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를 처음 봤을 때부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몽글몽글 했어. 마음이 간지러운 느낌, 근데 무슨 느낌인지는 잘 모르겠는 거. 맞아. 사실 그 때 오빠가 나한테 해줬던 파스타, 그 파스타 이름 뭔지 물어보면서 다시 연락했던 거 다 핑계야. 연락하고싶은데 건덕지가 없었어. 연락이 끊긴 순간부터 오빠를 계속 좋아하고 있었나 봐. 쌍커풀 없는 눈매도 좋고, 적당히 다부진 체격도 좋고, 표현할 수 없는 목소리도 좋고, 말투도 좋고, 자기 일에 있어서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도 좋고, 생각도 발라서 좋아. 매사에 계획적인 모습도 더불어서. 오빠랑 있으면 떨리고,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마냥 바보가 되는 거... 어떻게든 연락 이어나가고싶어서 괜히 하나씩 주제 던져보는 거, 오빠한테 답장 빨리 하면 기다린 것 같아 보일까봐 일부러 늦게하는 거, 괜히 핑계대고 오빠 보러 오빠 집 앞 찾아간 거... 내가 오빠를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아 아마. 괜히 고백했다가 다시는 못 볼까 봐 꾹꾹 참고 있어. 좋아해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