 들어와 내 방문을 열고 이불 위로 튀어나온 머리를 톡톡 치며 나를 깨우는 그가 싫지 않다. 싫지 않아서 싫다. 그가 이불을 내리면 이불 안으로 숨기는 표정이 드러날까봐 그가 억지로 벗겨낸 이불을 다시 올리고 그를 등지고 눕는다. 그러면 그는 이런 내가 지치지도 않는지 돌돌 말린 이불을 정리하며 잠시 껴안아 준다. 이불 위로 닿는 온기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저리가라고 하면 능청맞게 더 단단히 안으며 자는 척을 하는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하다가 힘이 풀려 그냥 포기하자 그의 웃음소리가 들리며 알았다며 배고프면 나오라며 손길을 거두는 방을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보다가 또 이불을 덮어쓰고 머리만 헝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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