켜켜이 먼지 쌓인 시집은 말했다. 바다로 가자
새벽, 전날의 온기가 식지 못한 그 날에
홀로 분주한 파도는 어디서 밀려오고 어디로 밀려가는지 물으러 가자
구멍 난 양말 가두던 신발은 벗고
그 양말과 발가락은 함께 비비며 가서 묻자.
내게 밀려오는 이유가 무엇이냐, 내게서 밀려가는 이유는 무엇이냐
발끝을 적시며 한참을 물으니 신발 한 짝이 무릎을 쳤다
돌아보니 두 짝이 없어 밀려 보내자니 내게 남을 건 구멍 난 양말뿐인데,
그 사이 달빛 어스름에 홀로 올라탄 한 짝이 손에 쥔 한 짝을 함께 올렸다.
발가락을 비비며 그렇게 흘려보냈다.

인스티즈앱