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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2576l 7
이 글은 2년 전 (2021/10/24)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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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
하억 센세...저도 보고싶아요....센세.......
2년 전
닝겐2
와 뭐야 개재밌어 센세....
2년 전
닝겐3
센세... 나 무릎 꿇었어...
2년 전
닝겐4
센세 이것은 대작입니다....
2년 전
닝겐5
어? 여기가 내 집인가 기다릴게 센세
2년 전
닝겐6
왁 개꿀잼
2년 전
글쓴닝겐
현내 1위라는 명예로운 자리에서 내려온 적 없는 왕자[王者].
그런 대단한 이명을 갖고 있는 시라토리자와 배구부는 지금,

“세미상! 세미상은 귀신을 보신 적 있으십니까!”
“음...츠토무, 잘 들어. 시라토리자와에서 귀신 안 보고 졸업하는 학생은 없어.”
“에엑?! 그럼 세미상도 보신 적 있으십니까?!?”

체육관에서 때아닌 괴담회를 하는 중입니다.

2년 전
글쓴닝겐
3. 구관 옥상은 폐쇄되었습니다. 신관 5층에서는 구관의 옥상이 보이는데, 간혹 그 옥상에 사람 같은 형상이 서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이는 옥상에 있는 구조물의 그림자가 사람처럼 보이는 경우이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띠리리링-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리고, 세미는 작게 앓으며 책상에 늘어졌다. 고전문학 선생님의 별명은 수면제였다. 말 한 마디로 불면증인 애들도 재운다고.

그런 고전문학을 5교시에 했으니 다 끝나고 멀쩡할 수 가 없으리라. 적어도 세미 에이타는 그렇게 생각했다.
세미가 옆을 본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그냥 책상에 늘어져 눈을 감고 있다가, 의외로 잠이 오지 않아 창 밖을 본 것 뿐이었다. 세미는 창가 자리에 앉아있어 자주 바깥을 감상했다. 휑한 구관 옥상과 그 너머 숲은 딱히 할 짓 없는 고등학생이 멍때리며 감상하기 좋은 장소였다.

그 날도 평소와 똑같이 세미는 턱을 괴고 창 밖을 바라보았다. 스스스슷- 바람에 나무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세미의 귀에 들리고, 세미는 눈을 크게 뜨고 턱을 괴고 있던 손을 삐끗할 수 밖에 없었다.

옥상에, 아까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없던 옥상에 누군가가 서있는 것이다. 그것도 지금은 더 이상 입지 않는 옛 시라토리자와 교복을 입고서.

*

“잘, 잘못 들어간 거 아닐까요...? 아니면 세미상이 잘못 보신거라던가...!”

선배, 진짜 귀신이 아니라고 해주세요... 고시키의 울음 섞인 말에 세미는 차분히 답했다. 아마- 그럴 리는 없을거야.

“걔, 목을 매달고 있었는 걸.”

2년 전
글쓴닝겐
엥 중간거 사라졌네..? 추가했어

“제 친구도 그 귀신 본 적 있어요. 은근 보는 애들 많아요. 구관 옥상 보이는 교실에 배정받으면 적어도 1년에 한 번씩은 그 귀신 보는 애들 나오던데요.”
“전에 옥상에서 자살한 사람일까?”
“글세, 들리는 소문으로는 성적이 낮아져서 자살한 거라던데. 아마 아니겠지.”
“왜요?”

시라부의 말에 1학년 부원 하나가 물어봤다. 시라부는 귀찮은 티를 내면서도 착실히 답을 해주었다.

“구관 옥상에는 목을 매달만한 장소가 없어."
“그럼 그 귀신은 뭔가요..? 목을 매달고 있었다면서요.”

목을 매달 곳도 없는 탁 트인 곳에 목을 매단 귀신이 왜 나오나요. 1학년 배구부원의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의 곳에서 들려왔다.

“아, 그건 학생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라더군.”
“...우시지마상?”
“구관 옥상을 폐관한건 그 귀신 때문이다.”

2년 전
글쓴닝겐
“그러니 구관 옥상은 가면 안 된다.”

어느새 다 씻고 온 우시지마가 대화에 합류했다. 원체 표정 변화가 적긴 하지만, 평소보다 배는 진중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구관 옥상에 갔다가 살아 돌아온 애가 없다고 그러더군.”
“.....누가요?”
“닝이 그랬다.”

시라토리자와 학생회 집행부장, 인외의 일이라면 뭐든 해결하는 해결사, 닝의 이름이 나오자 모두들 입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2년 전
닝겐7
뭐야 미쳤잠ㅎ아 센세 ㅠㅠ
2년 전
닝겐8
재밌다 뇌절해 센세 ㅠㅠㅠㅠㅠㅠㅠㅠㅠ
2년 전
닝겐3
센세... 좀 더...!
2년 전
글쓴닝겐
하 소재 재밌긴 한데 갈길이 구만리네
2년 전
글쓴닝겐
16. 시험지에 이름을 기입하여 제출할 때 빨간색 펜을 사용하지 마십시오. 빨간색 펜을 사용하여 이름을 기입한 경우 그 시험지는 0점으로 간주합니다. 시험지가 아닌 어떤 것이든, 빨간색 펜을 사용하여 이름을 쓰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앗, 그러고 보니 저도 들은 괴담이 있습니다!! 최근 1학년 사이에 엄-청 유명한 이야기가 있어요!”
“아, 그거 들어본 거 같아. ‘빨간펜’, 맞지?”
“엇, 2학년까지 소문이 퍼졌나요!”

세미의 옥상 귀신 이야기로 시들시들하던 츠토무가 우시지마의 등장으로 부활했다. 우시지마가 안정제라도 된 양, 완전히 텐션을 회복한 츠토무는 1학년 사이에 퍼진 소문-괴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제 옆 반 일인데, 어떤 애가 호기심에 수행평가 종이에 이름을 빨간색으로 적어 냈다가 바로 다음 교시에 선생님한테 엄청 혼났다고 합니다!”
“에이~ 여기까지는 괴담이 아닌데?”
“그 날이 금요일이라 집에 가는 날이었는데, 집 가는 길에 교통사고 나서 이 주일을 병원에서 입원했답니다!”
“오....”
“그리고 입원했다가 학교로 돌아온 애가 한 말이, 신호등을 건너다가 발이 움직이지 않아 아래를 보니...”

츠토무의 말을 받은 다른 1학년 부원이 분위기를 잡기 위해 말을 늘렸다. 꿀꺽, 누군가가 침을 삼키는 소리조차 크게 느껴질 정도로 적막이었다. 모두가 그 괴담에 집중해 듣고 있을 때였다.

2년 전
글쓴닝겐
“새빨갛게 피칠갑을 한 손이, 그 애 발목을 잡고 있었대.”
“우와아아아아악!”
“?!?!?!??”

속삭이는 듯한 낮은 여자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잔뜩 긴장해 있던 고시키는 저도 모르게 우렁찬 비명소리를 내질렀다.
다른 배구부원들도 깜짝 놀라며 목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았다.

“사고뭉치들 안녕-”

그 곳에 있는 건 3학년 집행부장, 닝이었다. 마스크를 살짝 내린 닝이 둥글게 앉은 배구부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2년 전
글쓴닝겐
“...닝이군. 여긴 왜 온 건가?”
“배구부가 오늘 체육관에서 밤 샌다는 보고를 받아서 와봤지-”
“곧 있으면 인터하이여서 어쩔 수 없었다.”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우시지마가 닝에게 물었다. 닝은 태연히 우시지마의 물음에 답해주며 빠르게 체육관에 있는 인원을 점검하였다. 배구부 레귤러들은 다 있고, 자발적으로 남겠다 한 부원들이 조금 더 추가된 건가. 그래봤자 스물이 안 되는 인원이었다.
닝은 이들 모두의 얼굴을 기억해놨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마치니 1학년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따끔하게 찔러왔다. 어, 저 선배 그...집행부장이지? 소곤거리는 1학년과 조금 안면이 있어 고개를 까닥거리는 2학년, 익숙하다는 듯이 저에게 반갑게 말을 꺼내는 3학년이 닝의 시야에 들어왔다. 닝은 아무 말 없이 체육관의 문을 잠갔다. 철컥- 쇠끼리 맞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체육관은 고립상태가 되었다.

“...왜 잠그는 거야?”
“너희가 나가지 못하게 막을 겸, 저쪽에서 들어오는 것도 막을겸.”
“.....뭐?”
“하필이면 이럴 때 체육관에 있냐.”

한숨을 푹 쉰 닝은 저를 바라보고 있는 여러 쌍의 눈빛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늘 귀문[鬼門]이 열리는 날이야. 이 배구바보들아.”

2년 전
글쓴닝겐
“...귀문[鬼門]?”
“쉽게 말해 저승과 이승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날이라고 할까. 귀신이 더 많아지고, 귀신의 힘이 더 세지는 날이지.”
“....저희 그럼 망한거 아닙니까?”

2학년 배구부원이 멍하니 말했다. 닝이 보란 듯이 한숨을 크게 쉬며 어깨를 으쓱였다.
“하아- 선생님이 오늘 부활동은 가급적 일찍 끝내라고 하지 않았어? 몇 번이나 말해줬을 텐데. 그거 안 지킨 건 너희야.”

움찔, 찔리는 게 있는지 배구부원들 전원이 닝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고 있었다. 우시지마가 대표로 입을 열었다.


“곧 있으면 인터하이여서 어쩔 수 없었다. 미안하군.”
“....이미 엎질러진 물이야. 화내는 것에 기운 쏟을 순 없지."

닝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내일 해를 살아서 볼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이에 츠토무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닝에게 매달렸다.

“??? 저, 저희 이제 어떡합니까..? 주, 죽나요??살려주세요!!"

고시키의 처절한 외침에 닝이 피식 웃었다. 이 이상 겁 주면 애 울겠네- 닝은 과장해서 분위기를 무겁게 잡던 걸 멈추며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현재 시각은 오후 11시 47분.


“너희가 죽긴 왜 죽어. 니들 멀쩡히 인터하이 보내려고 내가 왔는데.”

다들 마음 단단히 먹어. 평소 보던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귀신을 보게 될테니.

2년 전
글쓴닝겐
11. 체육관에서 동아리 훈련으로 불가피하게 12시 이후까지 훈련하게 된 경우, 기숙사를 가지 마시고 체육관 내에서 하루를 지내시기 바랍니다. 절대 밖으로 나가지 마십시오.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면 당신은 안전합니다. (하지만 귀문이 열리는 날이라면 절대 체육관에 있지 마십시오. 체육관은 귀문이 열리는 곳과 가장 가깝습니다.)
2년 전
닝겐3
어머 세상에... 세상에나... 우리 애들 인터하이 가기 전에 귀신 보나요...
2년 전
글쓴닝겐
네 그래도 죽거나 다치지 않습니당
2년 전
닝겐3
그럼 괜찮네요!!!! 보고 경험담 좀!!!(?)
2년 전
글쓴닝겐
? 직접 보도록.
2년 전
닝겐3
아 거 야박하네 우시와카~~~
2년 전
닝겐8
센세 사랑해
2년 전
글쓴닝겐

2년 전
글쓴닝겐
닝은 배구부원들에게 짧게 말했다. 소금을 각 체육관 구석에 놓을 것. 그리고 남은 소금은 각자 몸 어딘가에 소지하고 있을 것. 저가 준 팔찌를 절대 빼지 않을 것. 귀신이 하는 말을 듣지 않을 것.

그들에게 그리 말하며 어디서 꺼낸지 모를 소금을 건네 준 닝은 2층으로 올라가 2층 구석구석마다 부적을 붙여놓았다. 닝이 1층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체육관 각 구석으로 흩어졌던 배구부원들이 모인 상황이었다.

“다 놓고 왔어! 닝,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뭐야-?”
“없으니 정신이나 똑바로 차리고 있으셔~”

여전히 능글맞는 웃음을 지으며 묻는 텐도에 닝 또한 능글맞게 말해준 후 다시 한 번 시계를 확인했다. 오후 11시 58분. 곧 있으면 자정이다.
오전 3시. 오전 3시가 지나면 귀기가 약해진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돼. 그리 생각하며 닝은 텐도에게 체육관 비품 창고에서 가져온 배드민턴 라켓을 건넸다.

“이거 받아.”
“...갑자기? 배드민턴 라켓을?”
“부적 붙여뒀어. 상태 이상해 보이는 애 있으면 이걸로 머리 때려. 나는 바깥을 지켜봐야 하니까 내부는 너한테 맡길게.”
“에엑-나한테 이걸 왜 맡기는데?”

닝은 한 쪽 입꼬리만 올린 채 삐뚜름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야, 너 보이잖아. 안 그래?
닝의 말에 텐도는 놀라는 기색 없이 배드민턴 라켓을 받아들였다. 이 상황에 제일 놀란 건 배구부원들이었다.

“텐도...너, 귀신 볼 수 있냐?”
“흐음- 원래 말 안하려 했는데,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네. 제령은 못하지만 볼 수는 있었지!”
“역시 요괴...!”
“그래서 감이 뛰어났던 거군.”

그의 게스 블록이 이상할 정도로 뛰어났던 것을 생각하면 그리 놀랄 일도 없었다. 이 상황에서 쓸데없는 것에 정신 팔리는 건 사치였다. 체육관의 분위기는 빠르게 정리되었다.

띵-
“자정이야.”

닝의 손목시계에서 들리는 작은 소음과 함께 닝이 덤덤히 고했다. 귀문이 열리는 시간이 되었다.

2년 전
글쓴닝겐
자정이 지난지 10분이 되었다. 아직 바깥은 고요하고 아무 일 없이 평안해보이지만, 체육관 안에 있는 이들의 표정은 썩 좋지 못했다.

“으으...추워...여기 왜 이렇게 추운 거야..?”
“지금 초여름인데 추울 리가 없잖아! 정신차려!!”

1학년 배구부원 중에 추위를 호소하며 몸을 웅크리는 학생이 있었고,

“!”
“텐도상, 왜 그러십니까?”
“....저기, 창문에 손들 보여?”
“네? 커텐으로 다 쳐져있어서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만...”


창문에 빼곡하게 들어찬 손을 보는 학생도 있었다. 이래서 오늘 부활동 일찍 끝내라고 한 건데! 닝은 혀를 차며 텐도의 뒤로 가 한 손으로 텐도의 눈을 가려주며 다른 손으로는 그의 손에 들려있던 배드민턴 채롤 빼앗아 몸을 웅크린 1학년 배구부원의 머리를 가볍게 때렸다.

“자, 둘 다 이제 괜찮지?”
“오...진짜 괜찮아졌슴다. 감사합니다!”
“...나도 괜찮으니 손 좀 빼주면 안 될까?”
“고작 손 가지고 이렇게 떠냐. 넌 창문 보지 말고 바닥이나 보고 있어.”


무심히 닝은 텐도의 눈을 가리던 손을 내리며 말했다. 조금 머쓱한지 텐도는 눈을 두어번 깜박이고는 특유의 그 활발한 분위기로 돌아와 배구부원들을 독려했다. 텐도의 활약으로 체육관의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귀신을 처음 근접해서 볼 이들치고는 괜찮은 표정들이었다. 닝은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여기며 다시 한 번 손목 시계를 확인했다. 오전 12시 40분.

3시까지 시간 더럽게 안 간다며 혀를 차던 그때,
“???”
“뭐, 뭐야!”
“하, **”

체육관 불이 나갔다.

2년 전
글쓴닝겐
닝은 욕설을 며 입술을 짓씹었다. 비품실 쪽에 소금으로 귀신 막아둔 게 뚫렸다. 닝의 귀에는 귀신들의 비명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아마 이대로 가다가는 곧 있어 저 비품실의 문이 열리고, 귀신들이 들이닥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아마 귀신이 안 보이는 이들일지라도 보일 수 밖에 없겠지. 귀문이 열렸고, 가장 귀신이 강한 힘을 가지는 시간인 축시[丑時]이니 당연했다.

부디 이 애들이 귀신을 보고도 멀쩡할 정도로 정신력이 강하길 빌 수 밖에. 닝은 일부러 평소보다 더 크게 소리질렀다.

“다들 이쪽으로 모여! 비품실 쪽 결계가 뚫렸어. 내가 일단 보호결계를 다시 칠테니까 여기로 둥글게 모여있어!!”

닝의 말에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어둠 속에서 다들 떠듬떠듬 옆에 있는 사람을 잡으며 모였다. 애써 불안감을 억누르며, 그들은 닝이 이 상황을 타파해주길 빌 수 밖에 없었다. 닝은 가지고 온 부적을 라이터로 태워 시야를 확보하여 배구부원들을 살피고, 아직 패닉상태까지는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는 남아있는 소금을 배구부원 주위에 빙 둘렀다. 그리고 영력을 소금에 흘려보내면 완성. 어설픈 결계였으나 아마 괜찮을 것이다. 당연하지, 이걸 누가 둘렀는데.

타이밍 좋게 결계를 다 두르자 귀신이 비품실을 빠져나왔다. 비품실 문에 붙여두었던 부적은 갈기갈기 찢겨진 채였다.

2년 전
글쓴닝겐
콰앙-!


배구부원들의 시선이 저절로 비품실 쪽으로 향했다. 철문이 한순간에 종이마냥 구겨지며 나가 떨어지는 소리는 적막한 체육관에 매우 크게 울려퍼졌다. 아예 문이 나가떨어졌기에 비품실 내부 풍경은 부원들에게 너무 잘 보였다.

‘무슨...!’

비품실 창문을 통해 달빛이 들어왔다. 밤하늘 중간에 걸려있는 보름달은 환하게 ‘그것’들을 비추었다. 철문을 구긴 것들은 반투명한지라 전부가 달빛을 받아 세세하게 잘 보였다. 내장이 모두 다 보이는 것, 팔이 뭉개졌다가 다시 재생했다가를 반복하는 것, 눈 한 쪽이 아예 함몰된 것, 목이 완전히 꺾인 것까지... 저것들을 과연 귀신이라는 정상적인 이름을 붙여도 되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참혹한 모습이었다. 차마 눈을 뜨고 보기 힘들었다. 시라부는 저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 그러지 않는다면 구역질을 할 것만 같았다.


“히히히힉! 히히힉! 힉!”


웃는 건지 비명인지 모를 소음을 내며 귀신들은 매우 빠른 속도로 이 쪽으로 오기 시작했다. 눈 한 번 깜박할 사이에 귀신의 얼굴이 매우 가까이까지 왔다. 귀신의 얼굴은 알아보지도 못하게 완전히 뭉개져 새하얀 목뼈가 다 보였고....그럼에도 머리 속에는 계속해서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 죽는 구나. 그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구나.

2년 전
글쓴닝겐
시라부는 눈을 감고 다가올 죽음을 준비했다.
주마등같은 기억들이 스쳐지나가고, 스쳐지나가고, 스쳐지나가고.....



....원래 죽을 때가 되면 시간이 느리게 흐르나? 시라부는 의아함에 희미하게 실눈을 떠 앞을 쳐다보았다. 그는 그제야 어떤 상황인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미 위험 상태는 다 끝난 것이다.

배드민턴 라켓을 왼 손에 든 닝이 달빛을 등지고 선 채 아래에 깔려 있는 것들을 꾹꾹 눌렀다. 기이하게 빛나던 붉은 달은 어느새 본래의 새하얀 달로 돌아와 있었다. 평온하게 달빛을 받으며 서 있는 닝은 시라부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마 잡으라는 거겠지. 그는 멍하니 그 손을 보다가, 떨리는 손을 겨우 들어올려 닝의 손을 맞잡았다. 손은 따뜻했다.


“라부라부, 그렇게 무서웠어? 눈을 꼬옥 감고 있을 정도로-”


닝은 여전히 아래에 깔려 있는 것들을 계속해서 밟으며 시라부에게 장난을 쳤다. 그는 정말, 아래를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래를 보지 않으려 시라부는 어쩔 수 없이 닝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제 손을 맞잡은 이의 샐쭉 휘는 눈가에 시라부는 쿵쿵, 세차게 뛰는 심장소리가 새어나가지 않을까 조심하며 부러 까칠하게 답했다.


“...그렇게 부르지 마시죠.”


아주 잠깐, 우시지마 상보다 멋있어보였다는 말은 죽어도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2년 전
닝겐3
숨도 못 쉬고 읽었어요 센세가 짱이에요...
2년 전
글쓴닝겐
감사해요...! 닝 머리색 원하는거 있나요?
2년 전
닝겐3
전 완전 흑발이요!!
2년 전
글쓴닝겐
6. 미술실에는 거울이 없습니다.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미술실에는 전신 거울이 없습니다. 만일 거울이 있는 미술실을 발견한 경우 그 곳은 미술실이 아닙니다.
2년 전
글쓴닝겐
고시키는 어쩌다 저가 이 곳에 오게 됐는지 생각해보았다. 분명 배구부 비품을 찾으러 갔다가 미술실을 봤고....미술실에 커다란 거울이 있는게 보였고...그다음에...그다음에...


...그다음에 뭐지?


아무도 없는 복도에 저 혼자 덩그러니 놓여 있다. 복도에만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복도 너머 보이는 운동장에도, 그 너머 보이는 차도에도.

사람이 없다. 그 어떤 인기척도 들리지 않는다. 텅 빈 복도는 아직 1학년인 고시키에게 너무 크게 다가왔다. 알 수 없는 위압감이 고시키를 짓눌렀다. 여기가 어디지...? 서, 선배들은 어디에..? 내가 뭘하다 미술실에 왔지?? 으아아, 이럴 줄 알았으면 우시지마 선배하고 같이 올걸!!

고시키는 울고 싶은 걸 꾹 참았다. 후회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아까부터 미술실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이상했기 때문이다.

고시키는 지금 미술실이 있는 복도 한가운데 서 있다. 명패에 미술실이라 적혀있는 교실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온다. 끼이이이익, 끼익. 칠판을 긁는 것과 비슷했다.

끼이이익, 끼이익.

소리가 점점 커진다. 듣기 싫은 소음에 고시키는 저도 모르게 귀를 막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익, 끼이이이이익 고시키의 얼굴 옆으로 식은땀이 흘렀다. 점점 소음이 커지자 고시키는 알아차렸다.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소리가 점점 커지는게 아니라,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거라고.
열려있는 미술실 문으로 누군가가 나왔다.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목이 접질린 남자였다. 남자인가? 고시키는 알 수 없었다. 편의상 남자 교복을 입고 있기에 남자라 부르긴 했지만, 잘 모르겠다.

90도로 꺾인 남자의 목에선 찢어질 듯한 소음과 함께 계속해서 피가 흘러나왔다. 흐르는 피는 몸으로 가지 않고 머리로 가 남자의 긴 머리카락에서는 피가 떨어졌다. 남자가 걸어오는 길목은 피로 낭자하다.

끼이이이이이이이이

반 가 워

남자의 입에서는 어떤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나, 그 입모양이 뜻하는 바는 명확했다. 남자는 고시키를 보며 눈을 휘었다. 귀 끝까지 찢어진 눈은 정확히 고시키를 쳐다보고 있었다.


같 이 놀 자

2년 전
글쓴닝겐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든 고시키는 뒤를 돌아 아무도 없는 복도를 달렸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잡히면 절대 좋은 꼴 못본다는 건 자명했다. 쾅쾅, 뒤에서 들리는 거센 발걸음 소리-폭탄이 터지는 소리에 가깝다고 고시키는 생각했다-가 고시키의 가정을 확인시켜주었다.


미술실은 2층 구관이다. 뒤에 저것을 달고 옥상으로 가는 건 절대 안 될 말이다. 한 순간 판단을 마친 고시키는 계단을 날 듯 내려갔다. 한 번에 대여섯 칸씩 내려가며 고시키는 마음 속으로 빌었다.

제발, 제발 이게 꿈이라 해주세요!

허나 턱에 맺히는 땀방울, 뒤에서 들리는 소름끼치는 비명 소리, 점점 무거워지는 발은 이를 꿈이 아님을 고시키에게 끊임없이 주입했다. 히익, 우시지마상! 도와주세요! 대체 왜 우시지마상을 부르는 건 지는 스스로도 모르겠지만,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말이 저거였다. 그는 눈 아래로 떨어지는 땀방울을 대충 손으로 닦았다. 저번에 와시죠 감독한테 불려갔을 때 호랑이 굴에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텐도 선배가 그랬다. 고시키는 그 기억을 회상하며 침착하기 위해 애썼다. 침착하자. 밖으로 가서, 어떻게든 구조요청을 하는 거야. 고시키는 차도에 아무도 없던 것을 애써 머리 저편에 밀어 넣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렇게 그는 제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순식간에 1층에 도착했다. 다행히 귀신은 조금 느렸기에 이제야 계단을 내려오는 중이었다. 조금은 환해진 얼굴로 구관 중앙문을 향해 몸을 튼 그때, 고시키 츠토무는 보고야 말았다.

2년 전
글쓴닝겐
문은 없었다. 오로지 벽만이 고시키를 맞이해주었다. 미친 듯이 두드려봐도 벽이라는 걸 알게 될 뿐이었다. 창문은 열리지 않는다. 깨지지도 않는다.



그는 저가 갇혔음을 알게 되었다.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설상가상으로 익숙하지만 익숙하기 싫은 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앞에는 벽이다. 귀신은 가까이 왔다. 고시키는 온 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공포심에 잠식된 뇌는 활동을 정지했다. 고시키는 뒤를 돌 생각도, 도망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칠판을 긁는 듯한 그 소리는 마치 사냥감을 비웃는 것 같았다.

2년 전
글쓴닝겐
닝은 감이 꽤 좋은 편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타인의 위험을 정말 잘 감지했다. 시험 찍을 땐 더럽게 못 찍으면서, 주위 누군가의 위험만 감지하면 닝의 뇌에 사이렌을 울렸다.

닝에게는 그 날이 오늘이었다. 뭔가 이상했다. 계속해서 경종을 울리는 직감에 닝은 등교하자마자 나름 친분이 있던 학생들을 다 찾아가보았다. 3학년 교실을 전부 뒤져봤으나 모두 멀쩡할 뿐, 이렇다 할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학교는 어떤 소문도 돌지 않고 평화로웠다. 보통 누가 귀신을 봤거나 다쳤으면 닝의 귀까지 소문이 들어오기 마련인데. 그러나 학교는 여느 때와 다름 없었다.

이상하다, 내 직감이 잘못 일한 건가? 지금까지 한 번도 틀린 적 없는데?

닝은 제 감을 믿었다. 뭔가 이유가 있겠지. 결국 닝은 점심을 빠르게 해치우고 학교 이곳저곳을 돌아보기로 결정했다. 궁도부, 수영부, 승마부...다 돌아다녔고 남은건 배구부였다. 여기도 없으면 그냥 직감이 오작동한 걸로 치자. 그리 생각하며 닝은 배구부가 사용하는 체육관을 열었다.


“닝인가. 여기는 무슨 일이지.”
“아, 와카토시군. 혹시 배구부에 뭐 이상한 일 일어난 거 없어?”

뭐- 귀신 관련해서. 움찔, 닝이 말을 덧붙이자 이전에 체육관에서 있던 일을 기억하는 모두의 몸이 크게 움찔거렸다. 역시 잊기 힘든 기억이긴 하지. 그런 생각을 하며 닝은 배구부원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어?


“너희 배구부에...1학년 있지 않았어? 키 이만하고, 되게 겁 많던 신입생.”


저가 조금 놀리자 울 기세였던 신입생을 기억하며 닝은 그 신입생의 행방을 물었다. 이름이 츠....츠토키? 츠토무? 그랬던 거 같은데. 그 1학년 어딨어?


“?그런 이름을 가진 신입생은 우리 부에 없다.”


우시지마의 말을 듣던 닝은 오늘 제 불길한 감의 원인이 이 신입생에게 있음을 확신했다.

2년 전
글쓴닝겐
안내서 6번.  미술실에는 거울이 없습니다.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미술실에는 전신 거울이 없습니다. 만일 거울이 있는 미술실을 발견한 경우 그 곳은 미술실이 아닙니다.


전신 거울이 있는 미술실을 발견하면 어떻게 하라는 사항이 없다. 당연했다. 전신 거울이 놓여있는 미술실을 발견하면 발견한 시점에서 그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그 거울은 보는 사람을 죄다 그 이면의 세계로 빨아들이니까. 뭐, 여기까지는 그나마 괜찮다. 딱히 특별한 점 없다.

그러나 6번의 거울이 악질인 이유는 그 사람을 빨아들이면 그 사람의 존재가 이쪽 세계에서 잊혀진다는 점에 있다.

2년 전
글쓴닝겐
이런게 얼마만이지. 2년 만인가? 닝은 인상을 찌푸린 채 체육관을 나왔다. 그래, 그때도 어떤 학생이 그 거울 속 세계에 빨려들어갔었지.

그때 어떻게 했더라? 급하게 전신거울을 가지고 가서...

기억을 더듬으며 닝은 그때와 똑같이 행동했다. 닝은 종소리를 무시하며 학생회실로 달려갔다. 집행부장이 하는 일은 선생님 모두가 알기에 출석은 인정될 것이다.

닝은 학생회실 서랍에 고이 잠자고 있던 전신거울을 들었다.


*

닝은 전신거울을 두 손으로 들고 주머니 볼록하게 미술실로 향했다. ‘미술실’에 ‘전신거울’만 있다면 자동으로 성립되는 조항이기에 이면세계에 들어가는 건 어렵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은 들어갔다가 다시는 빠져나오지 못하니까 문제지.

하지만 닝은 그 대부분의 사람에 포함되지 않는 이였다.


“읏챠”


전신거울을 들고 신관을 지나 구관으로 오니 조금 팔이 아프다. 닝이 전신거울을 들고 미술실을 통과하자마자 학교의 소음들이 일순간에 사라진 것을 느꼈다.


거울 안, 이면(裏面)의 세계였다.

2년 전
글쓴닝겐
닝의 영안(靈眼)에는 온통 시뻘건 빛깔의 복도가 비쳐졌다.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전에 한 번 들어봤던 기분 나쁜 소음이다. 소리가 저 아래에서 들리는 것을 보아하니, 그 신입생이 아래로 갔나 보다. 부디 늦지 않길 바래야 할텐데. 닝은 주머니에 들고 온 무기를 꽈악 잡으며 계단을 미끄러지듯 내려갔다.


서둘러 내려간 곳에는 벌벌 떨고 있는 남학생과 입을 기이할 정도로 크게 벌리고 있는 귀신이 보였다. 조금만 늦었다면 남자애는 잡아먹혔을 것이다.


“2년전에도 당해놓고, 학습이란 걸 못하나 봐?”


파지직- 소리와 함께 귀신이 뒤로 쓰러졌다. 쓰러진 충격으로 인해 90도로 꺾여있던 목은 또 다시 꺾여 이젠 그냥 키링마냥 달랑거리는 지경이었다. 그 꼴을 무감한 눈으로 쳐다보던 닝은 전기충격기를 다시 주머니에 넣으며 아직도 이쪽을 보지 못하고 덜덜 떨고 있는 남학생에게 말을 걸었다.


“얘, 괜찮니?”

2년 전
글쓴닝겐
“.....니, 닝 선배?”


저를 한 번, 쓰러진 귀신을 한 번 쳐다본 남학생은 그제야 긴장이 풀렸는지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아직도 공포심이 남아있는 건지 큰 소리를 내지 못하고 끅끅 우는 모습이 퍽 애처로워보였다.

쓰러진 귀신 위에 걸터앉아서 닝은 그 곁을 지켰다.


*


“다 울었니?”
“....네....”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운 게 창피했던 건지, 신입생은 얼굴을 가리며 매우 작게 대답했다. 그래봤자 귀가 빨간 게 티 나는데. 하지만 놀리면 또 울 거 같아 닝은 말로 꺼내진 않았다.

아무도 없는 적막한 복도에 닝과 신입생의 발걸음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닝이 선두에 서고, 그 뒤를 남자애가 따라가는 형태였다.


“저, 제가 여기 있는건 어떻게 아셨나요..”
“내가 감이 좀 좋거든.”
“그렇슴까. 제가 사라진 건 선배들이 말해준 건가요??”
“....음, 뭐 그렇지.”
“우시지마상이겠죠?? 크으, 역시 에이스!”


때론 거짓말이 정신건강에 좋을 때도 있다. 닝은 신입생을 위해 말을 아꼈다.

2년 전
글쓴닝겐
아무튼,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며 걸으니 벌써 구관 2층, 미술실 앞이었다. 한치의 의심도 없이 따라오던 신입생이 장소를 확인하더니 아까 전 일이 또 생각났는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닝에게 물어왔다.

“여, 여긴...미술실 아닌가요...?”
“응. 여기에 놓인 전신거울 안으로 들어가면 돼.”
“그럼 닝 선배가 없을 때, 또 여기 들어오면 그렇게 나가면 되겠군요!”
“음....아마 힘들걸...”

내가 억지로 이면 세계와 현실 세계를 잇는 입구를 열어둬서 있는 거지, 보통의 인간이 들어오면 거울은 아예 사라진다. 무엇보다 그 귀신이 만만할 거라 생각하면 안 될텐데. 닝은 미묘한 표정으로 눈 앞에 있는 신입생을 살펴보다가 말았다. 어차피 말 해봤자 의미 없는 말이 될 테니까. 대신 닝은 주제를 돌렸다.

“이것도 인연인데, 하나 재밌는 거 알려줄까?”
“헉, 뭡니까?”

흡사 주인 반기는 개처럼 화색을 띄는 고시키를 가만히 지켜보던 닝이 웃으며 고시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시키는 뭣도 모른 채로 쓰다듬을 받아야 했다.

“2년 전에도 너처럼 여기 갇혔던 사람이 있었어.”
“그 사람, 살아 돌아갔습니까??”
“걔도 내가 구출해줬지.”
“닝 선배, 완전 대단하시네요!”

근데, 누구인가요?? 어느새 전신 거울 앞까지 온 닝은 고시키를 전신 거울 쪽으로 밀며 말했다.

“세미 에이타.”
“네?!?!?”

번쩍- 거울에서 빛이 나며 그를 삼켰다.

2년 전
글쓴닝겐
닝은 가만히 전신거울을 들여다보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저가 그 신입생 -고시키 츠토무라고 아까 자기 이름을 소개하던-을 구하러 이리저리 돌아다는 건 아마 없던 일이 될 것이다. 고시키 츠토무를 지웠던 세상은 돌아온 그 애를 다시 제자리에 끼워 맞추기 위해 그가 없던 몇 시간의 일을 모두의 기억에서 지울 것이다. 그래, 하물며 당사자의 기억에서도.

2년 전 그랬던 것처럼. 터덜터덜 걸어 내려온 닝은 1층에 귀신이 있는 복도에 도착했다.

“나대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 했던 거 같은데.”

아직도 널부러져 있는 귀신을 내려다보며 닝은 읊조렸다. 다 너가 자초한 일이다. 닝은 한 손으로 귀신 머리카락을 잡고, 한 손으로는 품 안에서 있던 부적을 꺼내며 1층 창고로 향했다. 질질질. 귀신 머리카락에 묻어있는 부정한 피는 감히 닝의 손에 닿지 못한 채 바닥에 떨어졌다.


이면 세계는 학교 모양만 본 뜬 것이기에 그 안에 있는 세세한 물건까지 구현하지는 못한다. 고로 1층 창고는 텅 빈, 무늬만 창고인 빈 방이나 마찬가지였다.

닝은 그 텅 빈 창고에 귀신을 던지듯 내려놓고는 창고 문을 걸어잠궜다. 물론, 문과 자물쇠 모두에 부적을 붙여두는 것을 잊지 않은 채였다.

“그 안에서 네가 잡아먹은 인간들에 대해 성찰하고 반성해라. 충분한 반성이 있다면 내가 꺼내줄 수도 있지 않겠느냐.”

조곤조곤 말을 전하는 닝의 목소리와 말투에는 묘한 관록이 보였다. 철컥- 자물쇠를 잠그는 행동에 닝의 높게 틀어올린 머리가 살랑였다. 닝의 머리는 그 어떤 색도 허용하지 않는 먹색이었다. 햇빛조차 없는 이면 세계, 텅 빈 복도에 홀로 있는 닝은 마치 흑백 영화의 주인공처럼 보였다. 그녀의 낮은 목소리는 머리색과 어우러져 하나의 고전 서책이나 흑백 영화같은, 혹은 노을의 산란(散亂)하는 빛의 파편과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너를 제령하지 않는 이유는, 그저 내 넓은 관용인 것을 명심하거라."

닝은 그 말을 끝으로 미술실로 향했다. 어느새 종례를 할 시간이 되었다. 뒤에서 귀신의 비명소리가 얼핏 들린 것 같았으나, 그는 닝이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2년 전
 
닝겐3
센세... 나 오늘도 숨도 못 쉬고 다 읽었잖아... 진짜 너무 재밌어... 내가 이런 말밖에 하지 못하는 게 분할 정도로 잼써요...🥺🥺🥺
2년 전
글쓴닝겐
좋아하셔서 다행이에요! 여기까지 온 것도 닝3 덕분이니 오히려 제가 감사해야죠 ㅎㅎㅎㅎ
2년 전
닝겐3
사랑해요,,,💜 호출하시면 바로 달려 오겠슴다~~! 호다닥 내가 우시지마보다 빨라🏃🏻‍♀️
2년 전
글쓴닝겐

2년 전
닝겐9
기웃
2년 전
글쓴닝겐
고시키 츠토무에게 수학이란 외계의 말이었다. 들어도 이해하지 못할 외계어의 향연이었다. 그렇기에 고시키는 당당했다. 5교시 수학시간에 자는 건 이후 있을 부활동을 위한 체력 보충이다! 그러니 난 정당해!

그러나 고시키에게는 불행하게도, 그의 담임은 수학이었고, 담임은 학생들에게도 소문이 파다하게 날 정도로 꼰-대였다. 그러니 그가 남들 다 부활동하고 있을 이 시간까지 담임한테 혼나고 겨우 풀려난 거겠지. 지금 가봤자 감독의 따귀를 맞는 건 확정이었다. 하아, 방과 후 체육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일단 담임하고 상담했다고 변명해야겠다. 먹힐 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생각하던 고시키는 야구배트를 한 손에 들고 다가오는 닝을 만났다.


“닝 선배!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활기차네..안녕, 고시키.”
“어디 가시는 겁니까?”
“순찰 중이야.”
“그렇군요! 수고하세요!!”

고시키는 닝에게 평소보다 배는 반갑게 인사했다. 왜인지 전에 머리를 쓰다듬 받은 적이 있는 것 같았다. 고시키의 눈이 자연스레 닝의 손으로 향했다. 하지만 닝이 손을 들어 그를 쓰다듬는 일은 없었다. 닝은 가벼운 인사와 함께 지나쳐 갈 길을 갔다. 고시키는 그 행동에 약간 가슴 한 쪽이 허하다는 생각을 했다. 왜지? 한 번도 닝 선배가 날 쓰다듬어준 적 없는데...꿈에서 그랬나? 그리 중얼거리며 고시키는 체육관으로 향했다. 통통 튀듯 걷는 걸음은 주인의 기분을 나타냈다.



한편, 고시키를 지나친 닝은 억지로 폈던 미간을 다시 찌그러뜨리며 복도를 걸었다. 최근 자신의 일거리가 너무 많아진 기분이 들었다. 그러니 남들 다 하교하거나 부활동 하고 있을 때 난 이러고 있지. 닝은 자주 애용하는 야구배트를 어깨 위에 걸치며 방과 후 한적한 복도를 거닐었다.


방과 후 복도는 아무도 없었다. 약간 기울어진 해가 한산한 복도를 비추었다. 원래라면 기숙사에서 놀고 있을 시간인데. 기분이 꽁해진 닝은 빨리 괴담이나 잡고 기숙사에 가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다.

닝은 스산하게 중얼거렸다. 망할 아지랑이. 잡히면 죽었다

2년 전
닝겐3
헉... 자기 전에 기웃거리러 왔는데!!!
2년 전
글쓴닝겐
6. 만일 학교에서 일과 도중 붉은 아지랑이를 목격하신 분은 그대로 학생회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수업 도중 이탈하여도 당신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을 것입니다.
2년 전
글쓴닝겐
20XX. 6.10. 1교시, 한 학생이 ‘붉은 아지랑이’를 봤다고 말하며 학생회실로 옴. 학생- 1학년 나나세 켄지로
20XX. 6.10. 2교시, 학생 3명이 ‘붉은 아지랑이’를 봤다고 말함. 학생-2학년 .....
20XX. 6.10. 3교시, 학생 2명이 ‘붉은 아지랑이’를 봤다고 말하며 학생회실로 옴. ....
.
.
.

닝은 어제자 집행부 일지를 덮었다. 붉은 아지랑이를 봤다며 학생회실 문을 박차고 들어온 학생들이 어제만 20명이었다.

그래서 어제 방과후 순찰 돈 건데. 결과는 허탕이었다. 오늘은 수업 다 빼서 순찰하고 꼭 잡아야지. 수업을 빼는 건 집행부의 특권이었다. 아무 말 안해도 선생들이 알아서 넘어가 줄 것이다. 닝은 깔끔하게 오늘 수업을 모두 포기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때마침 1교시 수업 종이 울렸다.

2년 전
글쓴닝겐
복도를 걷던 닝은 오늘 아침에 읽은 ‘붉은 아지랑이’에 대한 기록을 복기시켰다. 그게 처음 나타난 건 5년 전이었다고 들었다. 그때 이후로 이번에 나타난 게 2번째로 나타난 거라 관련된 학생회 일지를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 5년 전 일지는 저끝 구석에 먼지 구덩이에 박혀있었으니까.

아무튼, 그때 5년 전 기록에서 붉은 아지랑이가 어떻게 됐었더라....


일지를 읽었을 때의 기억을 더듬거리며, 닝은 곧 정답에 도달했다.


아 그래,
아지랑이에 닿은 애들 모두 자살했었지.
아지랑이는 결국 제령이나 봉인 둘 다 하지 못한 채 놓치고.

2년 전
글쓴닝겐
여러모로 찝찝한 결말이었다. 특히 자살에 관한 부분이. 닝은 제 입술을 두어번 건드렸다. 아지랑이는 사람의 정신에 관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내면에 있는 부정적 감정을 증폭시켜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끔 하는 방식이 아닐까. 5년 전 학생회 일지에는 그렇게 적혀있었다. 아지랑이는 6명의 학생들을 죽게 만든 후 홀연히 사라져 능력을 파악할 새도 없었기에 모든 게 추측형이었다. 같은 반 친구를, 자신의 짝을, 혹은 복도에서 가끔 마주치는 이름 모를 학생을 잃은 당시 집행부는 스스로의 무능함에 치를 떨었다.


‘우리가 조금 더 빠르게 대처했더라면 달라졌을까?’


5년 전 일지의 마지막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한 문장이 적혀있었다. 그 안에 담긴 감정은 감히 타인이 헤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닝은 이 이상 생각이 깊게 빠지는 걸 멈추고 아까보다 조금 더 발에 힘주어 복도를 걸었다.


피해없이 악령을 잡는 것. 그게 남겨진 이들에 대한 최대의 예의였다.

2년 전
글쓴닝겐
사흘. 닝이 모든 수업과 점심마저 거르고 열심히 순찰 돈 날이 사흘이었다. 이 아지랑이는 귀신같이 -이미 귀신이긴 하다만- 저를 잡으려 한다는 걸 알고 모습을 감추었다. 한마디로, 사흘의 시간동안 모조리 허탕을 쳤다는 소리다. 이대로는 안 돼. 닝은 사흘동안 제 점심이 된 에너지바를 씹으며 머리를 굴렸다. 인간이 귀신과 장기전을 하는 건 멍청한 짓이었다. 닝은 무작정 학교를 뺑뺑이 도는 걸 멈추고 다른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저쪽이 숨는다면 이쪽에서 유인해야하는데. 그렇지만 어떻게? 악령에 대한 정보가 너무 적어.

그러면 함정을 칠까? 하지만 학교 곳곳에 함정을 치기에는 학교가 너무 넓어.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어. 이 분야로 경험이 많은 어른을 불러야 해. 닝은 깔끔히 제 능력부족을 인정했다. 제 일에 프라이드가 높긴 하지만, 사람 목숨이 달린 일에 프라이드 쯤이야 버릴 수 있었다. 애초에 도움을 청하는 게 자존심을 굽히는 일도 아니고.
그렇지만 사흘이나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 도움 요청이라니, 꽤 허무했다. 고작 이런 고민을 사흘이나 끌다니. 닝은 멍청한 제 머리를 한 대 때리고 휴대폰을 열어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루- 전화음은 얼마 지나지 않아 끊겼다.

"여보세요-"
“네, 언니. 저 닝인데요.”

2년 전
글쓴닝겐
“네, 언니. 저 닝인데요.”
“닝? 오랜만이잖아!! 왜 이리 연락이 안 돼!”
“하하...최근 이런저런 사건이 많아서 연락을 못 드렸어요. 죄송해요.”
“흠... 그럴 수 있지. 나도 학생일 때 사건사고가 많아서 힘들었으니까!”
“맞아요. 그래서 그런데 사에코 언니. 이번에 저 좀 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너가 도움을 요청하고 별 일이네- 무슨 일인데?"
"그게..."
.
.
"그런 일이라면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지. 이따가 보자!!"

뚝- 닝은 전화가 끊기는 소리를 확인하고는 막아두었던 숨을 내쉬었다. 사에코 언니는 다 좋은데 너무 텐션이 높아서 따라가기 힘든게 문제였다.
타나카 사에코. 퇴마사로 시라토리자와 추천서 날아왔는데 교복이 안 예쁘다고 카라스노 간 특이한 선배. 초-중까지 같은 학교였기에 이래저래 같이 귀신 잡으며 안면을 텄다. 닝만큼 이쪽에 재능이 있지는 않지만, 모자란 부분을 머리를 써서 메꾸는 타입이라 이번 일도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않을까- 싶어서 물어본 건데, 이게 맞을 줄이야. 닝은 흔쾌히 학교로 찾아오겠다는 언니와 오늘 방과후에 만나는 약속을 잡았다. 순식간에 일이 잘 풀리고 있어 얼떨떨하다. 닝은 복도에 서서 한동안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본 게 얼마만인지. 낯설고 가슴께가 간질거렸다.

확실한 건 나쁘지는 않았다는 점. 누군가에게 기대는 게 꽤 편하구나. 닝은 그리 생각하며 천천히 복도를 걸어갔다. 왜인지 햇살이 오늘따라 유독 따듯하다.

2년 전
글쓴닝겐
방과후, 닝은 사에코와 함께 시라토리자와 교내를 걷는 중이다.


“흐음-”
“사실 지금 귀신이 없어서....뭐가 보이세요?”
“아니. 하나도 안 보여. 잡귀말고는 보이는 게 없네. 붉은 아지랑이라 그랬지?”
“맞아요.”
“분명 학교 어딘가에 그귀신의 귀계鬼界와 통하는 통로가 있을 텐데...”


닝은 사에코의 말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퇴마사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상식이었다.

모든 악귀惡鬼는 저마다의 세계, 즉 귀계鬼界가 있다.

악귀들은 살아생전에 살인, 폭행, 성범죄 등 인간의 밑바닥을 보여준 짐승들이 죽고 남은 악의가 뭉쳐 만들어진다.

그것들은 생전 지었던 모든 죄를 버릴 때까지 저승으로 가지 못한다. 악귀에게 주어지는 세계는 그런 그들이 모든 죄를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진심으로 뉘우치게끔 하기 위해 있는, 일종의 알이다. 알은 그들이 모든 죄를 뉘우치고 더 이상의 번뇌가 없을 때 스스로 깨진다.

그러나 어느 시대나 미친, 놈이 없던 적은 없고, 저가 저지른 것이 죄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 또한 언제나 있었다. 그런 사람의 악의가 뭉쳐져 탄생한 악귀들은 제 세계를 깨뜨리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이따금 그 지독한 악의를 견디지 못하고 세계에 조금 틈이 벌어질 때가 있다.
안내서에 적혀있는, 그리고 퇴마사가 잡는 대부분의 귀신들은 그런 경우였다. 악귀가 자기 세계에 틈을 내어 인세에 나온 경우.

2년 전
 
닝겐3
두근두근하다잉... 🥺🥺
2년 전
글쓴닝겐
그리고 그런 경우라면 반드시 통로가 보여야 한다. 며칠 전에 나타났었으니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을 텐데. 닝이 고전하는 부분은 그것이었다. 틈이 보인다면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 거기서 한판 뜨면 될 텐데. 도무지 그게 보이질 않으니.

"네가 어려워 할 만 했네!"
"며칠을 돌아다녀도 얘가 코빼기도 안 비치고, 그 귀신이 나온 통로도 보이지 않더라고요.."
"흐음.... 모든 곳을 다 돌아다닌 거 확실해? 가령, 화장실이라던가."
"방과후에, 아무도 없을 때 문 잠가놓고 들어가봤죠. 남녀 화장실 둘 다."
"그 중에 특이한 곳이 있었어?"

닝은 머리를 굴리다가 말을 했다. 2층 남자 화장실에 부적이 붙어있어요. 그런데 그건 오래전에 다른 귀신 봉해놓은 걸로 알고 있는데...
사에코는 닝의 말을 듣다가 씨익 웃고는 후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촉망받는 인재니 뭐니 해도 아직은 성인도 안 된 애였다. 어렸을 적부터 봐서 이제 저보다 커졌음에도 아직 애처럼 느껴진다. 이번 일이 닝의 좋은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네!

엣헴- 사에코는 괜히 한 번 어깨를 으쓱이고는 말했다. 친애하는 후배님에게 멋있게 보일 기회였다.

"잘 들어, 닝. 다 돌아다녔는데 통로가 없잖아? 그럼 제일 먼저 다른 악귀를 의심해."
귀신은 오랜 시간 존재해온 것들이야. 인간의 시간 개념으로 판단해서는 안 돼. 백년은 인간이야 무섭지, 귀신한테는 금방이니까.
"오래전 봉인한 그 부적이 헐거워져 다시 인세人世에 나타난 귀신, 그게 이번에 너가 잡는 붉은 아지랑이일 확률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아."

2년 전
글쓴닝겐
"...하지만,"
"응?"
"하지만, 그러면 5년 전 그분들이 조금...불쌍해서요."

닝과 사에코가 있는 건 옥상이었기에 그들은 2층 남자 화장실로 가기 위해 약간의 대화할 시간이 있었다. 닝이 그시간 동안 복잡한 얼굴로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화장실이 맞다면 자기 친구를 잃은 원흉이 바로 옆에 있던 거잖아요. 알아채지도 못하고."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마- 나도 너 아니었으면 이 부적 뜯으러 갈 생각 못 했어."

생각해봐, 퇴마사들이 보통 부적 안 보이게 아예 귀계에 가서 붙여놓고 오거나 하잖아? 근데 그러지 않고 일반인 눈에 보이는 곳에 부적을 붙인 이유가 뭐겠어. 악귀 힘이 너무 세서 그 세게에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했던 거지. 근데 헐거워졌긴 해도 아직 악귀를 붙잡고 있는 부적인데, 그걸 떼려한다고? 그럼 걔가 얼마나 더 날뛸지 뻔히 보이는데?

"네가 있으니까 가능한거지. 만약 알았더라도 부적 몇개 더 붙이는 게 끝이고 아예 우리처럼 확인할 생각은 못했을 거야."
"그런가요..."
"스스로를 믿어!!"

팍-! 사에코는 부러 세게 힘을 주어 닝의 등을 쳤다. 아파요!! 새된 비명을 지르며 등을 문지르는 닝의 모습은 아까전의 그 복잡한 감정이 어느정도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그게 낫지. 고민해봤자 내가 어찌 해줄 수 없는 거라면 고민하지 않는게 좋아. 이건 우리 잘못이 아닌걸.

사에코는 채 말하지 못한 말을 목구멍으로 집어넣었다. 어느새 2층 남자화장실 앞이었다. 그녀는 심호흡을 한 번 깊게 한 후 남자화장실 문을 잡았다.

"그럼, 들어간다?"
"잠깐만요, 언니."
"응, 왜?"
"제가 먼저 들어갈게요."

이래뵈도 언니가 손님인데, 당연히 힘든 일은 제가 다 해야죠. 그리 말하며 닝은 사에코의 손을 겹쳐 잡고는, 저가 먼저 화장실 안으로 들어간다. 닝이 평소 쓰는 린스 향기가 사에코에게 갑작스레 가까이 다가왔다 이내 멀어졌다. 남겨진 사에코는 잠시 멍을 때리다가 따라 들어갔다. ... 닝, 알게 모르게 사람 좀 꼬셨겠는데.

2년 전
글쓴닝겐
남자화장실에 들어간 닝은 곧장 부적을 발견하고는 누가 말릴 새도 없이 확 찢었다. 찢자마자 틈새로부터 흘러나오는 악귀의 기운에 사에코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 이 정도 기운이면...지금까지 숱하게 봐왔던 악귀들 중에서도 꽤나 악질인 축에 속했다.


"어때? 맞는거 같아?"
"음..잘 모르겠어요. 한 번 들어갔다 올게요! 여기 있으세요!"
"뭐? 닝!"


겁도 없이 닝이 냉큼 그 틈 안으로 쏙 들어갔다. 이런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었고, 다 멀쩡히 나왔으니 이번에도 그럴 거라 생각되지만...
.... 저렇게 막무가내로 들어갈 수 있는 저 재능이 참 부럽다. 사에코는 저 아래서부터 치고 들어오는 부러움, 시기, 질투를 억눌렀다. 가끔 이렇게 재능 많은 후배에 대한 열등감이 치고 올 때는 그 후배의 미래를 상상해보는 게 좋았다. 재능이 많으면 뭐해. 불려다니기만 엄청 불려다니겠지.... 사에코는 닝의 미래를 그려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잊지 말자. 유능하면 일에 치여 산다. 열등감은 금세 가시고 그 자리를 연민이 채웠다.

2년 전
글쓴닝겐
혹시나 닝이 못 나올 사태를 대비해서, 그리고 닝이 나온 다음의 또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 사에코는 부적을 그려나갔다. 화장실 바닥에 앉아 부적을 쓰고 있는 제 모습이 꽤나 볼품 없어 보이긴 하나, 그래도 다른 방도가 없었다.

사에코가 부적을 3장 그리고 있을 때 즈음 닝이 나왔다. 들어갈 때와 똑같이, 특유의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은 채 말이다. 사에코는 벌떡 일어나 닝의 상태를 살폈다.

"닝! 다치진 않았어?"
"그럼요, 제가 다친거 본 적 있어요?"
"그래도 걱정되지 당연히! 그래서, 저기 있던 악귀가 붉은 아지랑이 맞아?"
"네. 맞더라구요. 형체가 없어서 어딜 때려야 하나 조금 고민되긴 했지만."

골고루 모든 곳을 다져놨겠군. 사에코는 굳이 이 이상 묻지 않았다. 그러자 닝이 사에코가 그려둔 부적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 이 부적들 이 틈에다 붙여놓까요?"
"딱히 안 그래도 일반인은 이거 못 보잖아? 그리고 너가 처리했으면 자기 귀계鬼界에서도 제대로 활동 못할 텐데."
"그래도 붙여놔야죠. 그래야 학생들이 조심하지 않을까요?"
"네 말이 그렇다면...그래 붙이자."

2년 전
글쓴닝겐
7. 만일 학교에서 일과 도중 붉은 아지랑이를 목격하신 분은 그대로 학생회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수업 도중 이탈하여도 당신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을 것입니다.
9. 2층 남자 화장실에는 부적이 붙어있습니다. 이는 학생여러분을 지키기 위해 붙여놓은 것입니다.



안내서 7, 9번 조항이 하나로 통합되었습니다. 따라서 10번 이후의 모든 조항들의 번호를 한 칸씩 앞당기게 되었습니다. 모든 학생여러분은 변경된 사항을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7. 2층 남자 화장실에 붙어있는 부적은 붉은 아지랑이를 봉하기 위해 있는 것입니다. 학생 여러분들은 부적을 절대 떼지 마세요. (본교는 학생 여러분이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몸으로 졸업할 수 있길 바랍니다)

2년 전
글쓴닝겐
닝과 사에코는 이번 일을 끝마치고 같이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저녁을 먹으며 둘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끝은 닝의 감사인사였다.


"이번 일 진짜 감사해요. 언니 아니었으면 감도 못잡았을 거 같아요..."
"뭐, 그건 경험 쌓이면 다 알게 되니까 신경 안 써도 돼! 그나저나, 정말 고마우면 내 부탁 하나 들어줄 수 있니?"
"그건 평소에도 들어줄 수 있죠! 뭔가요?"


아무 생각 없이 닝은 콜을 외쳤다. 먹을 것 까지 사준 언니가 설마 저에게 이상한 부탁을 시킬 리가 없다는 굳건한 믿음이었다. 그런 동생이 기특해 사에코는 닝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부탁의 구체적인 내용을 말했다.

"내 동생이 구기종목을 하거든? 배구라고."
"아, 저 배구부하고 좀 인연 있어서 대충 알아요."
"그럼 이야기가 빠르겠네! 동생이 다음 달에 도쿄로 합숙을 가는데, 그 학교가 영....불안해서 말이야."
"어딘데요?"
"신젠고교"

아- 닝은 알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공립이 그렇게 터 안 좋은 곳에 잡기도 힘든데. 덕분에 매년 퇴마사가 한 번씩 들러서 이곳저곳에 붙어있는 부적이나 결계를 점검하고 가는 학교였다. 그런데도 가끔 귀신이 나온다지.

"여름방학때네요?"
"응. 어떻게 안 될까? 부탁할게!"
"에이, 언니 부탁인데 안 될게 뭐 있어요. 대신 언니가 올때 갈때 픽업해주세요."
"헐,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지! 진짜 고마워!"

2년 전
글쓴닝겐
오타 지적..해주세요...지금은 너무 졸려서 자고 내일 아침에 확인하겠습니다아
2년 전
글쓴닝겐
습습 현생이 바빠서 늦게 왔네요
2년 전
닝겐3
꺄악... 자고 일어났더니 이런 선물이 😭 오늘도 넘 재밌었어요 사에코 텐션도 힘든데 신젠 가서 보쿠토 텐션 어떻게 버틸지 ㅋㅋㅋㅋㅋㅋ
2년 전
글쓴닝겐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2년 전
글쓴닝겐
"와카토시- 과학책 고마워. 덕분에 안 혼났다."
"그래. 다음부터는 책 잘 들고 다녀라."

세미 에이타는 2교시 과학이 끝나자마자 바로 우시지마의 반으로 가 빌린 책을 반납했다. 우시지마와 가볍게 대화를 나누며 무심코 고개를 돌리니 우시지마의 옆 자리에는 닝이 앉아있었다. 맞아, 닝도 이 반이었지. 세미는 까먹고 있던 사실을 떠올리고는 얼굴을 긁적였다. 교실보다는 교실 밖에서 본 시간이 더 많기에 잊고 있던 정보였다.

2년 전
글쓴닝겐
옆자리에 있는 닝의 존재를 깨닫고 나니 신경이 자꾸만 그 쪽으로 쏠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우리 학교에서 가장 바쁘신 집행부장의 일상이 궁금하지 않은 학생이 이 학교에 어디있을까?

닝은 턱을 괴고, 체육복을 교복 위에 대충 걸친 채로 자기 책에 무언가를 적고 있다. 슬쩍 곁눈질로 보니 '배고파', '학교 언제 끝나지' 따위의 의미 없는 말들이었다. 세미는 새삼 닝이 저희들과 다를 바 없는 학생이라는 걸 깨달았다. 한 손에 야구배트를 들고 귀신을 두드려 패는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가, 그 사실이 낯설게 다가왔다.

동글동글한 글씨체가 퍽 주인과 닮아있다. 낙서들 중에는 그림도 섞여있었다. 대충 그린 꽃이 웃으며 잎사귀를 팔랑이고 있는 그림. 하찮은 그림에 세미의 표정이 미묘하게 풀어졌다. 그런 세미를 본 우시지마는 세미의 시선이 어디에 있는 지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


“닝에게 할 말이라도 있는건가?”

2년 전
글쓴닝겐
“닝에게 할 말이라도 있는건가?”
“....나?”

눈치 없는 와카토시같으니라고! 세미가 빠르게 우시지마의 입을 막으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이미 당사자의 귀에 들어간 후였다. 닝은 고개를 들고 세미를 한 번, 우시지마를 한 번씩 보며 말을 했다.

“음...안녕, 세미, 우시지마. 할 말 있니?”
“아니...그냥, 교실에 있는 건 오랜만에 본다 싶어가지고.”
“그렇긴 해. 이번 달에 일이 좀 많았어.”

2년 전
글쓴닝겐
닝은 조금 졸린듯한 눈으로 착실히 대화에 참여했다. 아, 그러고보니, 무언가 생각난 듯 닝이 입을 열었다. 축하가 늦었네. 배구부 전국 진출 했다며.

오늘 날이 맑네- 그런 말을 하는 듯한 어투였다. 반쯤 내리 깔린 눈은 닝의 상태를 알려주었다. 졸린가보다. 세미가 닝의 상태를 파악하고 이만 반으로 가야하나 고민하고 있던 와중 옆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우시지마였다.

“당연한 일이니 축하 받을 이유가 없다.”
“그래도 좋은 일이니 마땅히 축하해야지. 수고했어.”
“그래.”

담담한 축하에 담담한 반응이었다. 세미는 속으로 저 둘이 나름 잘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2년 전
글쓴닝겐
“아, 맞다.”
“왜?”
“나 여름방학 때 타학교 배구부 합숙하는 거 보러 도쿄 가. 너희가 배구부라 생각났네.”
“....거길 너가 왜 가?”
“아는 언니한테 부탁 받았거든. 그 학교가 좀...귀신이 많은 학교라 보호 명목으로.”

뭐, 귀신이 많아 봤자 이 학교만 하겠냐만은... 닝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닝의 시선을 따라가보니 집행부 애들이 교실 문 앞에 서있는게 보였다.

“그럼 다음에 또 이야기하자.”

닝은 옅게 웃으며 작별 인사를 고하고는 하복 위에 걸쳐놓았던 체육복을 제대로 입고는 문 쪽으로 걸어갔다. 잔뜩 귀찮은 표정과 달리 꽤 빠른 걸음이다. 세미는 닝의 걸음에 맞춰 살랑이는 머리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자기 반으로 돌아갔다. 그러고보니 지금 여름인데, 긴 체육복을 입고 있는 게 덥지도 않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2년 전
글쓴닝겐
3교시는 고전문학이었다. 윽, 제일 싫어하는 과목이잖아! 수업을 들을 의욕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세미는 고저없는 목소리로 고전 문학을 읊는 선생님에게서 관심을 끊은 채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봐도 모르는 칠판보다는 창문 밖 세상을 보는 게 훨씬 심신의 안정에 도움이 된다. 구관 옥상쪽으로는 최대한 시선을 주지 않기 위해 고개는 조금 위를 들고 있으니 여름의 쨍한 햇빛이 세미의 얼굴로 직격해서 들어왔다. 세미는 제 얼굴을 찔러오는 햇빛에 닝과의 첫만남을 떠올렸다.


‘...세미 에이타?’
‘누구세요...?’

2년 전
 
글쓴닝겐
닝과 처음 만난 건 1학년 때, 어떤 귀신에게 쫓기고 있을 때였다.
2년 전
글쓴닝겐
1학년들이 입학을 하면 제일 먼저 관심을 갖는게 안내서에 관한 사항이다. 진짜일까? 에이, 세상에 귀신이 어딨어? 거짓말이겠지. 귀신을 믿는 쪽과 믿지 않는 쪽이 치열하게 토론하는 건 신입생 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물론 이 토론도 한 달 쯤 지나면 없어지지만. 한달은 신입생들은 안내서가 진짜임을 깨닫게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니까.
하지만 그 전까지는 가끔 그런 주제로 아이들끼리 반에서 대화를 하는 모습을 자주 포착할 수 있었다.

세미는 귀신을 믿지 않는 쪽이었다. 퇴마사가 있긴 하지만...우리 학교에도 있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그래도 직접 보지 않으니 실감이 나지 않는달까. 그리고 세미네 반은 세미처럼 '귀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믿는 애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반이었다.

2년 전
글쓴닝겐
귀신이 없다고 믿는, 열정과 용기로 똘똘 뭉친 세미네 반 남학생들은 그 중 하나를 어겨보기로 했다. 어겨보고 이 안내서가 거짓말이란 걸 알려야지. 귀신이 실존할 리 없잖아?
안타깝게도, 16살은 세상이 금지하는 걸 해보고 싶은 나이였다.

세미 에이타는 부활동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지만...그게 아마 인생의 모든 운을 다 쓴 게 아닐까. 3학년의 그는 생각했다. 로또 맞을 운까지 다 쓴 거라고.


왜냐면 그 일에 참여한 모두가 전학을 가거나, 성격이 180도 변하거나 갑자기 몸이 약해졌다거나... 기타 등등 멀쩡한 꼴로 돌아오지 못했으니까.

2년 전
글쓴닝겐
세미는 아직도 기억한다. 1학년 수업 도중 발작을 하며 쓰러진 제 짝꿍을. 쓰러진 후 결국 전학을 가서 그 다음 행방은 묘연하지만, 옆의 비어버린 책상을 볼때마다 섬뜩해졌다.

규칙 중 하나를 어겨보겠다고 큰 소리를 치던 이들 중 누구도 자신들이 본 거에 대해 입을 여는 애가 없었다. 하지만 때론 말하지 않아도 행동이 모든 걸 보여줄 때가 있다. 귀신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반 친구는 이제 안내서를 들고 다니며 강박적으로 규칙을 외우고 다녔다. 그는 이를 보며 귀신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동시에, 세미 에이타는 귀신을 보고 싶지 않았다. 얼마나 끔찍한 경험이었으면 저 지경이 되었을까 싶어서.

세미는 귀신을 보지 않은 채로 안전하게 학교를 졸업하고 싶었다.





どこにいる
(어디 있어?)

정말로.

2년 전
글쓴닝겐
명패에 아무것도 써있지 않은 교실을 발견한 것도 우연, 그 안에 잠들어 있는 학생을 발견한 것도 우연이었다. 얘는 수업이 끝난지가 언젠데 아직도 잠들어있는거야... 세미는 착한 신입생의 마음가짐으로 그 학생을 깨워주기로 마음먹었다.

드르르륵-

깨우기 위해 우선 그 교실에 들어가야 했다. 세미는 문을 열자마자 무언가 이상하다는 점을 눈치챘다.


밖에서 볼 때는 미처 눈치채지 못했는데, 잠들어있는 학생이 앉아있는 책상과 의자빼고는 교실에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 꽤나 기묘했다. 선풍기도, 칠판도, 다른 책상도, 창문에 달린 커튼도 아무 것도 없었다. 무언가 이상했지만 세미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고1, 입학한지 이제 일주일이 겨우 지난 신입생이 안내서의 모든 사항을 다 외울 수는 없을 터였다. 세미는 이 이상한 교실에 크게 시선을 주지 않고 잠들어있는 학생에게 걸어가 조금 어색한 목소리로 그 애를 불렀다.

“일어나. 수업 끝났어.”

2년 전
글쓴닝겐
“일어나. 수업 끝났어.”
“....”

얼마나 깊게 잠들었는지, 옅게 흔드는 걸로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때라도 교실에서 나가면 됐는데...안타깝게도 당시의 세미 에이타는 그럴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냥 빨리 깨우고 부활동 가야지, 란 생각만 하고 있을 뿐.

“일어나!”

조금 더 큰 소리로 말하며 잡은 손에 힘을 주니 자고 있는 줄 알았던 학생의 몸이 너무나 쉽게 옆으로 넘어갔다.

그제야 세미는 비어있는 교실에서 자고 있는 학생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건 해골이었다.

세미 에이타는 그제서야, 의식 저 아래에 있던 안내서의 사항 하나를 떠올릴 수 있었다.

2년 전
 
글쓴닝겐
7. 본교 신관에는 사용하지 않는 교실이 없습니다. 만일 비어있는 교실을 발견한다면 무시하십시오.
2년 전
글쓴닝겐
포타로 글을 옮기는 중입니다!

댓글에 연재하는 게 조금 불편한 사항이 있어 옮깁니다. 옮긴 글은 조금 더 스토리가 길어지고, 주인공의 특징이 부각되며, 배구부가 아닌 캐릭터들이 가끔 출현할 것 같습니다. 현재 3화까지 연재했으며 체육관에서 애들 지키는 거까지 (완전 초반) 진행되었습니다
제 글의 링크를 다는 건..조금 부끄럽기에...링크는 올리지 않겠습니다 포타에 시라토리자와라고 치면 나옵니다! 한자로 퇴마가 글 제목입니다.

비루한 글이지만,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이런 공지로 호출 버튼을 누르기는 뭐하여 누르지 않겠습니다. 대신 충분한 기간 동안 해당 글을 삭제하지 않고 놔두겠습니다

2년 전
닝겐3
ㅇ0ㅇ!!!!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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